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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좌

[유창우의 쉬운 사진](48) 즉석사진 잘 찍는 법

 

[유창우의 쉬운 사진](48) 즉석사진 잘 찍는 법
양손으로 덮어 필름을 따뜻하게… 색이 살아나요

 

△‘폴라로이드 SX-70’으로 촬영.

 

낯선 여행지에선 우리가 흔히 '폴라로이드 카메라'라고 부르는,
즉석카메라로 찍은 사진 한 장이 지폐 몇 장보다 효과적일 때가 있다.
누군가에게 길을 물어볼 때, 그곳에 사는 사람이 아니고선 알 수 없는 세밀한 정보를 들어야 할 때,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를 하고 때론 취재까지 해야 할 때.
그때 난 수백만원짜리 디지털카메라를 잠시 내려놓고 가방 속에서 작은 즉석카메라를 꺼내 든다.
도와준 사람의 얼굴을 '찰칵' 찍은 다음 즉석에서 나온 사진을 조심스럽게 건넨다.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상대방도 나도 그 순간 배시시 웃게 된다.
사진 한 장 덕분에 사람 사이의 작은 장벽이 금세 투명해지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을 기록하기에도 즉석 사진은 참 괜찮은 도구다.
딱 한 장만 토해내는 즉석카메라.
딱 둘만의 기억을 남기고 싶을 때, 디지털로 굳이 이 추억을 환원하고 싶지 않을 때,
즉석 사진기를 활용하면 그 찰나의 순간을 단 한 컷으로 오롯하게 담아낼 수 있다.


난 그래서 요즘에도 종종 즉석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한때는 폴라로이드사(社)에서 나온 카메라와 필름을 즐겨 썼는데,
이젠 모두 단종돼 찾을 길이 없다.
이젠 후지필름 '인스탁스'가 거의 유일한 즉석카메라다.
아쉬운 대로 녀석을 끼고 다닌다.


즉석 사진은 사실 찍는 조건이 제법 까다롭다.
너무 어둡거나 밝은 곳에선 즉석 사진기를 들이대 봤자 세밀하게 찍혀 나오지 않을 때가 잦다.
특히 실내에선 흔들린 사진이 나올 때가 잦다.
따라서 즉석 사진은 그야말로 무난한 상황에서 찍는 게 가장 좋다.
기왕이면 조명이 자연광일 때, 피사체가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을 때가 좋겠다.
단색 위주의 피사체보단 색감이 다양한 피사체를 찍을 때 더 효과적이기도 하다.


즉석 사진은 또 찍을 때보다 현상할 때 주의를 더 기울여야 한다.
필름이 워낙 온도에 예민하기 때문이다.
사진이 현상될 때의 적정 온도는 대개 16~34도 정도다.
사진이 현상될 때 날씨가 너무 춥다면 사진이 어둡고 우중충하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겨울엔 '사람의 체온'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
나 같은 경우는 즉석 사진기에서 사진이 뽑혀 나오면 바로 겨드랑이에 낀다.
1분 정도 체온으로 덮어주면 사진이 제법 예쁘게 현상되기 때문이다.
양 손바닥으로 사진을 덮는 것도 괜찮겠다.


필름을 잘 보관하는 것도 잊지 말자.
적정 온도를 벗어난 필름을 쓰면 피사체 고유의 빛깔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때가 잦다.
필름을 사서 바로 쓰는 경우가 아니라면, 잘 밀봉해서 냉장보관하자.
냉장고에 넣어뒀던 필름을 꺼내쓸 때도 온도에 신경 써야 한다.
차가워진 필름을 바로 카메라에 넣는 것보단,
필름을 실온에 놓아두고 온도를 조금 올려준 다음에 사용하는 게 더 좋다.


원문: http://travel.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1/16/20130116016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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