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창의 영어공부 M049
입력 : 2017.12.23 03:03
'하루를 즐겁게 시작하고 싶다면, 아침에 눈떴을 때,
오늘 하루에 적어도 한 사람에게 한 가지라도 기쁨을 줄 수 없을까를 생각하라.'
니체의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에 있는 글입니다.
'오베라는 남자(A Man Called Ove·사진)'의 주인공 오베는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니체의 가르침대로 산 게 확실해 보입니다. 안타깝게도 6개월 전까지는….
오베는 오늘도 혼잣말합니다.
"여보, 곧 만나." 이 약속을 지키려면 그가 죽어야 합니다.
'그녀 이전에 나 없었고 그녀가 없으면 나도 없다'고 말할 만큼 사랑한 아내와 사별했거든요.
그가 반년 넘게 이웃과 담쌓은 배경이고요.
오베는 올가미로, 엽총으로, 가스로 계속 자살을 기도합니다. 결과는 번번이 실패입니다.
결정적 순간마다 때마침 이웃이 와 방해한 것입니다.
"난방기 좀 고쳐줘요. 사다리 좀 빌려줘요. 차 운전 좀 가르쳐줘요." 그는 불평하면서도 돕습니다.
'꽁꽁 닫아놓은 마음'보다 숨 막히는 감옥은 없겠지요.
그런 감옥에 갇혀 사는 오베를 꺼내주려고 이웃집 주부가 다가가 살갑게 말을 붙입니다.
"산 사람은 살아야죠(Live while you're living)."
암으로 죽은 아내에 대한 아픈 기억을 불러낼까 봐 두려워 누구도 집에 안 들인 그가 차츰 마음을 열까요?
진정한 호의는 완벽하게 준비됐을 때 문을 열어 손님을 맞는 게 아니라
덜 준비됐어도 마음의 문을 열어 맞는 것임을 그는 배워갑니다.
영화를 보며 도로시 파커의 시 '다시 시작하라(Resume)'를 떠올렸습니다.
'면도날은 아프고/ 강에 빠지면 축축하고/ 산(酸)은 얼룩을 남기고/ 약물은 경련을 일으킨다./
총은 불법이고/ 올가미는 풀리며/ 가스는 냄새가 고약하다/
그러니 차라리 사는 게 낫다(You might as well live).'
마침내 우리는 오베가 시의 끝 행대로, 니체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겠지요?
그의 사연에 귀 기울이고 그와 슬픔을 함께 나누려는 이웃이 있기에….
출처 : 조선닷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22/20171222026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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