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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표현·맞춤법 사라졌다…진화한 러시아의 美선거 개입 공작 워싱턴 D.C.=노석조 기자·조지타운대 방문연구원 입력 2024.11.04. 16:37 업데이트 2024.11.04. 17:07 [노석조의 외설(ExTalk)] 러시아는 트럼프, 이란은 해리스 당선 원해 특정 경합주·인종 이슈 맞춤형 공작·한국 선거도 위험 선거도 '안보'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 중앙정보국과 연방수사국이 외세의 선거 개입 정황을 공개하며 유권자에게 속지말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미 정보 당국은 미국의 선거에 개입하는 주요 세력은 러시아, 이란, 그리고 중국이라고 세 나라의 이름을 공개 지목했습니다. 이들 나라가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건 지난 2016년 미 대선 때도 미 정보 수사 당국의 조사로 드러나 논란이 됐습니다. 불법 선거 개입을 시도하는 나라의 특..
[만물상] "남편 몰래 투표하라" 김광일 기자 입력 2024.11.03. 20:59 업데이트 2024.11.04. 01:03 작년에 조사했더니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결혼을 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8%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정치 성향이 다르면 친구·지인과 술자리도 못한다’가 33%,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함께 못한다’가 무려 71%였다. 올해 더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호전되진 않았을 것이다. 사회가 통합도는 하락하고, 갈등은 심화되는 추세인데, 부부도 이 갈등의 골에 휩싸이곤 한다. ▶여성 커뮤니티에는 구구절절 사연이 많다. 남편은 윤 대통령 지지, 아내는 야당 대표 지지, 혹은 반대가 된 사연들이다. ‘정치 얘기는 하지 않는다, 매번 싸움으로 끝난 뒤 터득했다’는 글이 눈에 띈다. ‘한 이불 덮고..
[박원순의 도시의 정원사] "정원과 서재가 있다면, 전부를 가진 겁니다" 박원순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국립세종수목원 전시원실장 입력 2024.11.01. 00:02 업데이트 2024.11.01. 00:16 고대부터 정원은 낭만 넘치는 시·소설 무대 버넷은 '시크릿 가든'에서 치유와 회복, 셰익스피어는 정원에서 초자연 세계를 연결 회전 작업실에서 종일 정원 바라본 버나드 쇼 '죽란시사' 모임서 계절마다 꽃 즐긴 정약용 정원과 스토리들은 삶의 가치 일깨워주는 명약 정원은 현실에서 맞닥트리는 온갖 감정을 들여다보고 성찰하며 정화시킬 수 있는 공간이다. 다양한 식물의 모양과 색깔, 질감이 날씨와 계절에 따라 시시각각 변해가는 모습은 우리 안에 무수히 피어오르는 섬세한 감정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평소에는 감춰져 있어 잘 살피지 못한 마음과 기억들을 정원의 식물들에게 투영하면서 하나하..
[만물상] 러시아식 벌금 2간루블 강경희 기자 입력 2024.10.31. 20:33 업데이트 2024.11.01. 00:14 러시아가 미국 IT 기업 구글에 부과한 벌금 누적액이 2간(澗)루블, 달러로 환산하면 200구(溝)달러에 달한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1구는 10의 32제곱, 1간은 10의 36제곱이다. 1조(兆)가 10의 12제곱, 1경(京)이 10의 16제곱이니 1구는 1경의 1경배다. 지난해 전 세계 GDP가 105조달러이니 ‘벌금 200구달러’는 세계 GDP의 10의 20제곱 배가 넘는다. ▶구글이 러시아 친정부 매체의 유튜브 채널을 차단하자 러시아 법원은 그 매체의 유튜브 채널을 복원하라고 판결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매일 10만루블(약 142만원)씩 벌금을 내라고 했다. 벌금을 즉각 안 내면 2배씩 늘어나도록 해 이런..
