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준 시인
입력 2016.10.10 03:09
은자의 감화력 곁에 은자가 즈믄해 고요인 양 ―박희진(1931~2015) 박희진 |
산야(山野)에 은둔해온 사람이 있다. 세속으로 나오지 않고 숨어 살아온, 그만큼 때가 덜 탄 사람이다.
어지러운 세상을 피해 살아온 사람이다. 그런 은자가 마치 천 년 동안의 고요처럼 곁에 앉아 있다.
시인은 은자가 자신의 곁에 있으니 공기가 엄청 깨끗해졌다고 말한다. 덕분에 눈도 귀도 시원하게
열리게 되었고, 심지어 한풀 꺾였던 의욕과 생기가 다시 일어나고 생겨 나는 통에 그만 덜컥 울고
말았다고 말한다. 은자의 마음씨와 됨됨이에 크게 감화되었기 때문이다.
가을 하늘 같은 높고 맑은 정신에 대해 생각해본다. 설산(雪山)처럼 순백하고 신성한 정신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런 정신이 꼭대기로부터 바람처럼 불어 내려와 쾌적하게 스쳐갔으면 좋겠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0/09/201610090186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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