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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41] You're both going to paint

류진창의 영어공부 M041

입력 2017.10.28 03:02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Art is long, life is short).'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의 말입니다.

그가 후학에게 가르친 원문에서 'art'는 본디 '기술'입니다.

'훌륭한 의사가 되기 위해 전문 지식을 쌓으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인생은 짧으니 열심히 기술을 연마하라'는 뜻이고요.

'예술은 사기(詐欺)다.' 백남준의 말입니다.

미술가 강익중은 '사기'를 '史記'라고도 풀이합니다.

백남준은 '현재의 역사를 기록하는 게 예술'이라는 뜻으로도 그 말을 했다는 게 강익중의 설명입니다.

 

 

'빅 아이즈(Big Eyes·사진)'의 무대는 1960년대 미국.

프랑스 유학파 화가 월터 킨은 풍경화만 그립니다.

딸이 하나 딸린 이혼녀 마거릿과 재혼한 후로는 '눈 큰 아이' 그림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왜 아이들 눈이 다 크나요?" 수집가들이 묻자 월터가 대답합니다.

 "눈은 영혼의 창이거든요(Eyes are the window to the soul).

버림받고 굶주려 희망을 잃은 아이의 영혼을 담은 창입니다."

월터는 대성공합니다. 앤디 워홀도 언론도 작품을 호평합니다.

월터는 희대의 가짜 화가입니다. 프랑스 유학파도 아닙니다.

수많은 대작(代作) 풍경화와 아내의 '눈 큰 아이' 그림에 자기 이름을 넣어 화가로 행세한 자입니다.

재혼하기 전 무척 가난했던 마거릿은 여성이 화가로 대우받기 어려웠던 시대에 활동해야 한 불운,

그리고 이혼 여성에게 가해진 사회적 편견과 불이익에 맞서 딸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월터에게 경제권을 맡겼고요. 남편이 작품을 속여 파는 걸 묵인하면서까지….

마거릿은 도둑이 더 이상 도둑질을 못 하게 막고 자기 정체성을 찾으려고 세상 밖으로 나옵니다.

대단원에서 판사는 둘에게 창의적 명령을 내립니다.

 "각자 그림을 그려 증명하시오(You're both going to paint)."

이 실화 영화는 사기 치는 기술(art of deception)로

예술을 팔아먹은 사기꾼(con artist)의 민낯을 까발리는 사기(史記)입니다.

출처 : 조선닷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27/201710270325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