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영 기자
입력 2025.06.12. 01:15 업데이트 2025.06.12. 10:58
女판사 등 30명 풋살팀 창설
팀명은 'FC 정의구현' 유력
"함께 뛰며 유대감 쌓고 싶어"
“풋살팀 회원을 모집합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최근 풋살팀이 창설됐다. 같은 담 아래 모여 있는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 서울회생법원 구성원들이 두루 참여했다. 판사에서부터 재판연구원, 법원 사무직원, 법원 보안관리직원 등 직종 불문이다. 현재까지 모집한 인원은 30여 명. 이들의 공통점은 일부 간부를 제외하면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다. 여성 풋살 예능 프로그램 콘셉트처럼 법원판 ‘골 때리는 그녀들’이 탄생한 것이다.
풋살팀은 회칙 제정, 코치진과 임원진 구성 등을 마친 단계로, 이달 중순 첫 연습에 돌입한다. 오는 8월 팀 유니폼을 맞추고, 가을쯤 서울남부지법 소속 풋살팀과 시범경기를 펼칠 계획이다. 팀 회장을 맡은 중앙지법의 지은희(42) 판사는 2016년 취미로 축구에 입문했다. 지 판사는 “당시 근무지였던 수원지법에 여성 축구부가 있었는데, 판사로서는 제가 처음 가입했다”며 “그때 사무직 여성 계장님들, 전문위원분들과 공을 찼던 좋은 기억이 남아 서초동에서도 팀을 만들게 됐다”고 했다. 아직 미정이지만, 팀 이름은 ‘FC 정의구현’이 유력 후보라고 한다.
여성 풋살팀 창단에는 법원 내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창단 초기 고등법원장과 수석부장판사 등을 알음알음 찾아가서 협조를 구했는데, 다들 흔쾌히 도움을 줬다고 했다. 지 판사는 “고법원장께선 ‘법원 운동장 놀려서 뭐 하느냐’며 바로 총무과에 전화해서 풋살팀이 운동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줬고, 부장판사들도 ‘용기를 응원한다’며 자문위원을 자청해줬다”고 말했다. 풋살팀의 수석고문위원을 맡은 한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평소 축구도 좋아하고, 최근 몇 달간 법원 안팎으로 논란이 많았는데 법원 구성원들을 통합할 수 있는 좋은 취지라고 생각해 고문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함께 땀 흘리며 유대감을 쌓아 업무 효율을 높여보자는 게 풋살팀의 목표다. 지 판사는 “한 팀이 돼 공을 패스하고 경기를 하면 팀원들과 정말 끈끈해진다”며 “그렇게 되면 다음에 업무적으로 만나게 돼도 훨씬 소통도 잘될 것”이라고 했다.
아직은 요원하지만 이들에겐 꿈이 있다. 언젠가 법원 내 리그가 생겨 서초동 풋살팀이 우승을 거머쥐는 것이다.
원글: https://www.chosun.com/national/court_law/2025/06/12/7CRML2OY7NG5DD6X3ZEJI4A2XU/
일러스트=이철원 ALL: https://ryoojin2.tistory.com/category/일러스트=이철원
'일러스트=이철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혼기에 의료 서비스·건보 이용하자" 돌아오는 老年의 재외동포 (6) | 2025.06.13 |
---|---|
영화관서 폰 보고 떡볶이 먹고… 비매너 관객 '관크' 늘어난 까닭은 (2) | 2025.06.13 |
♥[오세혁의 극적인 순간] '어쩌면 해피엔딩'을 보며 흘렸던 8년 전 눈물 (1) | 2025.06.13 |
[만물상] 사라져가는 여고 (2) | 2025.06.11 |
현역 입대 의대생 4월에만 647명..."역대 최대치" (0) | 2025.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