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창의 영어공부 M127
입력 2019.06.29 03:13
'거리낌 없이 깨끗한 양심만큼 폭신한 베개는 없다
(There is no pillow so soft as a clear conscience).'
이 은유의 메시지는 대문호 마크 트웨인의 글에도 녹아들어 있습니다.
'좋은 친구와 좋은 책과 숙면에 보약인 양심. 이것들이 이상적인 삶의 조건이다
(Good friends, good books and a sleepy conscience: this is the ideal life).'
'더 와이프(The Wife·사진)'는 좋은 친구들과 책에 둘러싸여 살지만 숙면은 못 하는 한 부부의 이야기입니다.
때는 1992년. 미국 소설가 조셉이 소감을 밝힙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입니다.
"이 여인 없이는 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내 조앤을 향한 찬사입니다.
이 부부에게 한 전기작가가 접근합니다. 인터뷰할 기회를 따내려 한 건데 조셉이 쌀쌀맞게 무시합니다.
아내가 충고합니다. "여보, 적으로 만들지 마. 상처받은 작가만큼 무서운 사람은 없어."
바뀐 무대는 노벨상 시상식장. 남편이 상을 받을 동안 조앤은 행복해하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그녀는 옛날을 회상하고 있습니다. 지도교수 조셉과 사랑을 키우던 대학생 때부터 그녀 꿈은 작가였습니다.
하지만 여성이 작가로 성공하기엔 한계가 많았던 시대였기에 꿈을 접고 남편 뒷바라지를 한 그녀는 '상처받은 작가'입니다.
조앤이 만찬회에서 질문을 받습니다. "부인도 직업이 있습니까?" 물은 이는 스웨덴 국왕입니다.
잠시 머뭇거린 그녀가 미묘한 표정으로 말합니다. "전 킹메이커예요(I am a king maker)."
과연 이 '킹메이커'는 어떤 역할을 한 걸까요. 영화 홍보 문구를 힌트로 드립니다.
'비밀은 행간에
있다(Secrets lie between the lines).'
양심보다 무서운 증인은 없다고 하지요.
전기작가가 조앤에게 양심의 목소리를 내라고 촉구합니다.
그녀는 일단은 세상을 향해 침묵하겠노라 결심합니다. 한편 남편에겐 결별을 선언합니다.
그러곤 빈 공책을 펼치며 무척 오래간만에 폭신한 베개를 벤 사람처럼 행복해합니다.
원작은 동명(同名) 소설입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28/20190628032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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