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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종의 차이나 별곡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31] 중국의 요즘 ‘아줌마’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 소장
입력 2019.03.29. 03:11

중국뿐 아니다. 가끔씩 세계의 토픽 한가운데 서는 중국 여성들이 있다. 이른바 ‘다마(大媽)’다. 우리식으로 풀면 ‘아줌마’가 적격이다. 조용하며 다소곳한 전통적 중국 여성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2013년 중국 언론 등에 '다마'라는 이름이 오르면서 이제는 세계적인 관찰 대상으로 변했다. 이들의 모습은 우선 중국의 모든 도시 광장에서 볼 수 있다. 큰 소리로 음악을 틀어놓고 전통 무용이나 서양식 댄스로 몸을 단련한다. 때로는 시간을 불문하고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둔 채 춤을 춰서 주변 사람들이 몸서리를 칠 정도다. 이들의 춤은 대마무(大媽舞)라고 적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金門橋) 주변,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 광장 등에도 벌써 진출했다. 1970년대 우리 '복부인'의 역할도 수행한다. 세계의 증시 등락에 일희일비하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가 하면, 중국인 특유의 '황금 사랑' 첨병으로 세계 금 시장의 큰손으로 나선 지 퍽 오래다.

'중국인의 기행(奇行)'이라고 여길 만한 세계 화제 뉴스에도 꼭 등장한다. 화려한 크루즈 여행에서 차려놓은 음식이 금세 동나거나 오스트레일리아 마트에서 갑자기 분유나 다른 식품 등이 대량으로 사라질 때 어김없이 이들 중국의 아줌마가 얼굴을 내민다.

최근에는 장가가 늦어진 아들의 색싯감을 직접 고르려고 길을 오가던 여성 행인을 일일이 탐문하던 중국 여인이 미국 경찰에 붙잡혀 화제에 올랐다. 때로는 중국의 이미지를 크게 해치는 존재라고 비판을 받지만, 처절했던 문화대혁명 등 고난의 시기를 거친 뒤 이제는 좀 살 만해진 중국 여성들의 특별한 모성(母性) 발휘로 이해하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막무가내에 지나칠 정도로 거리낌이 없어 문제다. 도를 넘어서는 행위가 빈발해 세계인들이 눈살을 찌푸린다. 나라의 몸집은 빠르게 커지는데 국민의 수준은 그 뒤를 따르지 못하는, 또 다른 맥락의 국진민퇴(國進民退) 아닌지 잘 살펴야 할 대목이다.

원글: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28/201903280377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