日 직장인들, 1999년 이래 임금 인상 최고치라지만 [WEEKLY BIZ] [파워넘버] 일본 기업 평균 임금 4.1% 올라...다만 고물가로 실질임금 상승의 발목 잡아 조성호 기자 입력 2024.10.31. 16:24  4.1: 일본 기업의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이 4.1%로 1999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이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금액으로 치면 평균 임금 인상액은 1만1961엔(약 10만8000원)으로 전년 인상액보다 2524엔 많았다. 지난해 임금 인상률은 3.2%로 올해보다 0.9%포인트 낮았다. 일본의 임금 인상률은 후생노동성이 조사해 발표한다. 올해도 지난 7~8월 직원 100명 이상 기업 1783곳을 조사했다. 일본의 임금 인상은 고물가와 맞물린 현상으로 분석된다. 최근 발표된 일본의 9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고시낭인' 서울대 졸업생들, 어쩌다 딥페이크 중범죄자 됐나 박강현 기자 박정훈 기자 입력 2024.10.31. 00:55 업데이트 2024.10.31. 06:48 '딥페이크' 서울대 졸업생 징역 10년 동문 사진 합성해 음란물 제작 유포 서울대 여성 동문들의 사진을 합성해 음란물을 만들어 텔레그램으로 유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서울대 딥페이크’ 사건의 주범 박모(40)씨와 공범 강모(31)씨가 30일 1심에서 징역 10년과 징역 4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박준석)는 “박씨와 강씨는 피해자들이 자신들을 선의로 대했는데도, 마치 사냥감을 선택하듯이 골라 장기간에 걸쳐 성적으로 모욕하며 인격을 말살했다”며 “엄정히 처벌해 법과 도덕을 무시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리고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씨와 강씨는 모두 서울대 ..
♥[일사일언] 무리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이재국·방송작가 입력 2024.10.31. 00:35 올여름 드라마를 한 편 썼다. TV에서 하는 미니시리즈가 아니라 요즘 유행하는 숏폼 드라마였다. 내가 쓴 숏폼 드라마는 편당 2분 내외로 50부작이었다. 편한 마음으로 집필을 시작했다가 올여름을 다 바칠 정도로 고생했지만 그래도 다행히 대본이 잘 나와서 마음은 뿌듯했다. 오랜만에 밤새도록 작업해 봤고,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밤새도록 글쓰는 건 못하겠다는 체념도 해봤다. 그렇게 원고를 끝내고 친한 형과 술 한잔 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 형이 내 얼굴을 보더니 “왜 이렇게 피곤해 보여?” 하고 물었다. 나는 “요즘 드라마 쓰느라 밤을 좀 새웠더니 피곤하네요” 하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그 형이 “피로를 이기는 게 프로야!”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툭하..
[임명묵의 90년대생 시선] 윤수일에서 로제까지… K아파트를 다시 볼 때다 임명묵 대학원생·'K를 생각한다' 저자 입력 2024.10.30. 23:58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꼽으라고 하면 아마 많은 이들이 ‘아파트 공화국’을 들 것 같다. 이 용어는 프랑스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가 한국의 아파트 문화를 분석한 동명의 저서에서 유래했다. 그는 유럽에서 아파트가 서민 주택, 심지어 우범지구의 상징이 된 반면, 한국에서는 아파트가 중산층의 지위를 보여주는 피라미드형 계층화의 지표가 되었음을 지적한다. 줄레조의 저작이 출간된 이래로 한국의 도시 공간과 사회를 분석하는 많은 지식인들이 이 ‘아파트 공화국’의 폐해를 입을 모아 지적했다. 요컨대 아파트 비판론에 따르면, 아파트 열풍 때문에 한국의 도시 경관은 흉측해졌으며, 아파트에서의 생활이 공동체를 해체했고, 사..
[만물상] 폴크스바겐이 어쩌다 김홍수 논설위원 입력 2024.10.30. 20:53 업데이트 2024.10.31. 00:22 1929년 세계 대공황이 1차 세계대전 패전국 독일 경제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 40%가 실업자가 됐다. 갓 집권한 아돌프 히틀러가 실업자 구제와 경기 진작책으로 자동차 전용 도로망 건설을 발표했다. 세계 최초의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 ‘라이히스 아우토반’(Reichsautobahn·제국 자동차 도로)은 독일 경제 부흥의 밑거름 역할을 했다. ▶히틀러는 “자동차가 귀족들의 독점물이 되어선 안 된다”면서 ‘국민차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했다. 천재 자동차 공학자 페르디난트 포르셰 박사를 불러 1000마르크 아래 가격으로 네 사람이 탈 수 있고, 100㎞ 이상 속도를 내며, 기름 1리터로 12㎞ 이상 달리는 ‘폴..
