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창의 영어공부 M114
입력 2019.03.30 03:08
"국민을 위하는 척만 할 뿐 실제론 자신만을 위해 정치하는 이가 역겹습니다.
그런 자들은 차라리 쇼 비즈니스에 진출하십시오." 엘비스 프레슬리의 말입니다.
'국민을 위해서'를 거짓으로 외칠 일이 없는 곳이,
뽐내며 자신만을 위해 살아도 아무 흉이 안 되는 곳이 그곳 연예계라는 뜻이지요.
정치권의 위선을 혐오하는 그가 하루는 집 TV에 권총을 쏜 후 백악관에 달려갑니다.
'엘비스와 대통령(Elvis & Nixon·사진)'은 그가 닉슨을 만나야 했던 이유를 기록합니다.
때는 1970년 12월. 로큰롤 황제가 예고도 없이 등장하자 백악관 비서실은 황당해하면서도 반색합니다.
인기 없는 대통령이 월드 스타를 만나는 장면이 대서특필되면 청년층 지지율이 올라갈 거라고 판단한 겁니다.
싫다며 손사래 치던 닉슨은 '모든 유권자가 엘비스를 좋아한다(Everybody loves Elvis)'는
비서실의 설명을 듣고서야 승낙합니다. "좋아, 딱 5분만."
엘비스가 방문 목적을 밝힙니다. 그가 뉴스를 보다가 TV를 박살 낸 배경이 드러납니다.
"공산주의에 세뇌돼 나라를 어지럽히는 자들과
젊은이를 마약에 빠트리는 독버섯을 제가 색출해 알릴 테니 연방비밀요원으로 일하게 해주십시오."
5분이 60분이 됩니다. 흥미로운 건 대화를 주도하는 쪽이 엘비스라는 점.
카리스마 넘치는 흡인력을 뿜으며 진지하게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쪽은 엘비스인 반면
대통령은 건성건성 들으며 호감이나 얻으려 한다는 점.
과연 엘비스는 소원을 이룰까요. 대통령이 조건을 제시합니다.
"좋소, 내 딸에게 사인해주고 나와 기념사진 찍으면."
'정치는 못생긴 사람도 유명해질 수 있는 연예계를 닮았다(Politics is show business for ugly people).'
미국 언론계에서 회자되는 이 은유는 '추(醜)한 자도 유명해질 수 있는 무대가 정치판'이라는 뜻입니다.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볼 때마다 생각나는 명구(名句)입니다.
영화는 2년 후 닉슨이 대선 경쟁자의 당사(黨舍)를 도청하여
추해진 역사를 자막으로 기록하며 막(幕)을 내립니다.
출처 : 조선닷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29/201903290327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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