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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인구 밀집한 양천·노원·송파 등 “파출소 어디 있지”

지구대·파출소 몰린 곳은 종로·중구·용산 등 구도심
신지인 기자
입력 2023.08.24. 03:00

서울시 내 지구대·파출소의 인력 배치가 구별로 최대 4배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23일 나타났다. 지구대·파출소 인력은 시민들의 치안과 관련된다. 하지만 구도심인 종로·중구 일대에 편중됐고, 주거 지역인 양천·노원 등에서는 인력이 부족했다.

본지가 이날 서울경찰청에서 입수한 지역별 지구대·파출소 인원 자료에 따르면, 경찰 1인당 담당해야 할 주민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양천구로 1230명이었다. 노원구가 1216명, 송파구가 1211명이었으며 이번에 칼부림 사건과 성폭행·살인 사건이 발생한 관악구는 1053명이었다.

그래픽=이철원

경찰 한 명당 주민 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종로구로 289명이었다. 종로구 인구는 올해 기준 14만명가량이지만, 지구대·파출소 근무 경찰은 485명이었다. 중구 역시 경찰 1인당 주민 수가 297명이었고, 용산구는 594명이었다.

구도심 지역에 지구대·파출소 인력이 많고 주거 지역이 적은 것은 경찰이 옛 인원 배정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기본 정원은 서울청에서 정하고, 지역 경찰서장이 수시로 배분한다”며 “특정 구뿐만 아니라 서울 내 지구대·파출소가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어 정해진 인력 정원을 못 채운 곳이 많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종로의 경우 기존 청와대 경비나 광화문광장의 집회 시위와 같은 특수 상황 때문에 지구대 파출소 개수가 많은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범죄가 생활 밀착형으로 변하는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최근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범죄는 번화가나 공원 등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데 경찰은 엉뚱한 곳을 순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도심 지역의 집회·시위는 주로 경찰 기동대가 담당한다”며 “종로 등 도심지의 치안 수요는 줄어들고 있는데 경력 재배치는 빠르게 반영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원글: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3/08/24/ZWMJ74I6DBHQVBPG7WGSCPPGN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