억대 연봉 받는 50대 직장인... 장사하면 얼마나 벌까 이경은 기자 입력 2024.10.30. 11:21 업데이트 2024.10.30. 14:35 통계로 살펴본 직장인·자영업자 소득 '순수익 제로' 각오 필요한 장사의 세계 [왕개미연구소] “40대 후반 직장인인데 17년 근무해서 돈도 꽤 모았습니다. 내 가게 하는 게 로망이어서 창업을 준비 중인데 괜찮을까요?” “남 밑에서 일하는 건 그만하고 싶어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 버는 50대를 맞이하고 싶은데,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인가요?” 예비 창업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단골 질문들이다. 월급의 굴레, 유리지갑 신세에서 벗어나려는 예비 창업자들은 먼저 모험에 나선 인생 선배들에게 지혜를 구한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다양하다. “일한 만큼 벌어가니까 좋다”면서 자유와 성취감이 매력..
[5분 명상] 감정 통제가 안 될 때 숨 한 번 '6초의 기적'… 관계 추돌사고 막아요 성소은 '반려명상' 저자 입력 2024.10.30. 00:34 지난번에는 운전을 명상했어요. 가야 할 곳, 가야 할 이유, 가는 법을 아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어서 운전 명상을 이어가 보려 합니다. 오늘은 가다 서는 것, 정지(停止)입니다. 도로 위에 수많은 자동차가 제 갈 길을 탈 없이 갈 수 있는 것도 촘촘하게 설계된 정지선들 덕분입니다. 서야 할 때 정확하게 그 자리에 서는 것, 우회전도 일단 브레이크를 꾹 밟고 ‘일시 정지’한 후에 진행해야 합니다. 참 좋은 안전장치입니다. 살면서 말이나 행동이 급발진하면서 일으킨 ‘관계추돌사고’나 ‘소통마비상태’를 경험한 적이 없나요? 일상에서 이성으로 조절되지 않는 감정의 오작동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6초의 기적’이라는 방법으로 이 문..
[만물상] '노실버존'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4.10.29. 21:08 업데이트 2024.10.30. 00:16 서울에 사는 50대 회사원이 동네 헬스장 직원의 전화를 받았다. “어머님이 운동하다가 쓰러지셨다”며 “연세가 80을 넘기셨으니 이참에 잘 말씀드려서 헬스장을 그만 나오시게 하라”고 권했다. 너무 야박하다고 생각해 다른 곳을 알아보니 거긴 더했다. 75세부터 헬스장 출입을 막았고, 정 운동하고 싶으면 보호자인 자녀의 동의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65세 이상 이용 금지’라고 써붙인 곳도 있었다. ▶헬스장과 수영장을 중심으로 어르신 고객을 받지 않는 노(no)실버존이 늘고 있다. 운동하다 다치기 십상이어서라고 하지만 노인 회원이 많으면 젊은 손님들이 떨어져 나간다는 이유를 드는 곳도 있다. 젊은이들은 운동하는데 말을..
숙박 가능한 '농촌체류형 쉼터', 사용 기한 12년 제한 철회 농식품부, 농지법 시행령·시행규칙 입법예고 이준우 기자 입력 2024.10.29. 11:15 업데이트 2024.10.29. 13:10 정부가 오는 12월부터 도입되는 ‘농촌 체류형 쉼터’의 사용기한을 최장 12년으로 제한하는 방침을 철회하기로 했다. 정부는 당초 농촌 체류형 쉼터의 사용기한을 ‘기본 3년 이후 3년씩 최대 3회 연장’으로 정했지만 “12년 뒤에 없애야 한다면 누가 자기 재산을 투자해 쉼터를 짓겠냐”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에 정부가 12년 이후에도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통해 ‘안전·기능·미관·환경’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추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지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오는 12월 9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29일 밝혔다. 농촌 ..
