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 기자
입력 2019.04.24 03:09
가성비냐, 친환경이냐… 그것이 문제라면? 하이브리드카 추천합니다
중견기업에 다니는 김모(49) 부장은 최근 10여년 탄 차를 바꾸려고 1년째 고민 중이다. 예산은 3000만~4000만원으로 중형급 이상 세단을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마땅한 차를 찾지 못했다. 그는 "디젤차는 퇴출되는 분위기라 가솔린차를 보는데, 가솔린차도 결국 친환경차 시대가 오면 중고차 값이 떨어질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전기차는 충전이 불편하고, 멀리도 못 갈 것 같다"고 했고, "연비가 좋다는 하이브리드카는 가솔린차보다 비싸 망설여진다"고 했다. 김 부장처럼 친환경성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둘 다 따지다가 고민에 빠져 있는 이들을 위해 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했다.
◇답은 하이브리드… 3년이면 본전 뽑아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아야 하는데, 지자체들이 대부분 연초에 신청받아 지급 대상 선정을 끝냈다"며 "올해 내로 구매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출시된 전기차 중 주행거리가 가장 긴 차는 현대 코나EV로 408㎞를 간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아슬아슬하게 가는 거리다. 수소차인 현대 넥쏘는 주행거리가 609㎞다. 그러나 충전소가 부족해 부지런하지 않으면 도전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가솔린이냐, 하이브리드냐의 결정이 남는다. 한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연간 주행거리에 따라 다르겠지만, 3~5년 이상 탈 생각이라면 하이브리드카를 타는 것이 이득"이라며 "연료비 절감뿐 아니라 혼잡통행료·공영주차장 요금을 감면받을 수 있고, 친환경이어서 기분도 좋다"고 말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그랜저 2.4L 가솔린에 비해 차값이 340만~385만원 정도 비싸다. 연비는 가솔린 차량이 11.2㎞/L, 하이브리드가 16.2㎞/L로 하이브리드가 45% 뛰어나다. 휘발유값 1500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결과, 한 달에 약 2390㎞(하루 평균 80㎞) 주행할 경우 3년 만에 약 36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한 달 1120㎞(하루 평균 37㎞) 운전한다면 본전(360만원)을 찾는 데 6년이 걸린다. 유가가 오른다면, 본전 찾는 기간은 더 단축된다.
하이브리드카의 중고차 가격이 낮다는 우려도 과거 얘기다. SK엔카닷컴 관계자는 "요즘 하이브리드카는 배터리를 포함한 주요 부품에 대해 대부분 10년 보증을 해주기 때문에(내연기관차는 평균 5년) 중고차 값 차이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SK엔카닷컴에 따르면, 지난주 2016년식 그랜저 하이브리드 프리미엄 차의 잔가율(신차 가격 대비 중고차값)은 65.7%로, 같은 급 가솔린차(62%)보다 오히려 높았다. 케이카 관계자는 "중고차 값은 철저히 수요·공급 원칙에 따라 결정되는데, 하이브리드카는 매물 자체는 적은데 이 차를 선호하는 젊은 층은 늘고 있어 나오는 즉시 팔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떤 차? 연비 20㎞/L 쏘나타 기다려볼 만
그렇다면 어떤 하이브리드카를 살까. "무조건 신차가 좋다"는 소비자라면, 올 7월 출시되는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기다려볼 만하다.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 문을 열고 시동도 걸 수 있는 디지털 키와 내장형 블랙박스뿐 아니라 태양광 지붕(솔라 루프)을 현대차가 최초로 적용한 신차로 연비가 L당 20㎞에 달한다. 가격은 신형 쏘나타(2346만~3289만원)보다 200만~300만원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그랜저와 K7 하이브리드도 올 하반기 연식 변경 모델이 나온다.
"조금이라도 더 싼 게 좋다"는 소비자라면, 곧 단종되는 LF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저렴하다. 자동차 거래를 중개하는 직카에 따르면, 이 차는 최근 재고 소진을 위한 파격 할인이 진행 중이다. 11월 이전 생산분은 6%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기아차는 K5와 K7 하이브리드카를 각각 50만원, 70만원 기본 할인해주고 있다. 두 차 모두 1월 생산분은 100만원 추가 할인이 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사고 싶은데, 할인이 별로 없어 불만이라면 K7 하이브리드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K7은 그랜저와 크기·성능이 거의 비슷하고, 디자인도 물리지 않는 차다.
수입차 중에선 도요타의 캠리 하이브리드와 혼다의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인기가 많다. 도요타는 2.5L 엔진에 공인 연비 16.7㎞/L인 캠리 하이브리드 XLE를 4220만원에 판매한다. 지난 1월에는 선루프·내비게이션 등 옵션을 빼고 연비를 0.8 ㎞/L 높인 LE 모델을 3740만원에 국내에 내놨다. 지난해 신형으로 나온 혼다 어코드 2 .0 하이브리드 투어링 모델은 이달 약 200만원 할인(지역별 상이)된 4270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공인 연비 18.9㎞/L에, 혼다만의 지능형 주행보조·사고예방 기술인 '혼다 센싱'이 장착돼 있다. 가격을 좀 더 지불할 의사가 있다면, 작년 말 신형이 나온 도요타의 아발론 하이브리드(4660만원)와 렉서스 ES 300h(5710만원)도 좋은 선택지다.
조선닷컴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23/20190423035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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