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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59] Why are you so into wine?

류진창의 영어공부 M059

입력 2018.03.10 03:03



'예수님이 물을 포도주로 바꾼 기적을 종교적, 영적 의미에서 서술하시오

(Write about the religious and spiritual meaning in the miracle of Christ turning water into wine).'

약 2세기 전 한 영국 대학생이 받은 시험문제라고 합니다. 그는 두 시간 꼬박 한 줄도 못 쓰고 있다가

감독관이 다가오자 딱 한 문장을 적어 제출합니다.

'물이 주님을 보고 얼굴이 붉어졌다(The water met its Master and blushed).'

학생 이름은 로드 바이런입니다. 이 얼마나 빼어난 은유인지요.

수필가·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불에 잘 타는 땔감(old wood best to burn),

오래된 와인(old wine to drink), 믿음이 두터운 친구(old friends to trust),

연륜 깊은 노작가의 책(old authors to read)을 가리켜

'오래된 것일수록 좋은 것 네 개'라고 예찬했지요.

 

 

'사이드웨이(Sideways·사진)'는

'장작이 타닥거리는 벽난로 곁에서 아껴둔 와인을 맛보며 인생을 논하는 연인의 이야기'입니다.

문학을 가르치는 영어 교사 마일스는 소설가가 꿈입니다.

하지만 출판사마다 그에게 희소식이 오지 않습니다.

창의성을 숙성하고 싶은 그는 캘리포니아 곳곳의 양조장을 순례합니다.

때마침 운명적 여인 마야가 등장합니다.

와인을 벗해 친해지자 남자가 묻습니다. "와인을 왜 그토록 좋아하죠(Why are you so into wine)?"

이 평범한 질문은 그의 인생을 바꿔놓는 매개가 됩니다.

"와인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요.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복잡하고 다채롭게 깊어지다가 절정의 맛에 이르죠.

그 후론 소멸을 향해 시들다가 필연적으로 생을 마감하고요."

마일스의 표정은 무릇 바이런의 답안지를 받아든 감독관만큼이나 놀라움으로 가득합니다.

소설가의 꿈을 잃어가던 그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뮤즈를 바라보며 마일스는 와인처럼 얼굴이 붉어집니다.

출처 : 조선닷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9/201803090260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