'명태균 방지법' 발의… 모든 인터넷 언론사도 사전신고 대상에 포함 여론조사 공정성 대책 추진 이세영 기자 입력 2024.10.29. 00:53 업데이트 2024.10.29. 15:20 지난 4월 총선에서 여론조사 조작 적발 건수가 과거 총선 때보다 증가하고, 명태균씨 논란으로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 대한 대중의 불신이 커지자 대책 마련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선거 여론조사를 심의하는 중앙선관위 산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중앙여심위)는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선거 여론조사 환경 변화와 심의 제도 개선 방안’ 토론회를 연다. 중앙여심위가 지난 6월부터 연구해온 여론조사 개선 방안 6가지에 대해 정당, 학회, 여론조사 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것이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강석봉 여심위 사무국장이 발제를 맡고 김영숙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실장, 김정..
♥[박건형의 닥터 사이언스] 엔비디아 엔지니어가 GPU로 쓴 수학의 새로운 역사 박건형 기자 입력 2024.10.28. 23:55 17세기 수학자가 제안한 메르센 소수, 인터넷으로 지금도 탐색 중 가장 큰 메르센 소수 기록 경신, 초당 한 자리씩 읽으면 475일 걸려 수학자 아닌 엔지니어가 세계 17국 연결한 GPU 수퍼컴 활용해 찾아 신학자 마랭 메르센(1588~1648)은 프랑스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였다. 수학, 물리학, 철학을 넘나들며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메르센은 수도원에 페르마, 데카르트, 갈릴레이 같은 학자를 모아 정기 토론회를 열었다. 이 모임은 파리 과학 아카데미로 발전했다. 메르센은 정보 교류를 위한 책자도 만들었는데 사이언스, 네이처 같은 과학 학술지의 시초가 됐다. 학회와 학술지라는 과학 시스템의 근간을 메르센이 세웠다. 메르센은 소수(素數·prime number..
[르포 대한민국] 언제까지 쌀 사줄 건가… 차라리 '한국형 안남미' 수출로 활로 찾자 최준영·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입력 2024.10.28. 00:37 1인당 쌀소비량 56kg, 30년 전의 절반… 과잉생산에 재고 넘쳐 나농민 눈치보는 정부는 쌀값 떠받치려 막대한 세금 투입하는 악순환 글로벌 쌀소비 증가 겨냥해 동남아 품종 키워 수출하는 전환 필요 가을이 되면 쌀 가격을 올려 달라는 농민 시위와 정부의 대책 발표, 그리고 반발이라는 연례 행사가 반복된다. 이달 쌀 가격은 80kg 기준으로 전년 대비 13.6% 하락한 18만8156원이다. 지난 9월 10일 정부는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해 햅쌀 10만5000t을 사들여 동물 사료용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과잉 공급되는 쌀을 시장에서 격리해 쌀값을 떠받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쌀 가격이 예상보다 더 하락하자 추가로 9만5000t을 더 매입하..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42] 감을 따 내리며 문태준 시인 입력 2024.10.28. 00:29 감을 따 내리며 저렇게 푸른 하늘이 어디에다 가마 걸고 이렇게 붉은 열매를 주저리로 구워 내렸나 아흔 해 이 땅에 살아도 가마터를 나는 몰라. -정완영(1919-2016) 가을 하늘이 푸르다고 이른 까닭은 그만큼 날씨가 맑고 밝기 때문일 테다. 시인은 다른 시에서는 “하루 한 길씩을 높아가는 가을하늘”이라고도 썼다. 감나무에 매달린 감을 따 내리면서 시인은 감의 잘 익은 빛깔에 감탄하며 마치 숯이나 도자기처럼 가마에 넣어 구워 낸 것만 같다고 노래한다. 불을 땔 때의 붉은 빛과 열기가 잘 익은 감의 빛깔과 서로 어울려 멋스러운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세상의 모든 열매를 구워 내는 어마어마한 가마터가 정말이지 어딘가에 있는 것일까. 나이가 들어서도 가마터를 ..
