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소장
입력 2017.05.14 07:00
당신은 샤우트(shout) 꼰대인가? 샤이(shy) 꼰대인가?
할 말 하고 존경받는 어른의 소통법 익혀야
지적질은 금물! 허점 색출 말고 맹점 보완하라
‘꼰대노릇을 허하라’(조선비즈 4월15일자)칼럼을 읽고 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같은 내용인데도 게재 채널별로 입장이 달랐다. 네이버 등의 댓글에선 ‘꼰대가 없어야 조직이 산다’며 기성세대를 성토하는 내용이 많았다. 반면에 필자와 비슷한 세대끼리 모이는 경향이 강한 페이스북 등의 SNS 댓글에선 ‘기성세대의 입장을 대변해줘 속시원하다. 꼰대가 살아야 조직이 산다’는 반응이 대세였다. 그외 기성세대와 신세대를 함께 탓하는 양비론도 일부 있었다. 꼰대의 기준을 연령의 세대면에서 접근할 것인가 아니면 공감 등 의식구조, 조직의 직급면으로 볼 것인가 하는 이론적 문제제기도 있었다. 다양한 댓글반응을 통해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의 출연배우 윤여정씨 말처럼 ‘세대간 소통이 남북통일보다 시급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좋은 꼰대가 되기 위한 필수전략, '샤우트'와 '샤이'의 조화
찬반 양 진영 모두 필자에게 당부한 것은 문제제기를 넘어 대책을 제시하는 후속칼럼이었다. ‘꼰대의 잔소리’ vs '신세대의 버르장머리‘의 성토를 넘어서는 세대간 화합을 어떻게 할 것인가. 소통은 단지 다름의 차이확인을 넘어 존중이고 목표를 향한 화합이다. 이는 달걀과 닭의 선후문제가 아니다. 꼰대, 기성세대가 먼저 변해야 신세대도 변한다. 리더인 당신은 고릴라처럼 호통을 쳐대는 샤우트(shout)꼰대인가? 아니면 할 말이 있어도 무조건 삼키는 샤이(shy)꼰대 인가? 이 둘 사이를 오락가락한다면, 이제부터 할 말도 하고 존경도 받는 ‘어른 소통법’을 익혀보자. 권위적 꼰대와 권위를 가진 어른, 알고 보면 2%, 한 끗 차이다.
첫째, 허점 색출보다 맹점 보충을 우선하라.
허점색출은 잘못한 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반면에, 맹점 보완은 못 본 부분, 빠진 부분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잠복근무를 하고 있다가 교통규칙 위반했다고 범칙금 딱지 떼는 것이 전자라면, 사고다발지역을 미리 일러주고 사고방지요령을 사전에 알려주는 것이 후자에 해당한다. 신세대가 기성세대의 말에 무조건 귀를 막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애타게 바라는 것은 지적이 아니라 지원이다. ‘틀렸어'라고 질책하기보다 ’무엇을 도와줄까‘라고 말해보라. 이 때 진정한 ‘짬밥의 위엄’이 선다.
둘째, ‘기승전’만으로 충분하다. 사족은 빼라.
신세대는 디지털과 외국어 실력등 기술적 역량에서 기성세대보다 탁월하다. 많은 기성세대가 요즘 입사시험 보았으면 뒷문 입사도 힘들었을 것같다고 고백한다. 필자 역시 그렇다. 엑셀이나 파워 포인트, 자료 검색 등 여러 가지 기술적 면에서 ‘부탁’할 일이 많다. 처음 한 두번이 지시이지, 나중엔 청탁이다. 기성세대는 민망함을 가리기 위해 잘했다는 멘트 뒤에 “이런 지엽적 기술, 패션(fashion)말고 열정, 진짜 일도 이만큼 잘하면 오죽 좋니’라는 사족을 붙여 잃어버린 영토회복을 하고자 한다. 일로 야단치다가 밑천이 떨어지면, 태도불량이라는 삼천길로 샌다. 당신에겐 결론이지만, 그들에겐 사족이다. ‘기승전’만으로 족하다. 감사 내지 질책 뒤에 잘못 붙여진 사족은 자칫 본전도 못찾게 하기 십상이다.
