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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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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세상] 뉴욕선 70만원 내고 빵 배달시켜 먹는다? 원선우 기자 입력 2025.07.22. 00:45 업데이트 2025.07.22. 11:21 부유층 대상 '택시 배송' 인기 기본 요금이 38만원부터 시작 유명 빵집의 크루아상을 먹기 위해 배달비로만 500달러(약 70만원)를 기꺼이 내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 뉴욕의 올드머니(전통 부유층) 등을 대상으로 초호화 택배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20일 보도했다. 뉴욕 브루클린의 한 베이커리에서 롱아일랜드 이스트햄프턴의 호텔까지 약 160㎞ 거리 배송을 세 시간 만에 완료하고 500달러를 받은 택배 업체 토트 택시(Tote Taxi) 이야기다. NYT는 “크루아상이 먹고 싶은데 배달비 500달러가 대수냐”며 “부유한 사람들은 처방전이나 열쇠를 깜빡해도 토트 택시에 전화하면 그만”이..
[김진영의 자작나무 숲] 필사책 유행, 반겨야만 할까 김진영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교수 입력 2025.07.21. 23:31 업데이트 2025.07.21. 23:44 책방에 갔더니 필사책 코너가 눈에 띈다. 대문호의 명작을 처음부터 끝까지 옮겨 적게 하는 책도 있고, 사회 이슈를 부각한 책도 있고, 이런저런 베스트셀러에서 한 문장 혹은 한 단락씩 뽑아 베껴 쓰라고, 그러면 굉장한 일이 벌어질 거라고 유혹하는 책도 있다. ‘더 나은 어휘를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 ‘부모를 위한 강철멘탈 필사노트’ ‘폭싹 속았수다 노랫말 필사집’ ‘대통령 탄핵 결정문 필사노트’ ‘북한어로 쓰는 마가복음’ 등등이 눈길을 끈다.더 나은 어휘를 강철멘탈 폭싹 속았수다 대통령 탄핵 마가복음 필사는 오랜 역사를 지녔다. 고대 문명사회에서 국가 대사의 기록·전달을 담당했던 극소수 ..
[만물상] 日 극우당의 '호재' 선우정 기자 입력 2025.07.21. 20:41 인구가 많아서인지, 교육 탓인지 ‘중국인 추태’는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한 해 700만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일본에선 ‘레전드급’ 추태가 종종 보도된다. 스시를 잔뜩 가져와 생선만 걷어먹고 밥은 산더미처럼 남기는 뷔페 추태, 관광지에서 먹이를 달라고 다가오는 사슴을 발로 차는 공원 추태, 이것저것 훔쳐 가다가 변기 뚜껑까지 뜯어간 호텔 추태 등등. 고성방가나 쓰레기 투척은 다반사로 보도된다. ▶몇 달 전 ‘역대급’ 하나가 추가됐다. 무대는 3775m 높이의 후지산. 후지산 정상부는 늦봄까지 강설에 돌풍까지 불어 보통 여름인 7, 8월에만 산문이 열린다. 그런데 등산 장비도 갖추지 않은 중국인이 4월에 올라갔다가 조난을 당해 헬기로 구조됐다. ..
[별별세상] 중고시장에 '주행 0㎞ 차' 쏟아져… 中 당국 골머리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입력 2025.07.21. 00:41 업데이트 2025.07.21. 06:13 공급과잉·실적 압박에 꼼수 판매 6개월 내 신차 중고 거래 금지령 중국 당국이 신차 등록 후 6개월이 지나지 않은 차량의 중고 거래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 산하 잡지 ‘자동차종횡’은 19일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해당 정책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출고 이후 운행되지 않은 신차가 중고차로 둔갑해 판매되는 일이 늘어나자 국가가 칼을 빼든 것이다. 주행거리가 거의 없다는 뜻에서 ‘0㎞ 중고차’로 불리는 이 현상은 중국의 전기차 과잉 공급과 과도한 판매 실적 압박에서 비롯됐다. 자동차 딜러들이 할당된 신차를 판매된 것처럼 등록한 다음, 즉시 중고..
