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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경찰 25시] 성매매 업소 잡으려 '단골 마일리지' 쌓는 경찰

강지은 기자 김도균 기자
입력 2025.11.11. 00:46 업데이트 2025.11.11. 10:39

이용 기록 있는 손님만 받아
수사관 잠입 점점 어려워져

서울의 한 경찰서 소속 성매매 단속 전담 경찰관인 A 경사는 지난 5월 불법 성매매 업소를 찾았다. 그는 업소를 찾았을 때 경찰 신분을 숨겼다. 일종의 ‘고객 마일리지(방문 기록)’를 쌓기 위해서였다. 업소들이 최근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이용 내역’이 있는 손님만 받으려 하기 때문이다. A 경사는 얼굴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관할 지역이 아닌 곳에 있는 업소를 찾았다. 그는 “15분만 자리에 있다가 ‘몸이 안 좋다’며 밖으로 나왔다”며 “한 휴대폰으로 업소를 여러 번 방문한 흔적을 만들어야 (성매매 단속을 위해) 내부에 잠입이 가능하다”고 했다.

성매매 업소들의 경찰 단속 회피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하면서 경찰들도 머리를 짜내고 있다. 업소들은 통상 단속이 들이닥쳤을 때 도망갈 수 있는 비밀 통로를 만들거나 여러 겹으로 싸인 밀실을 만들어 경찰 단속을 피해 왔다. 그러나 요즘엔 경찰로 의심되는 사람의 휴대전화 번호를 ‘경찰’ ‘수사관’ 등으로 표시한 뒤 이를 다른 업소들과 앱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이 단속에 앞서 업장 구조나 시간대별 이용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업소를 위장 방문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일러스트=이철원


지난 6월 밤 9시쯤 서울 강남구의 한 남성 전용 목욕탕에 경찰 5명이 들이닥쳤다. 사우나 뒤편 밀실에서 불법 마사지 등 성매매 영업을 하는 곳이었다. “김 반장님! 이쪽으로 오세요.” 손님으로 위장해 미리 업장에 들어가 있던 경찰 3명이 사우나의 닫힌 문을 열자 10평 남짓한 공간에 ‘비밀의 방’ 5개가 나왔다.

경찰은 업주 B씨를 성매매 알선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사전 답사’를 통해 미리 이런 비밀 공간을 파악해 뒀다. 경찰 관계자는 “이 업소도 워낙 비밀리에 운영해, 노출되지 않은 전화번호를 통해 여러 번 ‘이용 실적’을 쌓은 뒤에야 겨우 접근할 수 있었다”고 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023년 3월부터 약 2년간 성매매 업소 이용 남성들의 개인 정보를 수집해 공유하는 앱을 운영한 일당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6월 구속 송치했다. 해당 앱에는 고객 업소 이력과 평판, 취향, 단속 경찰 여부 등 연락처 400만개(?)가 저장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당은 성매매 업주들에게 수집한 정보를 판매해 범죄 수익금 약 46억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원글: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5/11/11/2VF2WOLUQVHPTKXRSKQMT5KLGU/
일러스트=이철원 ALL: https://ryoojin2.tistory.com/category/일러스트=이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