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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박성민의 정치 포커스] 김문수·이준석 동시 상승세… 오늘 밤 TV토론 최대 분수령

박성민 정치컨설턴트
입력 2025.05.23. 00:02 업데이트 2025.05.23. 15:09

‘6·3 조기 대선’ 사전 투표가 1주일도 남지 않았다. 대세론을 구축한 이재명 후보는 이대로 승리할 수 있을까. 승패를 바꿀 막판 변수는 없을까.

나는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칼럼 ‘국민의힘은 3不 전략 알고 있나’에서 세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 (...)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원하는 대선 모델이 2007년이고, 국민의힘이 원하는 모델이 1997년 ‘DJP 연합’이나 2002년 후보 단일화 모델이라면 개혁신당 이준석이 원하는 건 ‘2024년 모델’이다. 이건 작년 총선 때 이준석의 ‘동탄 승리’ 전략을 말한다. (...) 국민의힘 후보 경선이 양자로 좁혀지는 29일 이후 여론 흐름이 ①2007년 ②2002년 ③2024년 모델 중에 어느 쪽으로 방향이 잡힐지 결정될 것이다. 현 시점에서 가능성은 ①65% ②25% ③10% 정도로 보인다.”

일러스트=이철원


국민의힘 후보가 김문수로 확정된 후인 5월 8일 문화일보 ‘Deep Read’에 기고한 칼럼 <‘단일화 늪’에 빠진 국민의힘... 성급한 ‘한덕수 차출론’으로 자해 행위>에서 세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①75% ②15% ③10%로 수정했다. “ (...) 경선 전부터 터져 나온 성급한 ‘한덕수 차출설’이 사태의 출발이다. 당 지도부가 경선판을 흔드는 차출설을 잠재우기는커녕 오히려 조장하는 듯한 행태를 보임으로써 가장 강력한 후보였던 오세훈 카드를 포함해 중도 확장성 있는 후보들이 ‘올 킬’됐다. (...) 김문수를 대선 후보로 뽑은 후 한덕수와 단일화를 한다는 구상이 현실화된 순간 이준석과의 단일화는 물 건너갔다. 윤석열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탄핵을 반대하는 세력이 주도하는 김문수·한덕수 단일화에 이준석이 참여할 가능성은 사실상 0%에 수렴한다. (...) ”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후 일주일 동안 ‘단일화 늪’에 빠졌던 김문수가 당원들이 던져준 구명줄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국민의힘 후보로 등록한 11일부터 1차 TV 토론이 있었던 18일까지 일주일은 ‘김문수의 시간’이었다. 김문수는 반격을 위한 반전이 필요했다. 후보 등록 후 세 후보의 1차 목표 지지율은 ①이재명 48% ②김문수 37% ③이준석 10%였다.

이재명의 48%는 (모름·무응답을 빼고 다시 계산하면 50%를 넘는) 대선 승리 ‘매직 넘버’다. 지난주 목요일 전국지표조사(NBS)에서 49%, 다음 날 갤럽 조사에서는 51%였다. 이재명 후보는 이미 이 구간에 진입했다. 김문수의 37%는 이재명과 격차를 10% 이내로 줄이면서 양자 구도를 구축해 7~8% 나오는 이준석의 지지율을 5% 쪽으로 누르면서 반격을 시작할 수 있는 지지율이다. 그러나 NBS 조사에서 27%, 갤럽 조사에서 29%였다. 윤석열 탈당은 시기를 놓쳤고, 1차 TV 토론에서는 반격의 모멘텀을 찾지 못했다.

이준석의 목표 10%는 ‘사표 심리’가 봉인 해제됐다는 의미다. ‘김문수로는 이재명을 이길 수 없겠구나’ 하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동탄 모델’이 발화하는 지점이다. NBS 조사에서는 7%, 갤럽 조사에서는 8%로 역시 10%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주까지 여론조사 지표는 2007년 모델로 이재명이 쉽게 이기는 흐름이었다. 승리 가능성이 90%를 넘는 듯 보였다.

