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필 기자 최아리 기자
입력 2017.05.12 03:10
[민정수석 임명으로 서울대서 다시 불붙은 '폴리페서 논란']
- 조국, 2008년엔 공개 비판
공천 받은 교수 휴직 신청하자
"교수 1명이 국회의원 활동하면 교수 4명이 안식년 반납해야"
- 서울대 내규 따르면…
장관·靑 비서관 등 임명직일땐 휴직 상태에서 할 수 있어
"서울대 교수로 혜택은 누릴 대로 누리더니 정치권에 줄 대서 '낙하산'이 됐다."
"평소 검찰 개혁 필요성을 강조해왔는데, 그 말을 책임지기 위해 공직에 나선 것이라면 바람직하다."
11일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첫 민정수석에 임명되자, 서울대 내부에선 '폴리페서(polifessor·정치 참여 교수)' 논란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서울대 재학생·졸업생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자기 전문 분야도 아닌 모든 정치 이슈에서 민주당과 같은 목소리를 내다가, 민주당이 집권하자 민정수석 자리까지 덜컥 받아버린 건 전형적 폴리페서의 모습"이라고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줄을 잘 탔다" "서울대에는 사표 쓰고 다시는 돌아오지 마라"며 비난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면 "교수도 시민인데 정치 활동에 나서는 것을 비난할 수 없다"며 조 교수를 옹호하는 글도 적지 않았다. 재학생 정모(28·경제학)씨는 "수업을 내팽개치거나 출세를 위해 소신을 저버린 것도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조국, 문재인, 박근혜, 스누라이프
조 교수는 2008년 총선 당시 동료 교수가 공천을 받고 서울대에 휴직을 신청하자 "교수 1명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 네 교수가 1년짜리 안식년을 반납해야 한다"고 공개 비판한 적이 있다. 대학원생 이모(30)씨는 이 발언을 거론하면서 "조 교수가 민정수석으로 가서 다른 교수들이 하게 될 추가 노동은 누가 감당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회법과 서울대 내규에 따르면 서울대 교수가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이 되면 교수직에서 물러나야 하지만, 총리·장관이나 청와대 비서관 등 임명직 공무원은 휴직 상태에서 할 수 있다. 조 교수는 11일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저는 현재 안식년 상태"라며 "(청와대 수석으로) 정식 발령이 나면 (휴직) 절차에 따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에선 조 교수처럼 정치권으로 나가는 경우뿐 아니라, 박근혜 정부에 참여했던 교수들의 복직도 논란이 되고 있다. 최양희(컴퓨터공학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정진엽(의학과) 보건복지부 장관은 모두 휴직 상태로 장관을 맡고 있다. 이들은 장관직에서 물러나는 대로 학교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한 공과대학 교수는 "두 교수의 복직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상인 행정대학원 교수는 "한국 사회를 연구하는 교수들이 현실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출세를 위해 교수라는 지위를 이용하려 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양희 장관, 정진엽 장관, 박상인 교수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12/20170512002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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