♥[박성희의 커피하우스] 한국 문화 르네상스 300년 주기설을 아십니까 박성희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한국미래학회 회장 입력 2024.10.25. 00:11 600년전 세종은 훈민정음·측우기·관현악 작곡 18세기 정조때도 문예부흥… 수원화성은 세계유산 지금 우리는 임윤찬·한강·봉준호·윤여정 보유국 300년 간격으로 찾아오는 한국의 문화 르네상스 축복에 감사…하지만 정치만 바라보면 한숨나온다 때론 가까운 곳에 명소가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산다. 지난주 방문한 수원 화성이 그랬다. 화성행궁 옆 에어비앤비에 묵게 된 나는 모처럼 수원 화성의 위용을 코앞에서 확인하고 청량한 기운에 흔들리는 갈대숲의 풍광과 성곽 위로 펼쳐지는 불꽃놀이를 즐기며 가을 정취에 흠뻑 빠져들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보러 외국을 가면서도 정작 바로 옆의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이제야 제..
[만물상]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4.10.24. 20:17 업데이트 2024.10.24. 23:58 한국에서 아파트는 1930년 서울에 처음 등장했다. 1970년대 서울 용산에 들어선 한강맨션은 수도꼭지만 틀면 더운물이 쏟아지며 ‘아파트=편리함’이란 인식을 강화했다. 가수 윤수일이 1982년 ‘아파트’를 발표할 때만 해도 전체의 5%에 불과했던 아파트 주거율이 지금은 전체의 절반 이상으로 늘었다. 이러니 아파트를 빼고 한국인의 삶을 설명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문학작품 중에 아파트를 다룬 소설이 유난히 많은 것도 한국적인 현상이다. 최인호의 ‘타인의 방’이나 박완서의 ‘마흔아홉 살’은 대도시 아파트에 사는 한국 중산층의 고독과 위선, 물욕 등을 다룬 작품들이다. 외국인도 한국을 알고 싶다면 ‘똘똘한 한 ..
♥[박찬용의 물건만담] 현실 별 관심없던 저커버그는 왜 손목시계에 빠져든 걸까 마크 저커버그의 초고가 시계 박찬용 아레나 옴므 플러스 피처 디렉터 입력 2024.10.24. 00:10 요즘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서 마크 저커버그의 비싼 손목시계들이 소소한 화제다. 부자의 고가 손목시계는 낯선 일도 아니고 그리 가치 있는 뉴스도 아니다. 다만 마크 저커버그의 손목시계는 다르다. 그는 보통 부자들의 손목시계 컬렉션(이를테면 떼돈을 벌고 금덩어리 롤렉스를 사는 운동선수들)과는 다른 시계 애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는 이른바 MZ 부자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그 인물상이 어떤지는 2010년 작 영화 ‘소셜 네트워크’에 잘 표현되어 있다. 온라인 사회에서 더 편안해하고, 실제 사회에 나타나는 외양에는 별 신경을 안 쓴다. 그를 상징하던 소품이 영화 속 마크 저커버그가 내내 입던 ..
♥[만물상] 上노인 下노인 강경희 기자 입력 2024.10.23. 20:34 법적 노인 연령인 만 65세 이상도 ‘경로당 가는 상노인(上老人)’과 ‘카톡창 여는 하노인(下老人)’으로 활동성의 차이가 크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대한노인회는 현행 65세인 노인 기준 연령을 매년 1년씩 높여서 75세까지 상향하자고 정부에 제안했다. ▶”내가 늙어 머리가 빠지면 넌 여전히 생일 축하 인사와 와인을 보내줄까? 내가 64세가 되어도 여전히 나를 필요로 하고 나를 돌봐줄까?” 비틀스의 1967년 음반에 실린 ‘내가 64세가 되면(When I’m Sixty-Four)’의 한 구절이다.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가 작사·작곡한 이 노래는 영국 남성의 평균수명이 69세, 여성이 75세이던 시절에 지은 곡이다. 몇 년 전 영국의 대학 연구팀이 노화를 ..
