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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가슴으로 읽는 동시] 언니와 동생

이준관 아동문학가 

입력 2016.09.07 03:07

 

언니와 동생

열 살 된 언니가
세 살 된 동생 업고
산길 따라간다.

언니는 동생 좋으라고
달막달막
동생은 언니 좋으라고
까르까르

엄마가 일하는 남새밭
깔끄막길 오르는데

동생은 언니 등에
찰-싹
언니는 동생 엉덩이
바-짝

최종득(1973~ )

 

최종덕

 

집집마다 아이들이 서너 명은 되었던 시절 언니는 동생을 돌보아야 했다. 집안일과 농사일에 바쁜 엄마를 대신해 언니는 어린 동생을 업고 다녔다. 어린 동생 돌보느라 친구들과 제대로 놀지도 못했지만 언니는 엄마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언니는 동생 좋으라고 엉덩이를 '달막달막'해 주고, 동생은 언니 좋 으라고 '까르까르' 웃어주는 오붓한 모습이 참으로 정겨운 동시다.

요즘은 저출산 사회가 되면서 자녀를 한 명만 두는 가정이 늘었다. 그래서인지 '언니, 동생'이라는 말도 낯설어졌다. 왁자지껄한 아이들 소리로 해가 뜨고 지던 동네 골목길이 새삼 그리운 것은 비단 나뿐일까. 요즘은 놀이터에서도 아이들 보기가 어려워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9/06/201609060337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