일러스트=이철원

[만물상] 중·일 성공한 mRNA 백신, 우린 무소식

류진창2 2025. 6. 1. 06:46

김민철 기자
입력 2025.05.30. 20:42 업데이트 2025.05.31. 01:04

일러스트=이철원


정부가 65세 이상에 대해 코로나 백신 접종을 당부하고 있다. 최근 중국·홍콩·태국 등에서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증가하고 작년 여름철에도 환자 수가 증가했으니 미리 백신을 맞아 달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 예방 백신의 96%는 화이자·모더나의 mRNA 백신이 차지하고 있다.

▶이 와중에 트럼프 정부가 모더나와 맺었던 조류인플루엔자 백신 개발 계약을 전격 해지했다. 과학자들은 조류인플루엔자 변이 가능성을 주목하며 대유행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지난해 바이든 정부는 1억7500만달러를 모더나에 투자하면서 이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mRNA 기반 백신을 불신해 온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복지부 장관이 계약을 해지해 버린 것이다. 그는 mRNA 코로나 백신이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백신”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전문가 집단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식품의약국(FDA) 요직에 자기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을 앉히거나 아예 건너뛰는 방식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mRNA 백신은 지난 5년 동안 수십억 인구가 접종해 전반적으로 예방 효과가 좋고 안전하다는 검증이 끝났다고 한다. 일부 젊은이들(5만~10만명당 1명꼴)에서 심근염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지만 대부분 경증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백신도 개발 중이라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mRNA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을 불신하는 음모론은 ‘소음’에 가깝다고 한다.

▶mRNA 백신 플랫폼은 미래 팬데믹에 대응하는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한번 개발해 놓으면 다음부턴 바이러스 유전 정보만 갈아 끼우는 식으로 다양한 백신의 신속한 설계와 생산이 가능하다. mRNA 백신의 잠재력은 감염병 예방에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mRNA 기술을 활용해 암 백신, 희소 질환 등 치료제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아직도 mRNA 기반 백신을 개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미국·유럽은 물론 일본과 중국도 집중 투자로 지난 2023년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우리는 5년째 ‘국산 mRNA 개발 본격화’라는 제목의 기사와 정부 보도 자료를 대하고 있다. 정부가 한 해 몇 백억 수준으로 찔끔찔끔 투자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장의 성과가 아니라 20~30년 미래를 보고 연구하고 투자하는 것에 인색한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5년째 mRNA 백신 개발을 못 하는 것이 마치 활력을 잃고 서서히 쇠락해 가는 나라 상황과 겹쳐 보여 걱정이다.

원글: https://www.chosun.com/opinion/manmulsang/2025/05/30/5XR646MXRJB4BE5ZYYVKWJUVIY/
일러스트=이철원 ALL: https://ryoojin2.tistory.com/category/일러스트=이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