"기술도 돈도 없는데 웬 비행기? 모두 반대할 때 30년 후를 생각… 그렇게 T-50 개발 시작" [K방산 신화를 만든 사람들] [2] 'T-50′ 개발 주도한 전영훈 박사 성유진 기자 입력 2024.10.23. 00:55 업데이트 2024.10.23. 07:09 2002년 8월 20일 경남 사천 비행장 활주로. 공군 조광제 중령이 초음속 고등 훈련기 ‘T-50(별칭 골든 이글)’ 조종간을 잡고 하늘로 비상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경영진과 T-50 개발자들은 기체가 무사히 비행을 마치고 다시 눈앞에 나타나길 초조하게 기다렸다. 40분 후, T-50이 사뿐히 땅으로 내려앉자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만세를 불렀다. 1989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을 제안하며 첫발을 내디딘 첫 국산 초음속 고등 훈련기 ‘T-50′이 초도 비행(첫 비행)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초도 비행은 비행기 설계가 제대로 됐..
[최재붕의 디지털 신대륙] 삼성전자 걱정보다 혁신에 저항하는 우리 사회부터 반성을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입력 2024.10.22. 23:58 대만은 '반도체 입문'이 고교 필수… 사실상 전국민에 반도체 교육 혁신지향 사회와 규제지향 사회의 격차… 유럽이 쓴 반성문을 보라 규제는 쇄국의 상징… AI시대, 국민 모두의 세계관 전환이 절실하다 생성형 AI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지금 대만 경제는 신이 났다. 대장 기업인 TSMC가 연일 매출 신기록을 내면서 주가도 신나게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TSMC뿐 아니라 많은 관련 기업들이 동반 상승 중이다. TSMC가 이토록 폭발 성장하게 된 것은 그동안 공들였던 파운드리 분야에서 경쟁 기업인 삼성전자와 큰 격차를 벌리면서 AI 반도체로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주문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심지어 가격을 50%..
[만물상] 정치와 점술 김진명 기자 입력 2024.10.22. 20:34 업데이트 2024.10.22. 23:48 미국의 IT 전문 잡지 ‘와이어드’는 지난 8월 점성술사들이 미국 대선을 이용해 추종자를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이미 트립이란 점성술사는 2020년 X(옛 트위터)에 “토성이 귀환하기 때문에 카멀라 해리스가 2024년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글을 썼다가 해리스가 출마하면서 유명해졌다. 다만 그는 “트럼프가 다음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이런 온라인 정치 점성술사들에 대해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정치적 예언을 해서 유명해진 뒤 고액의 개인 상담을 하는 “수익성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점술과 주술은 고대부터 정치와 연관이 깊었다. 중국 고대의 상(商) 왕조는 소뼈나 거북 딱지를 불..
휴대폰 수거 인권침해 아닌데도... 교사들 "학생들과 입씨름, 어렵다" 인권위 판단에도 학교 현장에선 "수거 쉽지 않다" 오주비 기자 입력 2024.10.22. 00:50 업데이트 2024.10.22. 06:40 대구 한 초등학교는 학생 휴대전화를 따로 걷지 않고 하교 때까지 전원을 끄도록 한다. 하지만 이 학교 김모(46) 교사는 일주일에 2~3번씩 수업 도중 휴대전화 소리를 듣는다. 김 교사는 그때마다 아이들에게 “얼른 전원 끄자”고 말할 뿐, 제대로 껐는지 직접 확인하진 않는다. 학생들이 “왜 내 휴대전화 보시느냐. 인권침해”라고 말할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다. 김 교사는 “애들이 ‘인권침해’라는 말을 달고 사니까 휴대전화를 껐는지 확인하는 정당한 생활 지도도 부담스러워서 못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칙에 따라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수거하는 것은 ‘인권침해..
♥[자작나무 숲] 침묵이 말한다 김진영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교수 입력 2024.10.21. 23:58 여럿이 수다 떨다 대화가 끊겨 어색해지면, 러시아인은 ‘고요 천사 날아갔다’고 한다. 가령 체호프 드라마 속 등장인물이 썰렁한 얘기를 던져 좌중 모두 말을 멈췄을 때, 잠시 후 누군가 “고요 천사 날아갔군” 하는 식이다. 그렇게 해서 다시 대화의 숨통이 트인다. 이때 침묵은 소통을 향한 징검다리다. 19세기 시인 튜체프가 ‘침묵(Silentium)’이란 유명한 시에서 “말해진 생각은 거짓”이라고 썼다. 말해진 생각은 거짓이라는 그 생각을 또 말할 수밖에 없는 자가당착이 좀 우습긴 하나, 이 철학적 시인은 설명한다. “마음이 어찌 말을 하겠는가?/ 남이 나를 어찌 이해하겠는가?/ 내가 왜 사는지 남이 어찌 알겠는가?” 언어는 무력하기 그..
