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
입력 2022.05.06 03:00
[2022 젠더리포트] 20대 남녀 대선표심 ‘젠더 공약’이 갈랐다
득표율 0.73%포인트 차이로 당락이 갈린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할 후보를 정하는 데 ‘여성가족부 폐지’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등 젠더 공약이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공동조사에 따르면, ‘대선에서 투표할 후보를 정할 때 후보의 젠더 공약이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0.9%가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30.6%였다. 젠더 공약을 염두에 두고 지지 후보를 결정한 경우는 40세 이상에선 38.0%였지만 30대에선 44.2%, 20대에선 50.6%, 10대에선 42.1%로, 그 영향력이 젊은 유권자들에게 더 컸다.
젊은 세대에게 젠더 이슈의 영향력이 컸다는 점은 정치인 선호도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응답자에게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한 인물’을 2명 꼽아 달라고 한 결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한 20대 남성의 48.5%(복수 응답)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호감을 느껴서’라고 답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한 20대 여성의 37.6%(복수 응답)는 ‘이준석 대표에게 반감을 느껴서’ 투표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발표해 젠더 이슈를 대선 쟁점화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로, 그에 대한 호오(好惡)가 젊은 세대 표심을 성별로 가르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
주요 정치인에 대한 선호도를 100점 만점으로 매기게 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20대 남성은 이준석 대표에게 평균 54.8점으로, 다른 어느 정치인보다도 높은 점수를 줬다. 그다음이 윤석열(51.0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8.7점), 이재명(37.9점), 심상정 정의당 후보(30.2점), 문재인 대통령(29.8점) 순이었다. 반면 20대 여성들은 ‘여성가족부 강화’를 주장한 심상정에게 가장 높은 점수인 47.1점을 줬고, 이준석 대표와 대립 각을 세운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에게 44.8점을 줬다.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는 32.6점과 25.2점에 불과했다.
‘문재인 정부가 남성의 권익을 잘 대변했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37.6%가 ‘잘 대변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가운데, 20대 남성(55.7%), 30대 남성(47.1%) 비율이 높았다. ‘문 정부가 여성의 권익을 잘 대변했느냐’는 질문에는 ‘잘 대변했다’(31.3%)는 응답이 더 높았지만, 20대 여성의 28.4%, 30대 여성의 33.9%는 ‘잘 대변하지 못했다’고 답해 ‘페미니스트 대통령’으로 자처한 문 정부의 여성 정책을 낮게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가 남성의 권익을 잘 대변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잘 대변할 것’(35.5%)이라는 응답이 더 높았고, ‘여성 권익을 잘 대변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잘 대변하지 못할 것’(38.3%)이라는 응답이 더 높았다. 특히 20대 여성의 53.9%가 ‘잘 대변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해 윤 정부에 대한 낮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별취재팀〉 김윤덕 주말뉴스부장, 김연주 사회정책부 차장, 변희원 산업부 차장, 김경필 정치부 기자, 유종헌 사회부 기자, 유재인 사회부 기자, 윤상진 사회부 기자
원글: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2/05/06/EIXJT5XFPVC45CZPVWIFPPHB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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