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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좌

[유창우의 쉬운 사진](60) 휴가철 사진찍기

 

[유창우의 쉬운 사진](60) 휴가철 사진찍기
터는 빠르게 몸은 편하게… 딱 30분만 찍고 놀아라

 

지루한 장마가 끝났다. 본격 휴가철이다.
벌써 산이며 들이며 바다에 인파가 넘실대기 시작했다.
'초성수기'라는 말은 바로 이럴 때 쓰는가 보다.


휴가철에 사람들이 찍는 사진은 정해져 있게 마련이다.
다름 아닌 가족이나 친구 사진이다.
삼삼오오 모여 함께 쉬고 놀고 즐기다 보면 그 장면을 카메라에도 담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사진을 찍을 땐 쉬는 것을 '중단'하고 사진만 찍으려는 경우를 종종 본다.
긴장을 풀고 느긋이 누워 있다가도, 카메라가 오면 다들 '헤쳐 모여' 자세로 변한다.
카메라를 보고 갑자기 허리를 곧추세운다.
얼굴을 똑바로 세우고 카메라를 본다.
미안하지만, 여름 휴가철 가족사진만큼은 이렇게 찍지 말라고 꼭 말하고 싶다.

 

△셔터스피드 1/640sec 조리개 f/2 렌즈 85mm ISO 200.


여름 휴가철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실 '어떻게 찍을까'보단 '어디에서 찍을까'다.
장소가 사람의 자세를 바꾸게 마련이니까.
기왕이면 주변 환경에 어지러운 것이 없고, 눈이 싱그러워지는 빛깔이 가득한 공간이면 좋겠다.
바다나 산, 들과 언덕 같은 장소가 최적일 것이다.


도착한 곳에선 일단 논다.
누워서 뒹굴어도 좋고 마구 뛰어다녀도 좋다.
카메라를 굳이 보라고 할 필요가 없다.
찍는 사람도 같이 놀면서 그 장면을 찰칵찰칵 찍으면 그만이다.
옆모습, 뒷모습, 가릴 것 없이 편하게 찍는다.
이때 한 가지 넌지시 더 알려준다면 장소가 기왕이면 '너무' 넓은 곳보단 '적당히' 넓은 곳이면 좋겠다.
동선이 너무 크면 사진 찍기가 쉽지 않다. 피사체가 어디로 움직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찍는 대상이 아이라면, 너무 넓은 수영장이나 바닷가보다 아담한 뜰이나 언덕,
작은 유아용 풀에서 찍는 게 찍는 입장에선 덜 힘들다.


꼭 기억해야 할 마지막 팁. 너무 오래 찍지는 말자.
개인적으론 여름에 사진을 찍을 땐 웬만하면 30분을 넘기지 말 것을 권한다.
오래 찍으면 찍는 사람도 지치고, 찍히는 사람도 힘들다.
사진은 즐거우라고 찍는 것이다.
사진 때문에 힘들거나 느긋한 휴가 기분을 망칠 필요는 없다.
적당히 놀면서 편하게 찍을수록 결과물도 여름 사진답게 나온다.


설렁설렁 찍으려면 사진기 반응 속도만큼은 빨라야 한다.
그래야 대충대충 찍어도 찰나를 잘 잡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셔터스피드만큼은 빠르게 설정해놓는 게 편하겠다.
정리하자면 '몸은 편하게, 사진기는 빠르게'.
여름 휴가철 가족사진을 잘 찍는 비결은 이것이다.
너무 단순하다고?
정답이란 원래 단순한 법이다.


원문: http://travel.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8/07/2013080702244.html

 

[유창우의 쉬운 사진] 요약(전체): 이곳을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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