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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종의 차이나 별곡

[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40] 中華에 못 미치는 중국

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 소장
입력 2019.05.31. 03:13

‘중국’은 본래 성벽으로 싸인 타운을 지칭했던 단어다. 처음에는 국중(國中)으로 적었다. 한자 국()에는 네모가 두 개 있다. 안의 네모는 작은 성(), 밖의 네모는 더 큰 성인 곽()이다. 성을 두 개나 두를 정도면 옛사람들 생활 수준으로 따질 때 아주 큰 정치적 주체다. 따라서 ‘국중’은 주()나라 천자(天子)가 있는 도성이라는 뜻이다. 그러다가 차츰 ‘중국’으로 적었다. 중국의 옛 명칭은 다양하다. 북부 중국의 일부를 점유했던 주나라는 적현(赤縣)으로도 불렀다. 빨강을 숭상하는 전통 때문이다. 전역을 아홉으로 나눴다고 해서 얻은 이름은 구주(九州)다.

인도가 중국을 불렀던 호칭 중 하나는 치니(Chini)다. 여기서 나온 명칭이 지나(支那)다. 중국 전역을 최초로 통일했던 진()나라를 가리키면서 나온 이름이다. 캐세이(Cathay)는 거란(契丹)이 다스릴 당시의 중국 이름이다. 화하(華夏)는 중국인들이 자랑스레 쓰는 표현이다. 화()는 본래 꽃을 가리켰으나 나중에 '아름다움' '훌륭함'의 의미를 더 얻었다. 그 뒤에다가 전설상 왕조 하()를 덧댔다. 이후 중국인들은 자신을 아예 중화(中華)라고 적는다. 하지만 주변을 오랑캐[]로 치부했다. 중화주의(中華主義)의 화이(華夷) 관념이다. 지나친 자기중심적 논리다.

그럼에도 중화주의는 가치적 지향이 있었다. 보편적 도덕 원리를 토대로 삼았다는 점이다. 현대의 중국은 그 점에서 조금 다르다. 자국 이익이 핵심이다. ‘가치(value)’를 ‘이익(profit)’으로 대체한 느낌이다. 그래서 중국이 ‘중화’를 거론할 때면 퍽 어색하다. 요즘 중국에 위기감이 아주 높아졌다. 미국이 거세게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식 표현으로 하자면 병림성하(兵臨城下)다. 적군이 성 아래까지 당도했다는 얘기다. 그 대응이 궁금해진다.

원글: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30/201905300380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