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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좌

(기사)솔섬 이어 多島海 풍광… 그 변화무쌍함이 좋더라

솔섬 이어 多島海 풍광… 그 변화무쌍함이 좋더라


유소연 기자

입력 : 2014.01.15 03:03

 

['이해선 사진문화상' 첫 외국인 수상자… '솔섬'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

삼척 솔섬 찍어 유명해진 영국 작가… 한국 경치 사로잡혀 10번 이상 발길


"예술작품, 상업적 이용서 보호돼야"

"이 상을 받으면 한국인처럼 산낙지를 먹어야 하나요(웃음)? 한국인의 일원으로 인정해주는 것 같아
떨립니다."


강원도 삼척에 있는 소나무숲 '솔섬'을 찍어 유명해진 영국 출신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61)가 서울에
왔다. 그는 지난 10일 외국인으로는 처음 '이해선 사진문화상' 수상자가 됐다. 이해선 사진문화상은
대한사진예술가협회를 설립한 이해선 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케나가 서울에 온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솔섬' 사진의 저작권 문제로 14일 국내 법정에 섰다. 케나의
한국 에이전시인 공근혜 갤러리는 "2011년 8월 방영된 대한항공 광고 속 사진이 케나의 2007년 작품
'솔섬'을 표절했다"며 대한항공을 상대로 3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낸 바 있다.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재판장 심우용) 심리로 열린 손해배상 청구 소송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케나는
"흑백과 컬러라는 점을 제외하면 촬영 구도와 이미지가 거의 동일하다"며 "모방작을 광고에 사용하자
고 누가, 왜 결정했는지는 몰라도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여행 사진
공모전에 당선된 작품을 광고에 사용했다"며 "자연경관은 누구나 자유롭게 촬영 가능한 것이어서 독점
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반박해 논란이 예상된다.

 

 

△마이클 케나가 서울 북촌 한옥마을에서 사진을 찍었다.“사진을 찍히는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끔찍하다”고 답했다. /이덕훈 기자

 

1년에 석 달 정도만 미국 시애틀 자신의 집에 머문다는 케나는 "한 번 렌즈에 담은 장소는 친구같이 느
껴져 서너 번씩 계속 찾아간다"고 했다. 한국은 2005년 처음 그 풍광을 카메라에 담은 뒤 10번 이상
찾았다. 그의 시선이 머문 곳은 화려한 도심이 아닌 산속 작은 절간이나 폭설에 파묻힌 울타리, 나무
한 그루다. 한국인조차 모르던 솔섬은 2007년 케나의 낡은 필름카메라에 담기면서 명소가 됐다. 이후
솔섬 근처에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 건설이 확정되자 각종 시민단체에서는 건설 반대운동을 했
다. 결국 삼척시는 2009년 "솔섬은 보존한다"고 두 손을 들었다. 케나는 "나는 환경운동과 아무 관련이
없지만 내 사진이 그런 움직임을 이끌어냈기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금발의 외국 사진작가가 '동양의 수묵화 같다'는 흑백사진을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그는 영감의 근원
을 자신이 체험한 다양한 문화적 경험에서 찾는다. 영국 북부 위드너스(Widnes) 지역의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케나는 원래 성직자가 되는 게 꿈이었다. 사춘기 시절 7년을 신학교에서 보낸 그의 가장
친한 친구는 나무였다. 조용하고 숫기 없던 케나는 "그 무렵 사진을 접하면서 성직자의 꿈은 접었지만
늘 '보이지 않는 것'이 주는 경건한 분위기에 이끌려왔다. 그래선지 동양의 고요하고 평온한 풍경이 나
의 정서와 잘 맞았다"고 고백했다.


케나는 "사람이 떠나간 뒤의 공허함과 새로운 사람을 기다리는 기대감이 교차하는 풍경 사진을 찍는 게
목표"라며 "나 역시 '사람의 부재'를 찍는다는 점에서 인물 사진 작가다"고 했다.


현재 그는 힌두교를 믿는 아내와 장모, 9세, 6세 아이 둘과 함께 살고 있다. 아내와의 결혼식은 태국에
서 불교식으로 치렀다. 케나는 "오늘은 아내가 파란색 구두를 골라줬다"며 "아내는 색채가 없는 내 삶에
색깔을 입혀주는 존재"라며 웃었다.


시상식이 있었던 10일 케나는 서울 성곽을 따라 산책했다. 숙정문에서 창의문까지 걸으며 연방 셔터를
눌렀다. 언제쯤 작품을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모른다"고 했다. 40년 넘게 필름카메라로 일해온
그는 "내 작업은 아주 느린 방식으로 진행되고, 어느 땐 암실에서 한 컷도 못 건질 수도 있다"며 "아날
로그가 갖고 있는 한계와 불완전함, 예측 불가능성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케나는 자기만의 '핫플레이스'로 신안 다도해를 꼽았다. 그는 "신안의 섬들은 변화무쌍해서 갈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준다"며 "평생 봐도 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고 말했다. 2011년부터 1년간 홍도,
흑산도, 가거도 등 신안의 섬들을 앵글에 담았다. 신안을 무대로 한 그의 작품은 오는 2월 23일까지
서울 삼청동 공근혜 갤러리에서 전시된다.

 

원문: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1/14/2014011404599.html

 

마이클 케나(Michael Kenna) 작품 더 보기: 이곳을 클릭(google이미지)

 

아래는 구글이미지에서 복사해온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