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완 기자
입력 2025.11.04. 00:55 업데이트 2025.11.04. 11:10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 등 속도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대선 공약인 ‘코스피 5000’ 달성을 위해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증시 부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등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불었지만, 연일 고공 행진하는 코스피는 이를 상쇄하는 ‘호재(好材)’라는 판단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여당이 ‘5000피(5000+코스피)’ 약속으로 1400만 개미 투자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은 이번 주부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 포함된 것으로, 핵심은 고배당 기업의 주주에 대해 배당세를 낮춰주는 것이다.
원래 배당·이자 등 금융 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을 경우, 최고 세율 45%의 종합과세 대상이다. 그러나 기업의 배당 성향이 높거나 상승하고 있을 경우, 그 회사 주주의 배당금에 대해 최고 세율을 35%로 낮춰주겠다는 것이다. 주주의 세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기업의 배당 유인을 증가시키므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당 내 일부 의원들은 정부안보다 ‘더 센’ 배당세 혜택을 주장하고 있다. 기재위 소속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고배당 기업의 배당액에 부과하는 최고 세율을 25%까지 떨어뜨리는 법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기자 간담회에서 “(배당 분리과세는) 주식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자본 시장에선 이를 두고 “대통령이 파격적인 세율 완화를 여당에 주문한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이미 두 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으로 주가 부양을 유도했다. 지난 7월엔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1차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8월엔 대규모 상장사의 이사 선임에서 소액 주주에 유리한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는 2차 개정안을 국민의힘 반대에도 밀어붙였다. 재계는 1·2차 개정안 모두 반대했지만, 민주당은 개미 투자자가 원하고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이유로 강행했다. 실제 코스피는 상승세를 탔고 지난달 사상 최초로 4000선을 돌파했다. 3일에도 4200선을 돌파했다.
민주당은 연내에 또 다른 증시 부양책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자사주는 기업이 사들인 자기 회사 주식인데, 이를 소각하면 발행 주식 수가 줄어 통상 1주당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그런데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를 일정한 조건 하에 강제 소각하는 내용의 ‘3차 상법 개정안’도 조만간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1·2차 상법 개정에 이어,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자사주 의무 소각’까지 입법하면 올해 총 4차례에 걸친 ‘코스피 부양 입법 세트’을 완성하게 되는 셈”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부동산 민심 악화에다가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받은 국정감사까지 악재가 많았지만 코스피 상승으로 40%대 지지율을 유지 중이다. 여권 관계자는 “코스피가 떠받들고 있는 정권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이건 코스피가 떨어지면 문제가 커진다는 말인데 그래서 민주당이 부양책을 계속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코스피 5000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 임기 내에 코스피가 5000을 넘을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45%로, 그렇지 않다는 응답률(29%)보다 16%p 많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민주당이 작년 말 세법 개정 때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법안에 대해 “부자 감세”라며 반대했다는 점을 들어, 민주당이 지지율 유지를 위해 앞뒤가 다른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도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증시 부양책에 대해서 찬성 입장이다. 앞서 지난 9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종합과세 대상자의 배당소득을 최고 25%의 세율로 분리과세하고, 연 2000만원 이하의 배당소득에 대해서도 세율을 9%까지 낮추는 방안을 밝혔다.
원글: https://www.chosun.com/politics/politics_general/2025/11/04/3KRZBRGENBAU5BLWUD4SYYCEIQ/
일러스트=이철원 ALL: https://ryoojin2.tistory.com/category/일러스트=이철원
'일러스트=이철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오세혁의 극적인 순간] 진짜 대화는 말하는 게 아니라 기다리는 것이다 (0) | 2025.11.07 |
|---|---|
| [만물상] 팔란티어의 고졸 채용 (0) | 2025.11.07 |
| [장강명의 근미래의 풍경] 딥페이크 시대, '인간 배우'만이 할 수 있는 연기는? (0) | 2025.11.07 |
| [만물상] 경주의 재발견 (0) | 2025.11.07 |
| [수교 50주년 특별 기고] 불확실한 시대, '백지장도 맞들듯' 한국·싱가포르 동반자 관계를 굳건히 (0) | 2025.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