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영 에디터
입력 2020.01.09 03:13 | 수정 2020.01.09 06:17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US ambassador to Korea)가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있다(complain of an injustice).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5배 증액(fivefold increase for its defense-cost sharing deal) 압력으로 한국민의 거센 항의를 한 몸에 받게 된(become a lightning rod for Koreans’ outcry) 것도 난감한데, 난데없이(out of the blue) 콧수염 비난까지 뒤집어썼기 때문이다.
해리스 대사는 2018년 7월 한국에 부임하면서 콧수염을 기르기(grow a mustache) 시작했다. 해군 태평양사령관 재직 시절엔 언제나 수염을 말끔히 깎은(be clean-shaven) 모습이었다. 군인 경력과 외교관의 새 역할을 구분하고(make a break between his career as a military officer and his new role as a diplomat) 싶어서였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반미 시위대가 시비를 걸고 나섰다(pick a quarrel). 미국의 한국에 대한 무례하고 강압적인 접근(disrespectful and coercive approach)을 상징하는 듯하다는 것이다. 일제강점기 총독들을 연상시킨다는(be reminiscent of the governors-general) 지적도 나온다. 일제 식민 통치 당시 총독 8명이 모두 콧수염을 달고 다녔다는(wear a mustache) 것이다.
그가 대사가 아니라 총독 같다는 우롱을 당하는(be ridiculed for not being an ambassador but a governor-general)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미 해군 장교였던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사실이다. 출생지도 일본 요코스카(橫須賀)였다.
그래서 그는 주한 미국 대사이면서도 한국보다 일본을 더 선호하는(favor Japan over Korea) 타고난 친밀감을 갖고 있다는(have a natural affinity) 주장까지 나온다. 심지어 콧수염을 하고 있는(sport a mustache) 것은 일제 식민 통치자들을 모방한(emulate the colonial rulers) 것이며, 계산된 모욕(calculated slight)이라는 악담까지 한다. 반미 시위대 일부는 대사관 앞에서 그의 사진을 세워놓고 콧수염 뜯어내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해리스 대사는 어처구니없어 말도 안 나온다는(be preposterous and dumbfound) 입장이다. 그는 한 영자 신문 인터뷰에서 "외교관으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자 키를 키워보려 했는데 안 커지더라. 그래서 젊어지려 해봤는데 젊어지지도 않더라. 그런데 콧수염은 기를 수 있으니 길러본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한국의 많은 독립운동 지도자(independence leader)들도 콧수염을 기르셨다. 왜 거기에 대해선 아무 말 안 하면서 일제 총독 같다는 소리만 하나. 내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일본계가 아니라 주한 미국 대사로서 하는 것이다."
비난을 가라앉히기 위해(in a bid to quell the criticism) 콧수염을 깎을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엔 이렇게 답했다. "내 콧수염이 한·미 관계를 어떤 식으로든 해치고 있다는 사실을 나에게 납득시켜 보라(convince me). 그럼 밀어버리겠다(shave it off)."
원글: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08/20200108040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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