[만물상] 홀로그램 경찰관 최원규 논설위원 입력 2025.07.20. 20:45 업데이트 2025.07.20. 23:38 7년 전 경기도 지역에 작은 병원을 연 어느 의사가 겪은 일이다. 병원 앞 골목 전봇대는 동네 쓰레기장이었다. 주민들이 오가며 쓰레기를 산더미처럼 버렸다. 시청에 여러 차례 민원을 넣어 감시용 CCTV를 설치했다. 쓰레기를 버리려 다가가면 무단 투기를 단속한다는 음성 메시지가 나오고 녹화되는 카메라였다. 며칠 만에 쓰레기 투기는 거의 사라졌다. 공권력이 지켜본다는 것은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범죄 심리학에 ‘깨진 유리창’ 이론이 있다. 1982년 발표된 이 이론은 도시 변두리에 유리창 하나 깨진 집을 방치하면 행인들이 버려진 집으로 생각하고 돌을 던져 나머지 유리창도 모조리 깨뜨린다는 내용이다. 작은 무질서와..
[박성민의 정치 포커스] 국민의힘, 고쳐 쓸 수 없다면 창조적 파괴를 박성민 정치컨설턴트 입력 2025.07.17. 23:53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문재인의 슬로건은 ‘이기는 정당’이었다. 절박한 갈망이 간결하게 담겼다. 그는 당 지지율을 40%로 끌어올려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유능한 경제 정당’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비판만 하는 정당으로는 안 된다. 유능한 경제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이 수권 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당은 중도 개혁 정당 노선”이라며 당내의 ‘진보 정체성’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후 민주당은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선, 2020년 총선을 연속으로 이겼다. 2022년 대선과 지선을 연속 패배한 후, 더불어민주당 ‘새로고침위원회’는 ‘이기는 ..
[만물상] 한심하고 우스운 돌 이야기 황대진 논설위원 입력 2025.07.17. 20:31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 예정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는 신석기 시대 후반에서 청동기 시대 초반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높이 4.5m, 너비 8m의 절벽 암반에 바다 동물과 육지 동물, 사냥 그림 등을 빼곡히 새겼다. 북한 금강산 주요 바위마다 김씨들 찬양 글이 새겨져 있다. 우리 계곡 바위에도 이름들이 새겨져 있다. 돌에 무언가를 새기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것 같다. ▶국회에는 한때 ‘국민과 함께하는 민의의 전당’이란 글을 새긴 7m 높이의 돌이 있었는데 모양이 흉측하다는 말이 많았다. “여의도는 궁녀들의 화장터로 음기가 센 곳이어서 정쟁이 끊이지 않는다. 이를 누르기 위해 남근석 비슷한 것을 가져다 놓은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결국 이 ..
환자투성이인 세상에 내 詩가 도움이 될까? 이숭원 서울여대 명예교수 입력 2025.07.16. 23:53 업데이트 2025.07.17. 00:04 [윤동주 80주기 / 어둠 넘어 별을 노래하다] [9] 위로 육체적인 것인지 마음의 병인지 알 수 없는 아픔에 시달리는 우리 모두 가슴에 '금잔화 한 포기' 꽂자 작은 희망 한 줌, 결국 위로가 된다 병원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 나비 한 마리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
[만물상] 30개월령 미국산 소고기 나지홍 논설위원 입력 2025.07.16. 21:16 업데이트 2025.07.17. 02:19 소·돼지·닭 같은 식용 가축에는 적정 사육 기간이 있다. 사육 비용과 판매 가격을 비교해 가장 이익이 클 때 도축하는 것이다. 일종의 경제적 손익분기점인데, 가장 짧은 것은 닭이다. 우리나라 육계 평균 사육 일수는 35일이다. 이 기간을 지나면 닭의 성장이 정체된다. 사료비만 더 들어가는 셈이다. 돼지고기용 육돈은 6개월 정도 키웠을 때 상품성이 가장 좋다. ▶소의 도축 시기는 나라별로 다르다. 한우는 손익분기점이 30개월이다. 통상 20개월이면 성체(成體)로 성장하는데,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마블링(근내 지방 섬유)을 늘리기 위해 10개월간 옥수수 등 비싼 곡물을 사료로 투입해 몸값을 높이는 것이다. 반면 마블..
