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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종의 차이나 별곡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13] 자연적이라며 조작에 능한 중국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 소장
입력 2018.07.20. 03:12

옆으로 눈이 튀어나와 출목금(出目金) 또는 툭눈이라고 하는 붕어, 눈이 위로 향해 있는 정천안(頂天眼), 머리 쪽에 혹을 돌출시켜 사자 모습을 한 금붕어(일명 오란다)…. 귀에 익지는 않지만 모두 이상하게 생긴 관상용 금붕어를 가리키는 이름들이다.

이런 금붕어들의 원산지는 북송(北宋) 때의 중국이다.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하고자 비늘을 떼거나 바늘로 찌르는 '유전자 변형'의 기술을 거쳐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16세기에는 일본, 18세기 이후에는 유럽으로 번져 세계의 상품으로 자리 잡은 '메이드 인 차이나'다.

여성의 전족(纏足)도 눈길을 끈다. 어렸을 적의 여성 발을 헝겊으로 동여매 일정한 크기로 묶어 두는 일이다. '세 치 금쪽같은 연꽃(三寸金蓮)'이라는 형용이 유행할 정도로 1000년 이상 이어졌던 전통이다.

전족을 한 여성들은 한 걸음에 세 번 몸이 흔들리는(一步三搖) 자태를 지녔고, 중국 남성들은 여성의 고통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 모습을 즐겼다. 남성의 손바닥 위에 올라설 수 있을 만큼의 작은 발을 지닌 여성이 인기를 얻었다고 하니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남성이되 남성이지 않은 사람들, 내시(內侍)도 있다. 중국에서는 태감(太監)이라는 명칭이 더 일반적이다. 지금으로부터 3000여 년 전인 은()나라 때 관련 기록이 등장한다. 면면히 이어진 중국 왕조사에서 특히 강력한 권력 집단으로 활약했다.

위의 셋은 천연의 상태에 집요한 변형과 조작을 가해 만들어진 중국의 대표적 기형(畸形) 문화 현상들이다. 그런데도 중국의 관념세계는 자연과 사람의 관계를 '천인합일(天人合一)'로 말한다. 사람은 자연에 순응하면서 조화를 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겉만 그렇다. 속은 ‘변형’과 ‘조작’에 더 중점을 두는 흐름이 완연하다. 겉에 내세우는 ‘장식’과 속을 이루는 ‘내용’이 큰 차이를 드러낸다. 중국의 현상을 바라볼 때 종종 착시(錯視)가 생기는 이유이다. 이제 그 착시를 거둘 때다.

원글: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19/201807190298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