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희 기자
입력 2024.06.05. 20:32 업데이트 2024.06.05. 23:34
‘마처 세대’로 불리는 1960년대생 10명 중 9명이 노후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마처 세대란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면서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를 일컫는 신조어다. 아래위 세대를 다 부양하지만 정작 자식들한테 노후 봉양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3명 중 1명은 고독사 걱정도 했다.
▶860만명에 달하는 1960년대생은 전체 인구의 16.4%로, 연령대별 최대 인구다. 71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은퇴에 이어 내년부터는 1960년대생이 차례로 65세 이상이 된다. 이 세대는 거의 절반이 부모에게 상당한 액수의 용돈을 드리고 10명 중 3명은 직접 모시고 산다. 6~7명당 1명은 부모와 자녀를 모두 금전적으로 지원한다. ‘더블 케어’에 이어 스스로를 돌봐야 하는 ‘트리플 케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그러니 ‘60대 취업준비생’도 적지 않다.
▶미국에서는 ‘샌드위치 세대’라는 말이 40여 년 전 등장했다. 직장에서 일에 치이고, 가정에서는 부모도, 자녀도 다 돌봐야 하는 30·40대 여성을 ‘샌드위치 세대’라고 했다. 지금은 40~59세 사이의 중년층 71%가 부모와 자녀의 ‘이중 부양’ 부담을 떠안은 샌드위치 세대로 산다. 약 7600만명의 베이비부머(1944∼1963년생)가 80대에 접어들면서 샌드위치 세대의 어깨가 더 무거워지고 있다. 호주에서는 ‘50대가 아니라 60대가 중년’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자녀들 결혼과 독립은 늦어지고 부모는 더 오래 살면서 50~70세에 속한 인구 집단이 장성한 자녀와 병약해진 노부모를 함께 살핀다. ‘에이지퀘이크(age-quake·인구 지진)’로 불리는 고령화의 충격으로 이중 부양 부담을 진 샌드위치 세대의 연령대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낀 세대 신드롬’은 어느 세대나 느끼는 현상이기도 하다. 요즘 회사에서는 40대가 스스로를 ‘마처 세대’로 여긴다. 위로는 목소리 큰 386세대를 상사로 받들어 모시는 마지막 세대이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20~30대 후배들한테 상사 대접도 못 받는 처음 세대라는 푸념이다.
▶우리나라는 60세 이상이 가진 순자산이 나라 전체의 40%에 육박한다. 60년대생은 높은 학력에,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안정된 직업을 갖고 상당한 자산을 축적한 세대다. 60년대 후반 출생자까지 60대로 들어가면 세대 간 부의 편중도 더 심해질 것이다. 경제가 성장해 자식 세대가 부유해져야만 ‘마처 세대’의 노후 걱정도 덜어질 것이다.
원글: https://www.chosun.com/opinion/manmulsang/2024/06/05/26NYPWG7L5ERJK3DR5E46R75GQ/
일러스트=이철원 ALL: https://ryoojin2.tistory.com/category/일러스트=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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