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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영 News English

[윤희영의 News English] “뽀빠이는 뭔가 알고 있었다”

윤희영 에디터
입력 2020.02.20 03:14 | 수정 2020.02.20 06:06

 

“도와줘요, 뽀빠이!”

도대체 어디가 허리인지 구분 안 되는(look together) 가냘픈 몸매(slender figure)의 올리브가 악당 블루토에게 괴롭힘을 당하다가 비명을 지르면(let out shriek while being harassed) 팔뚝이 허리보다 굵은(be thicker than his waist) 뽀빠이가 득달같이 달려간다(rush to the scene).

처음엔 프로레슬링 초반전처럼 흠씬 두들겨맞는다(be beaten to a pulp). 만신창이가 되도록(be covered all over with wounds) 얻어터진다. 그러다가 난데없이 꺼내든(pull out of nowhere) 시금치 통조림을 입안에 털어넣고는 초인적 힘을 발휘해(show a super-human strength) 통쾌하게 응징한다(punish him to our great satisfaction).

시금치가 뽀빠이의 상징이 된 데는 비화(behind-the-scenes story)가 있다. 미국 만화가 엘지 세거가 1929년 뽀빠이를 처음 등장시킬 당시, 영양가 높은 식품(nutritious food)을 찾다가 시금치에 철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는 책을 보고 선택했다. 그런데 그 함유량은 1870년 한 과학자가 소수점을 잘못 찍어 3.5㎎에서 35㎎로 10배로 부풀려진 것이라고 한다.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마디로 "뽀빠이가 옳았다. 뽀빠이는 뭔가 알고 있었다(be on to something)"는 것이다.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 연구팀은 시금치에 들어 있는 호르몬 엑디스테론(ecdysterone)이 스테로이드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는(have a similar effect to steroids)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10주 동안 체력훈련을 하는 운동선수 46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conduct an experiment). 한쪽에는 매일 엑디스테론을 복용하게 하고, 다른 대조군 그룹에는 위약(僞藥·placebo)을 먹도록 했다. 그러자 엄청난 차이가 생겨났다. 근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은 했지만(expect to see some impact on muscular strength), 그 변화의 폭에 깜짝 놀랐다(be startled by the extent of the change).

근육량(muscle mass)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힘과 운동 능력도 3배나 향상됐다(see their physical strength and performance improve by three times). 특히 누워서 역기를 드는 벤치프레스에선 최대 능력에 급격한 증가세(drastic increase in maximum performance)를 나타냈다.

문제는 엑디스테론이 세계반도핑기구(WADA,World Anti Doping Agency)의 사용 금지 약물 목록(list of prohibited substances)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악용될(be abused) 소지가 많은데도 검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뽀빠이는 원래 올리브와 남자 친구가 주인공 커플인 만화의 단역 캐릭터였다. 그런데 독자들 반응이 좋자 뽀빠이가 주연(lead role)이 되면서 올리브를 조연(supporting role)으로 밀어내고 남자 친구는 쫓아냈다(see him off). 말하자면(so to speak) 뽀빠이는 시도 때도 없이(in and out of season) '시금치 도핑'을 해가며 올리브를 독차지하는 부정 경쟁(unfair competition) 행위를 한 셈이다.

원글: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20/202002200001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