[장강명의 근미래의 풍경] "당신의 아이, 믿고 맡기세요. 로봇에게" 12회 #육아 로봇 장강명 소설가 입력 2025.07.14. 23:31 업데이트 2025.07.15. 03:08 기술이 인간의 삶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STS(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과학기술과 사회) SF’라는 이름으로 소설을 써온 장강명 작가가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가 보게 될지도 모를 기묘한 풍경을 픽션으로 전달합니다. ‘당신을 닮아서, 안심할 수 있는.’ 한국의 대기업 네카팡은 가사 도우미 안드로이드에 육아 모드를 추가하며 이런 광고 문구를 만들었다. 이 문구를 만들기 전 네카팡 계열 광고 회사가 젊은 어머니 수백 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 조사를 벌였다. 왜 로봇 보모를 쓰지 않느냐는 질문에 젊은 어머니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기만큼은 ..
[만물상] 韓男日女 커플 박은주 기자 입력 2025.07.14. 22:33 업데이트 2025.07.15. 00:22 지난해 ‘한국인 남편·일본인 아내’ 부부가 1176쌍 탄생했다. 전년 대비 40% 증가해 10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내가 한국인인 ‘한일 부부’는 147쌍에 불과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최근 일본 신문 ‘닛케이’는 원인으로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한국이 일본 추월, 드라마 ‘겨울연가’ 이후 일본 내의 지속적인 한류(韓流) 바람을 꼽았다. ▶“결혼은 단순히 영적인 결합이 아니라 재정 계획이기도 하다”는 말이 있다. ‘한남일녀(韓男日女) 커플’ 증가는 ‘경제’로 가장 쉽게 설명된다. 국제결혼 시장에서는 주로 경제력이 낮은 나라의 여성이 잘 사는 나라의 남성과 결혼한다. 70..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79] 가족정원 문태준 시인 입력 2025.07.13. 23:36가족정원 맨땅에서 자라는 막내 채송화 작은누나 봉선화는 가슴에 분홍 물을 채우고 큰누나 장미 넝쿨 담장을 넘어간다 이웃사촌 여치가 날아와 놀다 가고 무당거미 집 한 채 은빛 그물 펼쳤다 아버지는 느릅나무 그늘 조용히 누워있고 오늘도 등불 켜 든 해바라기 엄마 이곳저곳 비춰 주네 -조승래(1959-) 함께 사는 가족은 이 시에서처럼 정원에 비유할 수 있겠다. 정원에는 화초가 자라고, 풀벌레가 가늘게 울고, 시원한 그늘이 내려앉고, 햇살이 들고, 낮밤이 바뀌고 계절이 흐른다. 이 꽃밭은 꽃이 피는 풀과 나무 그 각각이 점점 커지고, 때 맞춰 꽃이 피고 지고, 햇살과 그늘과 빗방울과 눈송이와 바람을 나누고, 서로가 어울리는 곳이다. 시인은 이 시에서 하나하나의 ..
[리빙포인트] 에어캡, 여름에도 효과 있어요 조선일보 입력 2025.07.13. 23:34 여름철에도 창문에 에어캡(뽁뽁이)을 붙여보자. 에어컨 찬 바람은 가두고 바깥 열기는 막아준다. 전기 요금도 아낄 수 있다. 원글: https://www.chosun.com/culture-life/living/2025/07/13/EL6SVGKODZH37N4T5XACZOBVYU/일러스트=이철원 ALL: https://ryoojin2.tistory.com/category/일러스트=이철원
[특별 기고] 검찰 해체 법안, 보호받아야 할 사람들을 먼저 보라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 입력 2025.07.10. 23:51 추석 전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국회에서 심의 중인 이른바 ‘검찰 해체 법안’은 우리나라 수사와 기소 구조의 근본적 전환을 담고 있다. 그러나 형사 사법은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닌,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직결된 제도다. 특히 정보와 자원이 부족한 사회적 약자에게는 급격한 변화가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장애인으로서 장애인권법센터에서 변호사로 일해 왔다. 학대 피해 아동과 장애인 등 취약한 피해자를 지원해 온 입장에서, 이번 제도 변화에는 우려할 지점이 많다. 첫째, 검찰 제도의 존재 이유는 직접 수사가 아닌 수사 통제다. 지난 70여 년간 검찰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보고, 위법하거나 미진한 부분을 보완해 기소 여부를 판단..
