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킹형 ETF 등에 돈 몰려
김승현 기자 최아리 기자
입력 2024.08.13. 00:50
최근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인공지능(AI) 거품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이에 따라 국내 증시의 변동성도 높아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피난처를 찾고 있다. ‘파킹형(단기 자금) 상장지수펀드(ETF: Exchange Traded Fund)’나 ‘파킹 통장(수시 입출식 통장)’ 등 단기 투자처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파킹형 ETF는 차를 잠시 주차했다가 빼는 것처럼 하루 단위로 수익률이 계산돼 언제든 넣고 뺄 수 있는 단기 투자형 상품을 가리키고, 파킹 통장은 수시로 자금을 넣고 찾을 수 있는 예금 통장을 가리킨다. 동시에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면서 주식과 상관관계가 낮은 금 ETF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의 출렁임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 투자처에 대한 선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파킹형 ETF, 자금 유입 상위권
12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2~9일) 파킹형 ETF인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의 순자금 유입액은 1930억원으로 국내 ETF 중 3위였다. 이 ETF는 양도성예금증서(CD: negotiable Certificate of Deposit)와 같은 초단기 채권 금리를 하루 단위로 계산해 복리로 적용한다. 증시 변동과 무관하게 하루만 예치해도 추종 금리의 하루 치만큼의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금융 상품이다.
기업어음(CP: commercial paper)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 금융 상품들로 구성된 머니마켓 액티브 ETF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2~9일 ‘KODEX 머니마켓액티브’에는 600억원의 순자산이 유입됐다. 이 ETF는 코스피가 8.77% 급락한 다음 날인 지난 6일 상장했는데, 상장하자마자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순자산 유입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히어로즈 머니마켓 액티브’와 ‘RISE 머니마켓 액티브’에도 각각 378억원, 326억원쯤의 순자산이 유입됐다.
◇안전 자산 금 ETF도 인기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에 투자하는 금 ETF에도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렸다. 지난 2~9일 한국투자자산운용의 ‘ACE KRX금현물’에는 232억원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이 ETF는 지난 5일 기준 순자산 총액도 상장 이후 처음으로 3000억원을 넘었고, 거래량은 지난달 하루 평균 21만좌에서 이달 하루 평균 51만좌로 2배 넘게 증가했다.
금은 주식과 가격 상관관계가 낮아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때 수요가 높아진다. 실제 코스피 지수가 역대 최대 하락 폭으로 떨어졌던 지난 5일 당일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금 1㎏ 현물의 거래 대금은 36억238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3월 이후 2년 5개월 만의 최대치였고, 역대 4번째로 많은 거래 대금이었다. 최근 국제 금값 상승세가 주춤하기는 하지만, 일각에선 “향후 미국의 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경우 실물 자산인 금 가격이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저축은행들, 파킹통장 금리 올려
주식 시장의 출렁임이 강화되면서 파킹형 ETF뿐 아니라 대기 자금을 넣어둘 수 있는 ‘파킹통장’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들은 파킹통장의 예금 금리를 은행권 정기예금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최근 파킹통장인 ‘사이다입출금 통장’의 금리를 최종 잔액 1억원 이하 기준 연 2.9%에서 연 3.2%로 인상했다. SBI 저축은행이 파킹통장 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현재 5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3~3.4% 수준인데, 수시로 찾을 수 있는 파킹통장의 금리가 불과 0.1~0.2%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는 것이다. 금융회사는 통상 장기로 묶어 둘 수 있는 자금에 훨씬 더 높은 금리를 주고 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파킹통장들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의 파킹통장인 ‘OK짠테크 통장’은 잔액 50만원 이하에 대해서는 금리를 연 7%, 잔액 1억원까지는 연 3.3%의 금리를 제공한다. JT저축은행과 애큐온저축은행의 파킹통장도 각각 연 3.7%, 연 3.6%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원글: https://www.chosun.com/economy/money/2024/08/13/Y3UQUKKEKZCDPILYQTZ6THII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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