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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좌

[유창우의 쉬운 사진](65) 인물사진 찍기

 

[유창우의 쉬운 사진](65) 인물사진 찍기
아이 찍을 땐… 실컷 놀게 내버려둬라
 

 

△렌즈 50㎜, 셔터스피드 1/64 sec, 조리개 f/2.0, 감도 800


사진을 잘 찍는다는 건 어떤 걸까.
카메라라고 하는 기계를 제법 잘 다룬다는 뜻일 수도 있고,
빛이 피사체가 부딪혀 빚어내는 장면을 기가 막히게 잘 잡는다는 뜻일 수도 있다.
요즘엔 여기에 포토샵을 잘하는 것도 일종의 '잘 찍는' 기술에 포함될 때가 있는 것 같다.


세 가지 다 맞는 말이다.
이번에 난 여기에 하나를 추가해보고 싶다.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 '환경'을 찾는 것도 능력이라고 말이다.
무슨 얘기일까.
사진이 잘 나올 수 있는 상황은 여러 가지다.


가령 누군가가 환하게 웃는 사진이 필요하다면, 웃겨야 한다.
그것도 자연스럽게, 정말 배 속 깊은 곳에서 웃음이 나오도록.
그걸 잘하는 것도 사진 찍는 사람의 능력이다.
아이가 귀엽게 노는 모습을 찍고 싶다면, 일단 마음껏 실컷 놀아줘야 한다.
억지로 모자나 리본을 씌우고 "여기 봐봐"를 계속 외친다고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사진이 잘 나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도 결국 사진을 잘 찍는 기술의 일부라는 얘기다.


아이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일단 아이가 즐겁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집 안 가득 장난감과 책을 늘어놓고 아이를 온종일 풀어놓았다.
웬만하면 "만지지 마라", "거긴 가지 마라" 같은 잔소리를 하지 않고 그저 지켜봤다.
녀석은 혼자 이것저것 만지고 뒤집어보고 꺼내보고 놀더니,
급기야 내 방에서 카메라처럼 보이는 사진용 복사기를 낑낑거리고 끌고 나왔다.
굳이 제지하지 않고 내버려두고 지켜봤다.
녀석은 그 앞에서 "여기 봐봐, 사진"이라고 말하더니 마치 사진을 찍는 것처럼 자세를 잡았다.
내가 카메라를 든 것도 그때였다.
억지로 연출해선 얻을 수 없는 자연스럽고 또 이야기가 있는 사진이 그렇게 한 장 나왔다.


어떤 카메라를 쓰느냐, 어떤 빛에서 찍느냐, 어떤 모드로 촬영하느냐는 결국 부수적 문제에 불과할 수 있다.
때론 이렇게 '어떤 환경을 만들어놓느냐'가 더 중요하다.


환경을 만들어 놓았다면, 늘 찍을 준비를 하고 있으면 그만이다.
카메라 전원은 웬만하면 켜둔다.
배터리를 아끼겠다는 생각은 버리자.
촬영 모드는 언제든지 셔터만 누르면 노출과 초점이 맞도록 '자동'으로 설정해놓으면 더 편하다.


만약 인물 위주 사진을 원한다면 렌즈는 표준 렌즈(50㎜) 이상의 망원 렌즈를 끼워놓을 것을 권한다.
인물 스냅 사진은 보통 순식간에 찍어야 하는데,
이때 산만한 배경 처리를 고민할 것 없이 인물의 표정에만 집중하면 더 편하기 때문이다.


실내에서 촬영한다면 웬만하면 실내등을 켜놓거나 커튼을 활짝 열어 실내가 최대한 밝게 유지되도록 힘쓴다.
카메라는 웬만하면 손 닿는 곳에 둔다.
온종일 목에 걸고 있는 것도 괜찮다.
비싸고 무거운 카메라보단, 늘 가까이 있는 카메라가 진짜 '효자' 노릇을 한다.

원문: http://travel.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2/11/2013121102737.html

 

[유창우의 쉬운 사진] 요약(전체): 이곳을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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