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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주인이 담배 피우면 반려견 암 발병률 6배

美 퍼듀대 연구진 3년 추적 연구
김효인 기자
입력 2024.03.05. 04:18

일러스트=이철원


흡연하는 주인과 함께 사는 반려견이 그러지 않는 가정에서 사는 반려견에 비해 암 발병률이 6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퍼듀대학교 연구진은 스코티시테리어종 개 120마리를 3년 이상 관찰·분석한 결과 간접흡연의 영향이 반려동물에게서도 나타났다고 국제 학술지 ‘수의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스코티시테리어종은 유전적으로 방광암 발병률이 다른 견종에 비해 20배가량 높고 주인과 같은 환경을 공유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개와 사람 모두에게서 발생하는 암에 대해 비교 연구할 때 많이 활용된다. 이번 연구를 이끈 데버라 넵 수의사는 “만약 일반적인 개를 대상으로 실험했다면 종에 따른 편차 등을 고려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개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진은 120마리 스코티시테리어 참여견의 주인들이 정기적으로 개의 건강에 대한 설문조사에 참여하도록 하면서 참여견들의 소변을 검사해 개들이 담배에 노출되었는지 추적 조사했다.

연구 결과 3년간 32마리의 개에게서 방광암이 발병했는데, 이 중 7마리가 흡연자와 함께 사는 개였다. 흡연자와 함께 사는 스코티시테리어가 그러지 않는 스코티시테리어보다 암에 걸릴 확률이 6배 높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추산한 결과 흡연자와 함께 사는 개는 3년간의 연구 기간 동안 10년간 하루 한 갑의 담배를 직접 피우는 것과 같은 흡연량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흡연이 반려견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2021년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람이 피우는 담배 연기를 마시는 것뿐 아니라 흡연 후 털이나 주인의 피부에 남은 잔류 물질도 반려동물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퍼듀대 연구팀은 “반려견의 건강을 위해 집 밖에서 흡연하고, 반려견과 밀착해 활동할 때는 담배 피울 때 입었던 옷을 입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스코티시테리어
데버라 넵 수의사

원글: https://www.chosun.com/economy/science/2024/03/05/4EPPARZX65HV5BP5BSABDAOVQ4/
일러스트=이철원 ALL: https://ryoojin2.tistory.com/category/일러스트=이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