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강좌

[유창우의 쉬운 사진](26) 연인 사진,틀을 벗어나보자

 

[유창우의 쉬운 사진](26) 연인 사진,틀을 벗어나보자
속삭이듯 아련히… 분위기를 잡아내라

 

△렌즈 50㎜·셔터스피드 1/160sec·조리개 f/5.6·감도 ISO400

 

오래전 어떤 가수는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라"고 노래했다.
제법 일리가 있는 말 같다.
너무 선명한 펜보단 지울 수도 있는 연필이 사랑을 써내려 가기엔 더 적합하다는 얘기인데, 사진도 비슷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찍을 땐 선명하고 또렷한 추억의 기록보단 조금쯤 아련한 느낌의 사진이 더 어울린다.
정면에 세워놓고 찍는 것보단 조용히 옆에서 뒷모습이나 옆모습을 '찰칵' 담는 게 때론 더 자연스럽다는 말이다.
연필로 가만히 써내려 가듯이.


일단은 '말을 걸 듯이, 속삭이듯이' 사진을 찍어 보자.
사랑하는 사람이 찍어준 사진이 특별한 건 연인만이 아는 모습을 사진을 통해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은 연인이 아니고선 잡아낼 수 없다.


연인의 모습을 찍을 땐 뻔한 사진의 틀을 벗어나 보라고 권하고 싶다.
기왕이면 대화를 하면서 찍는 게 좋겠다.
대단한 얘기를 할 필요는 없다.
"어, 지금 아주 예쁘다." "머리칼 좀 넘겨봐. 응 그게 낫다."
이런 대수롭지 않은 말만 해도 사진 찍히는 사람의 표정은 미세하게 달라진다.
두 번째로 기억해야 할 것, '때론 분위기를 찍어라'.
꼭 앞모습만 찍을 필요는 없다.
뒷모습에도 표정이 있다.
함께 데이트를 나간 상대방이 활기차게 걸을 때 그 걸음걸이를 유심히 봐뒀다가 찍어도 좋은 사진이 나온다.
중요한 건 그 몸동작이 '그 사람다워 보일 때' 찍는 것이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까치발을 들고 서서 먼 곳을 바라보는 사진을 찍는 게 어울릴 것이다.
가끔은 역광을 이용해서 찍어도 괜찮다.
그렇게 선(線)으로만 남은 연인의 모습은 또렷한 사진보다 때론 더욱 아름답게 기억된다.


일부분만 찍어도 멋진 사진이 된다.
데이트하러 나온 그녀의 구두가 그날따라 무척 예쁘다면 찰칵 찍어두자.
손을 유심히 보는 것도 재미있다.
가방 끈을 쥐고 있는 손, 찻잔을 잡는 손, 꽃을 만지는 손….
손은 때론 얼굴이나 몸동작보다도 더 많은 것을 말하니 말이다.
함께 있을 때의 두근거리는 마음이 손동작에 비친다면 그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보자.
그 손가락만 봐도 추억이 떠오르는 예쁜 사진이 나올 것이다.


원문: http://travel.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2/15/2012021501786.html

 

[유창우의 쉬운 사진] 요약(전체): 이곳을 클릭

 

내겐 너무 쉬운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