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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가슴으로 읽는 동시] 통당토동당

이준관 아동문학가

입력 2016.09.28 03:01

통당토동당

조롱조롱
붉은 대추
막대기로 내리쳤더니

앞마당에 통당
강아지 밥그릇에 토동당
담장 너머로 통당
수챗구멍으로 토동당

너도 먹고
나도 먹고
통당토동당

주미경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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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항상 그렇듯 '익어가는 소리'와 '익어가는 빛깔'로 찾아온다. 밤과 대추가 익어 떨어지는 소리, 노랗게 익은 벼 이삭이 바람에 술렁거리는 소리. 그리고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와 노랗게 익어가는 은행. 익어가는 소리와 빛깔이 있어 가을은 눈이 즐겁고 귀가 즐겁다.

이 동시를 읽으면 어릴 적 장대로 대추를 따던 추억이 눈에 선하 다. 대추가 익을 무렵이면 "바람아 바람아 불어라, 대추야 대추야 떨어져라" 하며 부르던 노랫소리도 귀에 쟁쟁하다. 대추가 여기저기 '통당토동당' 떨어지는 경쾌한 소리에서 가을의 소리와 넉넉한 가을의 인심을 느낄 수 있다. 어디 대추뿐이랴. 가을에는 밤도, 도토리도 '너도 먹고 나도 먹으라'고 길가에도, 다람쥐 집에도 '통당토동당' 떨어진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9/27/201609270328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