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아 인턴기자
입력 2019.10.18 15:24
탈북 청소년이 남한 청소년보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를 더 안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콘스탄츠대와 빌레펠트대 연구팀은 탈북 청소년 65명·남한 청소년 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탈북 청소년 표본에서 폭력·트라우마에 노출된 비율이 더 높았고 정신건강 문제도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대상으로 그룹 면접 조사를 진행했다. 또 트라우마나 가정 폭력 경험 등을 바탕으로 PTSD와 우울증 정도를 알아볼 수 있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PTSD와 우울증 심각도를 나타내는 모든 검사에서 탈북 청소년들이 남한 청소년들보다 유의미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PTSD와 우울감에 영향을 준 가장 큰 요인은 사고·폭행 등을 당하거나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목격하는 등 ‘트라우마성 사건’과 ‘가정폭력’이었다. 탈북 청소년 62명 중 55명(88.7%)이 ‘트라우마성 사건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가정폭력을 경험한 탈북 청소년도 35명(56.5%)으로 절반 이상에 달했다. 탈북 청소년 중 37명(59.7%)이 기아, 고문, 강제노동, 구타, 수감 등 집단폭력을 경험했지만, 이러한 집단폭력이 PTSD나 우울증과 특별한 관련이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탈북 청소년과 남한 청소년 사이의 트라우마나 폭력, 정신건강 수준을 비교하는
시도는 거의 없었다"며 첫 비교 연구라는 데 의의를 뒀다. 또 "탈북민들에 대한 심리 치료와 예방적 접근은 이들의 특성에 맞게 세심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표본 간 성별 불균형과 조사 참여 인원이 소수라는 점을 연구의 한계로 지적하기도 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쟁과 건강(Conflict and Health)’ 최근호에 게재됐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18/20191018018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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