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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47] Don't run for cover

류진창의 영어공부 M047

입력 : 2017.12.09 03:03



영국 성공회 대주교 테리 웨이트는 1987년부터 1763일간 고립됩니다.

서방 인질 석방을 위해 레바논에 갔다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억류된 것입니다.

그의 인품에 반한 걸까요, 감시원이 호의를 베풉니다.

 "책을 넣어줄까요?" 의사소통이 안 되자 테리는 펭귄을 그려줍니다.

그때부터 그는 펭귄출판사 책들을 받게 됩니다.

그의 일화를 알린 글이 '죄수와 펭귄출판사(The Prisoner and the Penguin)'입니다.

테리는 '전쟁과 평화' '돈키호테' 등을 '내 인생의 책'으로 꼽습니다.

고난을 이겨내도록 그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운 책들의 가치는

미국 사상가·시인 랠프 에머슨의 명구가 잘 밝혀줍니다.

'우리 인생에는 부모, 연인 그리고 가슴을 뜨겁게 하는 추억들과 맞잡이인 책들이 있다

(There are books which rank in our lives with parents and lovers and passionate experiences).'

 

 

'파인딩 포레스터(Finding Forester ·사진)'의 주인공은 고등학생 자말입니다.

작가를 꿈꾸는 자말은 안톤 체호프, 키르케고르, 제임스 조이스 등의 책을 애독합니다.

흥미롭게도 다 펭귄출판사 문고판입니다.

흑인인 자말은 학업 성적이 우수합니다. 그래서 따돌림받습니다. 인종차별의 벽이 그를 에워싼 것입니다.

꿈을 키우며 책에 파묻혀 외롭게 분투할 무렵 그가 아끼는 명작들과 맞잡이가 될 존재가 등장합니다.

백인 노작가 포레스터입니다.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을 지은 샐린저처럼 포레스터는 은둔 작가입니다.

첫 소설로 퓰리처상을 받은 후 빈민가에 숨은 지 40년째입니다.

운명적으로 자말을 만나고서야 삶의 열정에 눈뜬 노작가는 남은 생을 허투루 안 보내겠노라 다짐합니다.

그도 그토록 듣고 싶었던 말일까요, 자말에게 이렇게 충고합니다.

"숨으려 도망치지 마(Don't run for cover)."

'쑥덕거림이나 비판에 주눅 들지 말고 맞서'라는 뜻이지요.

스승과 제자는 가슴속 빗장을 열고 세상 밖으로 나옵니다.

출처 : 조선닷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08/201712080296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