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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좌

[유창우의 쉬운 사진](39) 노을 잘 찍으려면

 

[유창우의 쉬운 사진](39) 노을 잘 찍으려면
30분 느긋하게 기다리면… 노을의 '정점'을 만난다
 

 

△렌즈(50mm)·셔터스피드(1/200 sec)·조리개(f/2.0)·감도(ISO 100)

 

가을엔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게 된다.
시인 박재삼은 '섭섭하게/ 아주 섭섭하게/ 가을 하늘만 드높이 개었네'라고 노래했다.
너무 드높고 맑아서 우리에겐 너무 아스라이 멀리 있는 하늘처럼 느껴져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가을 하늘은 환한 대낮에 파랗게 펼쳐진 모습도 아름답지만, 화려하게 노을이 번진 모습도 매혹적이다.
높고 맑은 초가을 하늘 위로 누군가 염색물감을 잘못 쏟은 듯 보이는 가을 노을은 유난히 짙고 또 눈부시다.


노을은 아침저녁으로 빛나지만, 바쁜 현대인은 일출 무렵 노을을 찍는 게 쉽지 않다.
노을을 찍고 싶다면, 일과를 마치고 편안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올 무렵에 번지는 저녁노을을 찍는 걸 추천한다.


아침보다 저녁에 사진을 찍으라는 건, 노을은 '오래' 볼수록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노을은 널리 알려진 대로 빛의 파장과 관련이 있다.
태양이 질 때 파장이 짧은 보라색부터 파장이 긴 붉은빛이 시시각각 표정을 달리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보라, 분홍, 진분홍, 노랑, 주홍, 빨강으로 겹겹이 겹치며 끊임없이 변하는 노을의 장관을 충분히 느끼고
그 정점(頂點)을 기록하기 위해선, 적어도 30분 정도는 노을을 지켜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렇게 충분한 시간 여유를 갖기엔 아무래도 아침보단 저녁이 나을 것이다.


노을을 찍을 땐 하늘만 찍는 것보단 지평선과 그 위에 선 건물,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의 모습을 함께 담는 게 더 재밌다.
하늘만 찍으면 원근감과 구성감이 없어 자칫 사진이 밋밋해질 수 있지만,
하늘 아래 풍경과 함께 찍으면 사진에 한층 현실감이 생긴다.


노을을 찍을 땐 사실 대단한 기술이 별로 필요 없다.
똑딱이 카메라라면 자동모드에 맞춰서 찍어도 된다.
렌즈를 골라 찍는다면, 표준 렌즈(50mm) 이하로 하자.
하늘을 넓게 잡을 수 있고, 덕분에 힘 있는 사진을 얻게 된다.


하늘만 찍으면 자칫 사진이 어둡게 나올 수가 있다.
이때 노출을 1/3에서 2/3 스톱 정도 열어주면 도움이 된다.
똑딱이 카메라의 경우엔 대개 노출 조절 버튼이 있다.
플러스마이너스(+-)기호가 쓰인 것인데,
이를 조금씩 플러스 쪽으로 옮겨주면 사진 밝기를 조절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노을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노을이 언제 아름답게 물들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늘 작은 카메라를 휴대하고 다니자.
적어도 "찰칵" 하고 버튼을 누르는 순간만큼은 가을 하늘이 온전히 내 것이 된다.


원문: http://travel.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9/12/201209120185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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