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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좌

[유창우의 쉬운 사진](63) 마지막 가을 풍경 찍기

 

[유창우의 쉬운 사진](63) 마지막 가을 풍경 찍기
'끝물 단풍', 아침에 찍어라

 

△렌즈 100㎜, 셔터스피드 1/125, 조리개 f/5.6, 감도 100


비가 내리고 추위가 와락 찾아왔다.
이대로 바로 겨울이 돼버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직은 곳곳이 가을이다.
무심하게 와르르 져버릴 줄 알았던 단풍도 아직 곳곳에서 빛난다.
아마 이제 딱 일주일 정도일 것이다.
이 계절의 가을을 붙들고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은. 짧아서, 그래서 더 귀하다.
그야말로 마지막 가을 한 줌.
그러니 이번 주는 그 마지막 단풍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아주 좋은 때일지도 모르겠다.


당연한 말이지만, 단풍은 본래 그 울긋불긋한 아름다움과 표정이 절정에 올랐을 때 찍는 게 제일 좋다.
다른 사진 기술을 암만 동원한다 해도, 별로 아름답게 색이 들지 않았거나
이미 색이 시들어버린 단풍을 찍으면 좋은 사진이 나올 수가 없다.
뻔해서 재미없지만, 결국은 그게 본질이고, 제일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단풍의 절정이 어느 정도 지나간 상태다.
불타는 듯 화려함을 뽐내는 곳도 많이 줄어들었다.
그렇다면 이럴 땐 빛에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
똑같은 표정의 단풍도 어떤 빛을 만나느냐에 따라 그 사진의 결과물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단 단풍 사진은 기왕이면 아침 일찍 찍을 것을 권한다.
단풍을 찍으려면 산으로 가야 하는데, 산에 사람이 잔뜩 몰려 붐빌 때 가서 사진을 찍다 보면
예쁜 단풍 사진을 구성하기엔 너무 여기저기 걸리는 피사체가 많아서 좋은 사진을 얻기가 쉽지 않다.


아침은 단풍을 찍기에 가장 안성맞춤인 빛으로 가득한 시간이다.
아침엔 빛이 비스듬하게 들어온다.
이렇게 비스듬하게 떨어지는 빛은 똑같은 단풍도 한층 더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해준다.
그야말로 밋밋할 수 있는 사진에도 표정이 생긴다.
나뭇잎도 역광을 받아 한층 선명한 빛깔로 빛난다.
빛과 알록달록하게 물든 나뭇잎이 만나 반투명한 셀로판지처럼 빛나는
풍경을 포착하기 가장 좋은 때가 바로 아침이라는 얘기다.


단풍 사진은 단풍 그 자체가 워낙 화려하고 색깔이 복잡하기 때문에
다른 장식 요소를 거의 두지 않고 찍는 게 좋다.
구도는 최대한 단순하게 잡는 게 효과적이다.
화려한 단풍을 배경으로 복잡한 장식물이 있다거나,
알록달록한 피사체가 있다면 사진이 산만해질 수 있다.


가장 좋은 건 새파란 하늘이나 흐르는 물 같은
가장 단순하지만 그래서 더 아름다운 말끔한 자연과 대비시켜 찍는 것이다.
물에 비친 단풍 풍경을 찍는 것도 좋다.
이 가을의 끝자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부지런히 셔터를 눌러보자.
망설이다 보면 어느덧 가을은 저만치 가버리고 없을지도 모르니까.


원문: http://travel.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1/13/201311130183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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