[만물상] '아저씨들은 죄가 없습니다' 이인열 기자 입력 2025.07.10. 20:40 업데이트 2025.07.11. 00:08 엊그제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선 한 애널리스트의 투자 리포트가 화제였다. “요즘 러닝화 주가가 안 되는 건 아저씨들이 신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당돌한 문구로 시작하는 이 리포트는 ‘호카(Hoka)’ ‘온러닝(On Running)’ 같은 브랜드 기업들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 ’4050 아재‘ 탓이라고 분석했다. 2030 세대가 열광하던 러닝화 브랜드를 이젠 중장년층이 찾는 바람에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고 주가도 내려간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나이키·아디다스 같은 전통 기업이 장악하던 시장에서 순식간에 글로벌 신흥 강자로 떠오른 브랜드다. 혁신에 나태했던 기존 브랜드에 싫증 난 2030의 소비가 결정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한은형의 느낌의 세계] 요즘엔 여자 주인공 품에 남자 주인공이 안기네 한은형 소설가 입력 2025.07.09. 23:52 업데이트 2025.07.10. 00:16 '미지의 서울' 등 드라마·영화는 구시대의 性역할 탈피 남자답지 못한 '에겐남', 여자답지 못한 '테토녀'의 조합 구습의 추종자들이여, 이 시대의 추구미를 이해합시다 2022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슬픔의 삼각형’은 상반신을 벗은 남자 무리를 비추는 것으로 시작한다. 모델 오디션장의 대기실, 리포터의 시선을 카메라가 따라간다. 리포터의 첫 질문은 “남자 모델의 조건이 뭘까요?”다. “잘생겨야겠죠”라고 대답한 남자는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지 민망하게 웃는다. 리포터는 다른 남자에게 다가가 이렇게 묻는다. “오늘 오디션에서는 도도상(도도한 브랜드)으로 설 건가요, 아니면 만만상(만만한 브랜드)으로 설 ..
[만물상] 고발 위기 'BTS 아버지' 어수웅 논설위원 입력 2025.07.09. 21:32 업데이트 2025.07.10. 00:10 ‘방탄소년단’(BTS)엔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살아가면서 겪는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자(방탄)”는 대외적 의미다. 또 하나는 사적이고 직설적이다. ‘방시혁이 탄생시킨 소년단’. 지금 그는 시가총액 10조원를 훌쩍 넘는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의 의장이다. ▶BTS가 글로벌 대성공을 거둔 2019년, 방시혁 의장은 서울대 졸업식에서 축사를 했다. 그는 자신을 ‘분노하는 방시혁’으로 불렀다. “오늘의 방시혁을 만든 에너지의 근원은 분노였다”면서 “적당히 일하는 무사안일에 분노했고, 음악산업의 불공정 거래 관행에 분노했고, 사회적 저평가에 분노했다”는 것이다. 그러고는 서울대 졸업생들 앞길에도 무수한 부..
[만물상] 거북선과 '방위 산업의 날' 양승식 논설위원 입력 2025.07.08. 20:19 업데이트 2025.07.08. 23:53 1971년 11월, 설립 1년을 갓 넘긴 국방과학연구소(ADD: Agency for Defense Development)에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가 내려왔다. 한 달 안에 소총, 기관총, 박격포 등을 만들어 오라는 내용이었다. ‘번개처럼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로 ‘번개 사업’이라 명명됐다. ADD 연구원들은 서울 청계천 철물 공구점 등을 드나들며 장비를 구했고 미국 무기를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시제품을 완성했다. 그해 12월 16일 청와대에서 시제품 전시회가 열렸고, 24일엔 실사격을 했다. 사격은 개발 책임자였던 구상회 박사가 직접 해야 했다. 무기가 창틀용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진 탓에 차출된 병사가 겁..