18일 1차 TV 토론 이후 이재명의 견고한 지지율에 미세한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 갤럽 조사에서 51%까지 올라갔던 지지율은 이번 주에는 하락 추세다. 22일 전국지표조사(NBS) 결과는 이재명 46%, 김문수 32%, 이준석 10%다. 갤럽 조사는 이재명 46%, 김문수 34%, 이준석 11%다. 이재명은 하락하고 김문수·이준석은 동시 상승하는 흐름이다.

김문수 지지율 상승은 보수층 결집으로 어느 정도 예측됐지만 이재명 후보 지지율 하락 이유는 아직 분명치 않다. 일시적 이완일 수도 있다. 사라진 윤석열이 ‘부정선거’ 주장 영화 관람으로 재등장했으므로 다시 결집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몇 가지 변수가 생긴 것만은 분명하다.

첫째 변수는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다. 이재명 입장에서는 왼쪽 차선에 갑자기 신경 쓰이는 차가 나타난 격이다. 1차 TV 토론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권영국이 2차·3차 토론에서도 선전한다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2022년 대선에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얻은 표 2.37%가 0.73%p 패배에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하는 이재명으로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절박한’ 민주노동당 후보는 곤혹스러운 존재다.

둘째 변수는 TV 토론이다. ‘호텔 경제학’ ‘커피 원가 120원’ 논란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이재명 후보는 2차·3차 TV 토론에 부담을 갖게 됐다.

셋째 변수는 민주당의 강경 노선이다. 대법원 파기환송 이후 법원을 향한 거센 공세는 26일 열리는 전국법관대표회의 안건이 법원의 독립성과 공정성으로 정해지는 반발을 불러왔다. 법원의 반발은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입법·행정부를 장악한 민주당이 사법부마저 통제하는 세상이 올 거라는 중도층의 우려를 다시 자극했다.

역전을 꿈꾸는 김문수 후보는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먼’ 형국이다. 지지율은 오르지 않는데 이준석과 단일화하기도 난망하다. 김문수는 2017년 안철수 포지션처럼 캠페인이 어렵다. 당시 문재인·홍준표·심상정·유승민은 캠페인이 쉬웠다. 자기 정체성을 지키면서 지지층에게만 호소하면 됐다.

반면 안철수는 대구에서 광주까지, 보수에서 진보까지 다 끌어들여야 하는 어려운 캠페인을 소화해야 했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이준석·권영국의 전략과 캠페인은 상대적으로 쉽다. 김문수는 2017년 안철수보다 훨씬 어렵다. 윤석열·전광훈·자유통일당 세력부터 한동훈·안철수·홍준표까지 다 아우르고 이준석까지 끌어안아야 하는데 ‘미션 임파서블’이다.

이준석의 동탄 모델 전제는 단일화를 통한 양자 구도보다는 3자 구도가 이재명을 막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전략 구상이다. 이재명을 막으려면 비상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한 후보가 나서야 하는데 국민의힘은 오세훈·한동훈·안철수 카드를 스스로 버리고 탄핵을 반대한 김문수를 후보로 뽑는 순간 골리앗(이재명) 앞에서 벌벌 떠는 이스라엘군이 되었으므로 다윗(이준석)이 나서야 이길 수 있다는 서사다.

김문수로는 이길 수 없고 이준석만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전략적 표심 15%가 김문수에서 이준석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게 이준석 캠프의 희망이다. 지지율이 높아진 이준석 후보를 보면, 이재명 후보에 기울었던 중도 유권자들이 힘을 보탤 가능성도 생긴다.

동탄모델은 ‘압도적 의석으로 모든 권력을 장악한 이재명 정부’와 ‘단 두 석이지만 강력한 견제를 내세우는 이준석 정부’ 중 어떤 선택이 더 나은 정권 교체인지를 묻는다. 이재명 지지율을 40% 아래로 끌어내리려는 이 전략의 성패는 오늘 밤 열리는 2차 TV 토론에서 갈릴 전망이다.

원글: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5/05/23/MAGWABHHFBE67PNWRLA5QTJG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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