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윤희영 News English

[윤희영의 News English] “트럼프가 둘 다 망치고 있다”

윤희영 에디터
입력 2019.12.12 03:12 | 수정 2019.12.12 06:10

 

‘한 푼 아끼려다 천 냥 잃는다’ ‘기와 한 장 아끼려다 대들보 썩힌다’는 속담(proverb)이 있다. 영어로는 ‘penny wise, pound foolish’라고 표현한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트럼프의 애바른 인색함(penny-pinching)이 대(對)한국 외교를 파멸로 몰아가고, 북한 문제도 망치고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에 이런 격언(adage)을 인용했다.

"트럼프가 '코리아'에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문제는 살인적 독재 정권(murderous dictatorship)인 북쪽 '코리아'가 아니라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인 남쪽 '코리아'에 그러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 지도자와 정상회담을 가진(hold a summit meeting) 미국 최초의 현직 대통령(sitting president), 군사분계선을 넘어가(walk across the military demarcation line) 북한 땅에 첫발을 디딘 현직 대통령이라고 과시하면서 남한에는 방위비 분담금을 다섯 배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자칭 협상의 달인(self-proclaimed whiz in deal-making)이라는 그가 모든 걸 망쳐버리고 있다(screw up).

트럼프의 대북 외교는 아무 성과도 보지 못하고(go nowhere) 있다. 북한은 트럼프의 제안을 깔아뭉개면서(slap down his offer) '이제 더 이상 자랑할 거리를 거저 주지(give him something to boast about for nothing) 않겠다'며 오히려 겁박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 와중에 난데없이(all of a sudden)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다섯 배로 올리라는(quintuple its defense contribution) 아무런 타당성 없고 터무니없는 요구(outrageous demand utterly without justification)를 하고 있다.

한국에는 그러면 안 된다. 2018년 기준 국내 총생산의 2.6%를 국방 예산(defense budget)으로 썼고, 그중 9억2300만달러를 주한 미군 경비로 제공했다. 이와는 별도로 평택에 해외 최대 미군 기지를 조성하는 데 100억달러를 대줬다. 13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무기와 장비를 수입했다. 사드 배치로 중국의 경제 제재를 받아 막대한 경제 손실을 보면서도 홀로 감내해준(withstand the enormous economic damage alone) 나라가 한국이다.

주한 미군의 주요 목적은 미국 안보를 강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산 미 공군 기지가 있기 때문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launch an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몇 초 내에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는 북한을 상대할 때는 보이지 않던 상스러움(boorishness)을 한국에 드러내며 다섯 배 인상(fivefold increase)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과의 동맹은 아시아 내 최대 미국의 기반(bedrock)이다. 갈수록 공격적이고 권위적이 돼가는(become increasingly aggressive and authoritarian) 중국이 호시탐탐 노리는 가운데, 몇 푼 더 쥐어짜 내려다가(squeeze more pennies out of Korea) 한국을 잃게 되면 냉전 시대에 서독을 잃는 것만큼이나(be akin to losing West Germany in the Cold War) 어마어마한 손실을 보게 될 것이다."

원글: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11/201912110371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