♥[만물상] 가슴 아픈 이름 '영 케어러' 김민철 기자 입력 2024.10.21. 20:28 업데이트 2024.10.22. 00:00 ‘영 케어러(Young Carer)’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병든 부모를 돌보고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젊은이들이다. 젊은이들은 자신의 어려움을 외부에 잘 알리지 않으려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선진국 사회복지 분야에서도 영 케어러라는 개념은 늦게 생겼다. 1980년대 영국에서 그 존재들이 드러나기 시작해 1993년 영국 학자가 개념을 명확히 한 책을 내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국에도 영 케어러가 없을 리 없지만, 그로부터 무려 30년 가까이 지나서야 우리 사회에서 처음으로 영 케어러가 주목받는 사건이 일어났다. 2021년 아픈 50대 아버지를 간병하다 포기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대구 20대 청년 사건이..
퇴근 후 한강 가서 멍... '불멍' 이어 '물멍' 즐기는 MZ [NOW] 김병권 기자 입력 2024.10.21. 00:50 업데이트 2024.10.21. 09:41 서울 송파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33)씨는 퇴근 후 시간이 날 때면 늘 한강 공원을 찾는다. 벤치에 앉아 30분가량 한강을 바라보다 집에 가는 게 취미라고 한다. 박씨는 “아무 생각 없이 한강을 보면 회사에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머릿속에서 말끔히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물멍’이 MZ 세대(1980년대 초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타오르는 장작을 바라보는 소위 ‘불멍’이 MZ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었는데, 요즘은 물을 바라보는 ‘물멍’이 유행하고 있다. 집 근처 강, 산에 가면 누구나 쉽게 물멍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MZ 세대가 물멍에 빠지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
[만물상] 제 국민을 가두는 장벽 배성규 기자 입력 2024.10.11. 20:12 업데이트 2024.10.12. 12:05 인류 최초의 장벽은 4000여년 전 시리아에 세워진 160km 길이 ‘트레 롱 뮈르’다. 돌·모래로 쌓은 장벽으로 흔적만 남아 있다. 이집트의 파라오 아메넴헤트 1세와 바빌로니아의 네부카드네자르 2세는 장벽 건설 전문가였다. 중국 진시황의 만리장성은 길이 2만km로 인류 최대 토목공사라 불렸다. 장벽은 당연히 외적 침입을 막는 방파제였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막아주지는 못했다. ▶21세기 들어 장벽은 불법 이민·난민·테러 방지용으로 바뀌었다. 전 세계 장벽은 10여년 만에 20개에서 70개로 급증했다. 프랑스·오스트리아·헝가리·그리스·터키 등은 난민을 막으려 수백km에 걸쳐 4m 높이 철조망 장벽을 치고 있다. 사우..
국산으로 위장한 중국산 감시카메라 공공기관에 3만대 해킹·정보 유출 등 보안 논란 서유근 기자 서보범 기자 박진성 기자 입력 2024.10.12. 01:00 업데이트 2024.10.12. 07:24 경찰이 전국 경찰 관서에서 해킹 위협에 취약한 중국산 감시 카메라 667대를 교체하기로 한 가운데, 공공과 민간을 막론하고 우후죽순처럼 설치되는 중국산 감시 카메라 관리가 부실하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최근 3년 새 국내산으로 위장한 중국산 감시 카메라가 군과 경찰은 물론 전국 지자체 79곳, 도로·철도·항만 등 기간시설을 관리하는 공기업, 국책연구기관 등에 약 3만대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영국·호주 등 주요 국가는 정부 기관 등에서 중국산 카메라를 철거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감시 카메라 관리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