초단기 알바도 실업급여 받는다 고용보험 사각지대 줄지만… 자영업자 부담은 더 커져 김아사 기자 정해민 기자 입력 2025.07.08. 00:50 업데이트 2025.07.08. 19:38 대표적 사회보험인 고용 보험의 가입 기준이 30년 만에 바뀐다. 고용노동부는 7일 고용 보험 적용 기준을 현행 ‘근로시간’에서 ‘소득’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프리랜서나 초단기 근로자 등도 고용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고용 보험료 부담도 함께 높아져 논란이 예상된다. 고용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고용보험법 개정안 등을 이날 입법 예고했다. 현행 고용보험법은 근로시간이 주 15시간(월 60시간) 미만인 근로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근로시간이 적은 노동자들의 고..
[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퇴직하면 뭐 먹고 살지? 조선 관리들도 노후 고민했어요 퇴직 황은하 상경중 역사 교사 입력 2025.07.08. 00:32 최근 퇴직금을 한 번에 받는 대신 매달 나눠 받는 ‘퇴직연금제도’로 바꾸려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정년을 맞은 이들이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인데요. 그렇다면 오늘날과 같은 사회보장제도가 없었던 과거엔 퇴직 이후 어떻게 생활을 이어갔을까요? 오늘은 조선 시대의 관리들이 퇴직 후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관리가 70세가 되면 벼슬에서 물러나던 ‘치사(致仕)‘ 관행이 있었어요. 평균 수명이 길지 않았던 시대,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게 하는 취지였죠. 실제로 조선의 일부 왕들은 치사한 전직 관리에게 녹봉을 주거나, 연회를 베풀어 술과 음식을 내리기도 했지요. 퇴직한 관리..
[윤명숙의 시니어하우스 일기] [3] 일년 넘게 밥을 같이 먹은 짝꿍이 돌연 사라졌다 윤명숙 작가·화가 입력 2025.07.07. 23:30 업데이트 2025.07.08. 15:46 '식당 친구'로 가깝게 지낸 그녀, 언질도 없이 어느 날 퇴소 여기선 언제 헤어질지 몰라… 곁에 두지만 곁을 주진 않는다 거실 소파에 앉아 창밖을 보고 있는데 까치 한 쌍과 멥새 두 마리가 솔가지 사이를 휘젓고 다닌다. 자세히 보려고 일어나니 낌새를 알아챈 놈들이 총알같이 날아가 버린다. 혹시나 다시 오려나 하고 식빵을 뜯어 창문턱에 뿌려놓고 다음 날 보니 흔적도 없다.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다고 소문이 났을까.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는 녀석들 덕에 창밖 풍경에 생기가 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새와 좋은 관계를 틀 때는 아니다. 당장 이웃과 친분을 쌓아가는 게 시급하다. 성격상 나는 사람들과 마주칠 때마다 ..