좋은 꼰대의 표본을 보여주는 ‘윤식당’의 배우 신구/사진=tvN제공
셋째, 입보다 몸으로 말하라.
‘온갖 옳은 말은 다하면서, 좋은 행동은 하지 않는다’ 신세대의 기성세대 임상보고서다. 모은행의 대리는 “우리 회사는 페이퍼리스(paperless) 혁명을 한다고 말하지만 A4용지 사용량이 예전보다 하나도 줄지 않았다. 모니터보다 종이서류를 선호하는 상사들 때문이다. 자신들은 고인돌도 못 벗어난 디지털맹이면서 늘 말로만 4차 산업혁명을 강조한다.” 라고 쓴 소리를 했다. 총론에선 온갖 이상적 이야기를 하면서 각론에서 이기적, 뒤처진 행동을 할 때 신세대는 냉소를 보낸다. 몸이 따를 자신이 있을 때, 입 밖으로 말하라. 옳은 말과 고급 지식은 세상에 넘쳐난다. 문제는 실행과 적용이다. 먼저 몸소 보여야 어른의 본전을 찾을 수 있다. 당신은 듣기 싫은 말에 고개만 꼬지만, 신세대는 당신의 헛소리에 ‘온몸을’ 꽈배기로 뒤튼다.
넷째, “날 닮기보다 너다워지라”고 하라.
전 사회적으로 멘토바람이 분다. 신세대 대상의 어느 멘토 행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유명인사가 ‘개천에서 용이 나기까지’ 자신의 역경극복담을 장황하게 이야기했다. 맨땅에서 헤딩하며 오늘의 자리에 어떻게 이르렀는가하는 내용이었다. 신세대 청중은 ‘단지 당신의 이야기일 뿐이지, 내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그것보다는 오히려 다음 발표자가 ‘나도 처음에 사회를 잘 보는 유재석을 따라하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아류밖에 안되더라. 대신에 나다워지려고 하니 훨씬 일이 쉬워졌다’고 말하는 것에 훨씬 환호했다. 신세대는 ‘나다움’으로 본류가 되고자 한다. ‘너다움’으로 아류가 되고자 하지 않는다. ‘나처럼 하라’고 하기보다 ‘너다운 방법’을 물어보라. 아류는 잘해봤자 이류다. 아류보다 본류를 찾게 하라.
끝으로, 방법보다 방향을 이야기해주라.
팔로워의 수준에서 방법 없이 방향만 이야기하면 ‘오지랍’이다. 반면에 리더의 수준에서 방향 없이 방법만 붙잡고 늘어지면 ‘미주알 고주알’ 즉 쪼잔한 상사가 된다. 방향은 확고히 하되, 방법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라. 명오케스트라 지휘자는 각각 다른 악기를 연주하되, 같은 악보를 보게 한다. 지휘자가 연주자들로 하여금 다른 악보를 보게 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마찬가지로 다른 악기 연주자들에게 일제히 같은 방법으로 연주하게 하는 것은 지휘자로서 자격미달이다. 방향이 분명해야 방법의 자율성도 줄 수 있다. 방향 없이 방법만 지적하면, 아무리 큰소리치더라도 잔소리가 될 뿐이다.
좋은 꼰대 만들기 작전은 어렵지 않다. 글을 압축하여 핵심적으로 표현해 봤다.
단점보다는 장점을 살려주는 '긍정바이러스' 꼰대
행동으로 보여주는 언행일치형 '행동대장' 꼰대
자존감을 높여주는 '재수있는' 꼰대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꼰대
윤여정, 신구 유재석
◆ 리더십 스토리텔러 김성회는 ‘CEO 리더십 연구소’ 소장이다. 연세대학
교에서 국문학과 석사,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언론인 출신으로 각 분야 리더와 CEO를 인터뷰했다. 인문학과 경영학, 이론과 현장을 두루 섭렵한 ‘통섭 스펙’을 바탕으로 동양 고전과 오늘날의 현장을 생생한 이야기로 엮어 글로 쓰고 강의로 전달해왔다. 저서로 ‘리더를 위한 한자 인문학’ ‘성공하는 CEO의 습관’ 등이 있다.
김성희 소장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11/201705110226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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