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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120] Language is connected to thought

류진창의 영어공부 M120

입력 2019.05.11 03:08



'나의 언어의 한계는 나의 세계의 한계다

(The limits of my language are the limits of my world).'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글입니다.

'언어력을 키울수록 우리의 세계는 더 창의적으로 커진다'는 게 함의(含意)입니다.

언어력을 키우려면 독서력을 키우는 게 필수이겠지요.

거울이 창문이 되게 하는 첩경은 독서력 증진일 테니까요.

나만 보이는 거울이 좁은 시각과 작은 세계를 은유한다면

나뿐 아니라 타인도 보이는 창문은 넓은 시각과 큰 세계를 은유하니까요.

전기영화 '아이리스(Iris·사진)'의 주인공은

영국 현대문학과 지성을 대표하는 작가 아이리스 머독입니다.

영화는 그녀의 일생을 케임브리지 대학원 시절과 노년기로 나눠 플래시백 기법으로 넘나듭니다.

청년기의 자유분방한 사랑과 창작 열정 그리고 비극적 말년에 주목하면서.

 

 

이 작품이 또 하나 주목하는 건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그녀의 견해입니다.

아이리스는 이 두 가지 행위를 통해 언어력을 키우는 게 모두에게 얼마나 위대한 과업인지 설파합니다.

그 위대함의 근원을 그녀는 이렇게 강조합니다.

 "언어는 사고(思考)와 연결돼 있어요(Language is connected to thought)."

인간은 언어 없이는 사고하거나 상상할 수 없다는 뜻이지요.

비트겐슈타인을 연구한 철학박사 아이리스는

철학책 다섯 권과 소설 스물여섯 권을 낼 만큼 평생 창작활동이 왕성했습니다.

아뿔싸, 78세 때 어느 날 남편에게 간절하게 다짐하는군요.

"생각의 흐름과 단어 연결이 안 끊기도록 계속 쓰고 말해야 하겠어."

뇌 속 빛이 한 가닥씩 꺼져가는 걸 알게 된 겁니다.

창문이 서서히 거울이 되게 하는 무서운 질병 치매.

그녀는 2년간 작고 좁은 사고(思考)의 세계에 갇혀 암흑 속 항해를 하다가 1999년 생을 마감합니다.

말년에 치매로 세상을 뜬 문인은 세계적으로 그 사례가 극히 드물다고 하지요.

아이리스 사례를 보며 조심스레 상상해봅니다.

그녀의 방대한 독서량과 언어력이

어쩌면 치매가 그녀에게 더 일찍 오지 못하게 막은 건 아닐까요.

출처 : 조선닷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10/201905100342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