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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55] Concentrate on the people

류진창의 영어공부 M055

입력 2018.02.03 03:13



"일주일간 우리 터미널에 상주하면서 자유롭게 관찰해 책을 써주세요. 고언(苦言)도 좋습니다."

영국 히스로 공항 5번 터미널 경영자가 유명 작가 알랭 드 보통에게 한 제안입니다.

그는 보통의 눈과 가슴을 통해 승객과 직원을 관찰하고 싶었던 것이겠지요.

보통이 '사람 관찰'에 집중해 지은 책은 '공항에서 일주일을(A Week at the Airport)'입니다.

 

 

책엔 '수줍음 타는 동물(shy animal)'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부끄러움을 잘 타 집 안에만 있으려 하는 동물입니다.

보통은 인간의 '독창적 생각'을 이 동물로 은유한 것입니다.

우리가 낯선 곳을 여행하면 이 동물도 새로운 세상이 궁금해 밖에 나오려 한다는 게 작가의 통찰이지요.

공항 경영자는 보통의 글에서 그만의 '독창적 생각'도 엿보고 싶었을 것입니다.

이 동물이 훨훨 날고 껑충껑충 뛰어놀게 할 여행지 중 하나는 영화 속 세계입니다.

그곳을 여행하며 우리는 영감을 얻고 상상력과 통찰력을 키웁니다.

최고경영자들이 영화를 즐겨 보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보통에게 집필을 청한 경영자도

어쩌면 스티븐 스필버그의 '터미널(The Terminal·사진)'을 봤을 것만 같습니다.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은 주인공 빅토르의 입국을 거부합니다.

미국에 오는 사이 그의 나라에서 쿠데타가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비자가 효력을 잃어 출국도 못하는 그는 터미널 안에서 살아갑니다.

아홉 달 후 극적으로 입국 허가를 받기까지 그는 좌절하지 않습니다.

'국제 노숙자'인데도 어디서나 환영받습니다.

그의 호기심과 누구든 진심을 다해 대하는 인간미 덕분입니다.

규정만을 앞세운 공항은 빅토르의 참신한 의견을 접수해 승객의 불편을 살피고 직원의 불만을 경청합니다.

히스로 공항 경영자가 이 영화를 봤다면 그가 제일 공감한 대사는 이것일 겁니다.

'사람을 위하는 혁신에 집중하세요(Concentrate on the people).'

빅토르를 가족처럼 아낀 근로자들은 대단원에서 뜨거운 박수로 그를 떠나보냅니다.

출처 : 조선닷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02/201802020249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