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코너] "민주당 정부, 집값 또 뛸라"… 조 짜서 임장 다니는 2030
구아모 기자 조민희 기자
입력 2025.06.23. 00:54 업데이트 2025.06.23. 06:32
부동산 들썩이자 주말마다 '출동'
수도권까지 범위 넓혀 청약하기도
“이번에 못 사면 평생 집 없이 살아야 할까 봐 무섭습니다.”
대선 나흘 뒤인 지난 7일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찾은 방문자는 10명 중 9명이 20·30대였다. 공인중개사 최모(70)씨는 “조용하던 사무실이 대선 후로 주말마다 북적이고, 문의 전화도 폭증했다”고 했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 폭등’을 경험한 젊은 세대의 불안 심리가 커진 탓일까. 최씨는 “며칠 전부턴 2000년대생들까지 찾아와 ‘지금 당장 싸게 살 수 있는 매물이 있느냐’고 묻는다”고 했다.
서울의 2030세대 사이에서 “민주당 정부 출범에 맞춰 아파트 값이 다시 한번 고공 행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은 대출 금리가 급등한 데다 ‘서울 집값이 충분히 많이 올랐다’는 심리가 퍼지면서 2030들의 ‘영끌(영혼까지 끌어서 대출) 투자’는 대폭 줄었다. 그러나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데다가, 실제 아파트 값이 상승세를 보이자 이들의 불안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이들은 잇따라 주말마다 조를 짜 임장(臨場·현장 답사)을 가거나, 예전엔 생각지도 않던 수도권 지역까지 청약 범위를 넓히는 ‘패닉 청약’도 하고 있다.
“저기 주변 매물 좀 보려는데요….” 주말이었던 지난 14일 오전 10시 찾은 마포구 도화동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20·30대 남녀 6명이 쭈뼛쭈뼛하면서 이렇게 물었다. ‘어디에 사느냐’는 공인중개사 물음에 이들은 “수원에서 왔다”고 했다. 수원에서 하루 날을 잡고 집을 보려고 ‘단체 임장’을 하러 온 것이다. 공인중개사가 “당장 얼마나 갖고 있나” “언제 입주할 수 있느냐”고 압박 면접하듯 물었다. 그러자 이들은 “죄송하다, 그냥 나가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이 공인중개사는 “진짜 계약할 수 있는 손님들을 놓칠까 봐 ‘정말 살 마음이 없으면 물건을 볼 수 없다’고 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일단 계약금을 넣고 보는 ‘패닉 바잉(공황 매수)’ 현상이 되풀이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최근 결혼한 박모(30)씨는 최근 마포구 염리동의 아파트를 급하게 계약했다. 7억5000만원이었던 아파트가 일주일 만에 8억원, 며칠 뒤엔 8억5000만원까지 뛰자 집주인에게 “계약금부터 걸게요”라며 매물을 잡아뒀다. 박씨는 “5000만원을 내고 가계약하고 보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 잔금 치르고 세금에 복비까지 다 치를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불안한 마음으로 여기저기 대출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은 “공급 부족이 단기적인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규제가 급하게 강화될 경우 2030의 패닉 바잉이 더 심화할 수 있다”고 했다.
원글: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5/06/23/BCJOJQWZ5BH67LCWW6EKR3GQWM/
일러스트=이철원 ALL: https://ryoojin2.tistory.com/category/일러스트=이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