[만물상] 백악관의 독립기념일 격투기 어수웅 기자 입력 2025.07.07. 20:52 업데이트 2025.07.08. 00:00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07년 WWE(세계 레슬링 엔터테인먼트) 경기장에서 직접 주먹을 날렸다. 대회 명칭은 ‘억만장자 대결’. 원래는 WWE 회장 빈스 맥마흔과 각각 대리 선수를 내세워 패배한 쪽이 삭발하는 이벤트였는데, 관중석의 트럼프가 뛰쳐나가 맥마흔의 목을 감고 쓰러뜨린 뒤 펀치를 날린다. 지금도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이 영상에서 그는 결국 링 위 의자에 결박된 맥마흔의 머리를 전기 바리캉으로 끝까지 밀어버린다. 물론 사전 각본대로였다. ▶실제 격투인 UFC(종합 격투기 대회)와의 인연도 25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특유의 잔인함과 폭력성 때문에 ‘인간 닭싸움’으로 비난받으며 UFC가 경기장 섭외에 어려움을..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78] 옛 사진 문태준 시인 입력 2025.07.06. 23:46 옛 사진 수십 년 전 시간들이 힘겹게 빠지느라 인화된 사각 종이 오늘만큼 늙어 있다 이름만 남겨 놓고서 지워진 사람도 몇, 함께한 얼굴들이 과거에서 돌아 나와 웃던 이는 웃음만큼 넌지시 눈짓한다 가슴에 빈방 있냐고 세 들어 살겠다며, -이승은(1958-) ------------------- 앨범을 펴서 옛 사진을 볼 때가 있다. 파도가 밀려오는 해변의 흰 모래사장에서 찍은 사진도 있고, 폼이 나게 차려입고 화단 앞에서 찍은 사진도 있고, 결혼식과 같은 경사가 있을 때에 그것을 기념하려고 가족 친지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다. 사진 뒷면에는 사진을 찍은 날짜를 적어 놓고 또 함께 찍은 사진 속 사람들의 이름도 더러 적어 놓기도 했는데, 이제 그 사진은 색이..
[만물상] 저물어가는 아파치 양승식 논설위원 입력 2025.07.06. 21:04 업데이트 2025.07.06. 23:47 아파치 공격 헬기(AH-64)의 별명은 ‘전차 저승사자’다. 1991년 걸프전에선 전차 278대를, 2003년 이라크전 때는 전차 80여 대와 장갑차 140여 대, 포 250여 문을 파괴했다. 공대지미사일 헬파이어 16기와 2.75인치 로켓 76발을 탑재해 장거리에서부터 적 전차를 제압하는 위력이 대단했다. 아파치 헬기는 1986년 미 육군에 처음 도입된 뒤 40년간 최강으로 군림했다. 영화에도 단골로 등장해 위용을 과시했는데, 심지어 전투기와도 겨룰 수 있는 것으로 묘사되곤 했다. ▶아파치라는 이름은 미국 남서부에 사는 원주민 아파치족에서 따왔다. 애리조나와 뉴멕시코의 척박한 사막에 살던 아파치족은 기마술과 ..
[만물상] '나홀로 어린이' 비극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5.07.04. 20:44 업데이트 2025.07.04. 23:56 몇 해 전 호주에 파견 나간 회사원이 아이를 전학시키기 위해 현지 초등학교 교장과 면담했다. 한국인이라고 하자 교장은 대뜸 “아이 혼자 등교시켜선 안 되고 하교 때도 부모나 가이드가 오지 않으면 아이를 내어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교장이 “한국 부모는 아이를 학교에 혼자 보내고 외출할 때도 아이 혼자 두고 나가던데 여기서 그랬다간 아동 학대로 경찰서에 갈 수 있다”고 말하는데 얼굴을 못 들겠더라고 했다. ▶한국인은 아이를 혼자 두는 것이 범죄란 인식이 약하다. 몇 해 전 해외여행을 갔던 법조인 부부는 자녀를 20여 분 남짓 차에 두고 쇼핑 센터에 들렀다가 현지인 신고로 체포돼 벌금을 물었다. 미국에서 홀로 ..
[유현준의 공간과 도시] 공간 수축의 시대에 살아남는 법 유현준 홍익대 교수·건축가 입력 2025.07.03. 23:53 업데이트 2025.07.04. 14:04 우리는 재산을 동산과 부동산으로 나눈다. 동산은 움직이는 자산으로 현금이나 주식을 말한다. 부동산은 움직이지 않는 자산으로 땅이나 건물 같은 것을 말한다. 부동산은 다시 말해서 공간 자산이다. 공간이 많이 확보된 사람은 이를 자산으로 삼아서 돈을 벌 수 있다. 건물을 가진 사람이 임대 수익을 얻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과거 농업 시대에는 부가가치를 만들려면 농사지을 땅이 많아야 했다. 제국은 옆 나라를 침공해서 영토를 확장하고 토지와 노예를 확보했다. 그렇게 국가 GDP를 늘려나갔다. 반면 영토를 확장하지 못한 나라는 GDP가 정체되는 것이다. 침략 전쟁 말고 상업으로 돈을 버는 방법도 있다. 그러..
