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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이미지 사용 신문기사) 그녀 입술, 赤色警報(적색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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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sun.com 2013년 09월 27일 금요일

 

그녀 입술, 赤色警報(적색경보)

 

[올 가을 빨간 립스틱 선풍적 인기]

경기 침체면 유행하는 빨강… 이번 가을은 한층 대담해져
밝은 체리 빛처럼 귀엽게, 무거운 빨강으로 섹시하게… 다양한 이미지 연출 가능

 

매년 가을은 붉게 물들기 마련이지만, 올해 거리는 아예 핏빛이다. 2013년 9월, 맥·나스·디올 같은 거
대 메이크업 회사들이 내놓은 트렌드 리포트엔 단 하나의 빛깔 얘기뿐이다. 빨강. 붉은 립스틱 열풍이
다. '맥'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변명숙 본부장은 "이렇게 대담한 유행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렇
게 빨간 립스틱만이 유행한 경우는 본 기억이 없다. 과거엔 그래도 진분홍과 오렌지, 베이지, 초콜릿,
와인 색이 함께 유행하는 식이었다. 올해의 빨강 열풍은 경기 침체, 색채 세러피를 향한 갈망과 기술의
발달, 삼박자가 맞으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빨강…최소의 노력, 최대의 효과

 

화장품 회사 '슈에무라'는 올해 '레드 북'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말 그대로 새빨간 책이다. 이 책의 첫
페이지는 이렇게 시작한다. '빨강은 최초의 색이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먼저 색으로 인정받고 사용됐
다. 빗살무늬·민무기 토기, 구석기 시대 목걸이와 장신구, 라스코 동굴 벽화까지. 처음이란 언제나 붉
은색이었다.' 슈에무라 김잔디 차장은 "붉은 빛깔이야말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빛깔이자 여자들이 열
망하는 빛깔"이라면서 "올해 유행은 그 최초를 향한 회귀 본능에 가까워 보인다"고 말했다.

 


	(아래 작은 사진)‘슈에무라’가 올가을 출시한 여러 빛깔의 붉은 립스틱. 명도와 채도를 다채롭게 해, 다양한 표정의 붉은빛을 제안했다. (사진 오른쪽)새빨간 립스틱을 바른 여성의 입술. 빨간색은 전쟁과 금기, 유혹과 관능을 함의(含意)한 복잡다단한 빛깔이다

(아래 작은 사진)‘슈에무라’가 올가을 출시한 여러 빛깔의 붉은 립스틱. 명도와 채도를 다
채롭게 해, 다양한 표정의 붉은빛을 제안했다. (사진 오른쪽)새빨간 립스틱을 바른 여성의
입술. 빨간색은 전쟁과 금기, 유혹과 관능을 함의(含意)한 복잡다단한 빛깔이다.
/Corbis·슈에무라 제공


◇왕의 색(色), 모두의 빛깔로

 

메이크업 회사 '디올'은 올가을 새빨간 립스틱 '루즈 999'를 내놓으면서 빨강과 관련된 각종 역사 자
료를 묶어냈다. 1940년대 붉은 쿠튀르 드레스부터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Simons)가 내놓은 레드 컬
렉션까지, 다양한 자료와 립스틱의 상관 관계를 엮어냈다.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디오르(Dior·1905~19
57)는 빨강을 두고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권력의 빛깔. 왕의 전유물과도 같은 색"이라고 말한다. 디
올 김성연 과장은 "테크닉의 발달이 이런 빨강의 민주화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초창기의 붉은 립스
틱은 바르기도 쉽지 않았다. 일일이 붓으로 바깥 선을 그리고 꼼꼼하게 안을 채워넣어야만 했다. 요즘
은 쓱 바르면 그만이다. 화장법도 인터넷에 널려 있다. 붉은 립스틱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그만큼 없어
졌다는 얘기다."

 


	(사진 왼쪽)디자이너 라프 시몬스가 발표한 강렬한 붉은 빛깔의 디올 쿠튀르 드레스. 고전적인 빨강을 재해석했다.

(사진 왼쪽)디자이너 라프 시몬스가 발표한 강렬한 붉은 빛깔의 디올 쿠튀르 드레스. 고전적인 빨강을 재해
석했다. (사진 오른쪽)'맥'이 발표한 2013년 가을·겨울 주요 트렌드 설명 이미지. 새빨간 입술을 전면에 내세

웠다. /디올·맥 제공


◇하나의 색, 여러 표정

 

붉은색은 채도와 명도만 달리하면 전혀 다른 빛깔이 된다. 뉴욕에서 만난 미국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머레이(Murray)는 "빨강의 그런 복잡한 매력이 유행을 더욱 부추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해 메이크
업 회사에서 내놓은 빨강은 뜯어보면 그 빛깔만 이미 수십 가지에 달한다. 맑고 가벼운 빨강, 깊고 무
거운 빨강, 뜨거운 빨강, 체리 빛처럼 귀여운 빨강까지…. 하나의 색이 이렇게 다양한 표정을 지니긴
쉽지 않다."

 

슈에무라의 인터내셔널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유지 아사노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빨강은 피를
닮은 호전적인 빛깔인 동시에, 가장 아찔한 유혹의 빛깔, 금기의 빛깔이기도 하다. 색감과 명도, 촉감
만 바꿔도 전혀 다른 빛깔이 된다. 여자들이 올해 빨강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원문: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9/26/2013092604416.html
(송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