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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영 News English

[윤희영의 News English] “자신을 케네디라고 여기는 김정은”

윤희영 에디터
입력 2020.04.28 03:14 | 수정 2020.04.28 07:14

 

김정은이 자신을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으로 여기면서 부인인 리설주를 케네디의 부인 재키처럼 다듬어가려 했다는(groom his wife to be Jackie) 설이 제기됐다.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요원이었던 정 H 박은 곧 발간될 ‘전직 CIA 요원의 북한 수수께끼 젊은 독재자에 대한 통찰(A Former CIA Officer’s Insights into North Korea’s Enigmatic Young Dictator)’이라는 저서에서 김정은은 진실과 동떨어진 ‘대체 현실’을 건설하려(construct an ‘alternate reality’ from the truth)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정은은 자신이 케네디의 젊은 시절을 살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비교 자체가 어불성설이지만(do not hold water), 케네디라고 자처하며(fancy himself as Kennedy), 리설주 역시 완벽한 매너와 세련된 의상(impeccable manners and fashionable wardrobe)의 재키에 버금가게 가꾸려 했다. '퍼스트레이디'에 어울리게끔 보이게 해서(look the part of First Lady) '걸어다니는 광고판'으로 만들었다(make her a 'walking advertisement').

김은 수십 차례 피의 숙청을 단행하면서(carry out dozens of bloody purges) 권력층 자리다툼의 속성을 너무나 잘 알게 됐다(be only too aware of their jockeying for position). 그런 와중에 리설주를 눈에 띄게 내세운 것은 권력 승계에 대한 도전자들을 막아내기 위한 의도적 시도였을 수 있다.

김은 수십만 명이 정치범 수용소와 강제 노동 수용소에 갇혀 있는(be locked in gulags and labor camps) 현실과는 딴판인 모습을 내보이려 했다. 놀이공원과 호화 리조트를 지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억압과 궁핍에서 관심을 돌리려(distract from the repression and the poverty) 했다.

김은 이를 꿈으로 포장하고, 자신을 그 꿈의 창조자, 리설주는 그 꿈의 얼굴로 내세우려 했다. 김일성 때는 화장과 드레스를 금지하고(rail against make-up and dresses), 작업할 때 외에는 바지 입는 것도 엄단했는데, 손자며느리인 리설주가 감히 몸매를 살린 스커트(fitted skirt)에 발가락이 보이는 구두를 신고(wear peep toe pumps) 과거 관행을 깨트리는 파격적 일탈(striking departure from past practices)을 선보인 배경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2018년 방북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김에게 "담배를 끊으라"고 조언해 분위기가 싸늘해졌다고 한다. 그런데 리설주가 손뼉을 치며(clap her hands) "항상 부탁하는데 말을 안 들어준다"고 하자 즉시 긴장감이 풀어졌다고(defuse the tension) 한다. 이 일화는 리설주가 잔혹함, 굶주림, 궁핍을 가려주는(mask the brutality, starvation and deprivation)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김정은은 이런 리설주를 자신의 권력을 지탱해주는 또 다른 요소, 케네디를 자처하는 자신에게 걸맞은 '북한판 재키'로 여기고 있다."

원글: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27/202004270463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