[만물상] 연봉 1300억원 인재 쟁탈전 이인열 기자 입력 2025.07.03. 20:28 업데이트 2025.07.03. 23:57 요즘 실리콘밸리의 최대 화제는 오픈AI와 메타 간에 벌어진 인재 쟁탈전이다.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에 뒤늦게 뛰어든 메타가 사내에 초지능(ASI)팀을 만들고 오픈AI의 핵심 개발자 8명을 빼 가면서 양측 공방에 불이 붙었다.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은 몸값이었다. 첫해 연봉이 1억달러(약 1360억원)라고 한다. 천재 1명이 1만명을 먹여 살린다지만, AI 시대 빅 브레인(천재급 인재)의 몸값은 하늘을 뚫는다. ▶산업화 시대엔 공장 지을 시간이 없어 M&A(인수·합병)를 했다. AI 시대엔 사람 키울 시간이 없어 M&A를 한다. 인수(acquisition)와 고용(hire)의 합성어인 ‘어크 하이어(acq-hir..
♥민원 전화 두려운 MZ 공무원에 "괜·실·번·죄·바 기억하세요" 서울시, 통화 응대 요령 가르쳐 김명진 기자 입력 2025.07.03. 00:53 업데이트 2025.07.03. 07:33 “자, 따라 해 보실까요? 괜, 실, 번, 죄, 바!” 지난 1일 서울시청 대회의실. 강단에 선 민원기획팀 임유미(42) 주임이 큰 소리로 외치자 시청 직원 100여 명이 웃으며 따라 했다. 괜, 실, 번, 죄, 바는 “괜찮으시다면” “실례합니다만” “번거로우시겠지만” “죄송합니다만” “바쁘시겠지만”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요 말을 먼저 던지면서 대화를 시작해 보세요. 대화가 훨씬 부드러워질 거예요. ‘쿠션’을 주는 거예요.” 임씨는 민간 항공사 고객만족팀 출신의 ‘전화 응대 베테랑’이다. 공무원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임씨 설명을 받아 적었다. 이날 특강 주제는 ‘전화 응대..
♥[천현우의 세상 땜질] SNS를 삭제하자 불행하다는 감정이 사라졌다 천현우 용접공·작가 입력 2025.07.02. 23:55 소셜미디어(SNS)는 사회악으로 자주 지목당한다. 실제 개인이나 사회에 끼치는 부작용이 크다. 누구나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광장의 풍경은 말처럼 아름답지 않다. 흐름은 너무나 빠르고 헛소리가 난무하며 나쁜 감정이 화장실 안 곰팡이처럼 퍼져나간다. 그 해악을 알면서도 SNS를 좀처럼 놓지 못했다. 어느덧 일상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글로 먹고살게 해준 계기라는 점도 작용했다. 나는 SNS에 쓴 글로 시작해 정식 매체의 기고 제안을 받아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예전처럼 특정 매체가 정제한 발언만 전파력을 가졌다면 이런 기회를 잡지 못했으리라. 귀중한 만남 기회도 많이 얻었다. 여러 사람과 실제로 마주하는 동안, 내가 타인에게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무..
♥나의 가장 큰 천적은 '나'… 동주는 "와서 뜯어먹어라" 외쳤다 [윤동주 80주기 / 어둠 넘어 별을 노래하다] [8] 유혹의 거부 이숭원 서울여대 명예교수 입력 2025.07.02. 23:50 업데이트 2025.07.03. 00:15 간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던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하는 프로메테우스. ― 1941. 11. 29. 최근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은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 “나의 가장 큰 천적은 나”라는 대사가 나와 사람들 입에 한참 오르내렸다. 이 구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