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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만물상] 작년 해외 관광 2800만명

김민철 기자
입력 2025.01.22. 20:53 업데이트 2025.01.22. 23:55

 

설 명절 연휴를 앞둔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 구역이 승객으로 붐비고 있다. 올해 설 연휴 기간 국내 공항을 통해 130만여 명이 해외여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열흘간 하루 평균 출발 승객은 13만4000명으로, 작년 설 연휴 일평균(11만7000명)보다 13.8% 증가할 전망이다. 2025.1.22 /연합뉴스

 

일러스트=이철원


얼마 전 일본 후쿠오카에 다녀온 지인은 가는 관광지마다 온통 한국 사람밖에 없어서 기분이 묘하더라고 했다. 관광지만 아니라 도쿄나 오사카 시내 번화가에 가도 일본어보다 한국말이 더 많이 들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주위엔 1년 동안 일본만 5번 이상 관광한 사람들도 있다. 일본 유명 맛집 한 끼를 먹고 온다는 사람도 보았다. 일본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엔화 약세로 우리나라 여행객들의 여행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3687만명 중 한국인이 882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 대비 26.7%나 늘어났다.

▶일본만이 아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 관광 출국자 수는 역대 최고를 기록한 2019년(2870만명)에 근접했을 것 같다.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선 여객 수는 8892만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98% 이상을 회복했다. 이 수치에서 내국인 중 여행 목적을 ‘관광’으로 적고 출국한 수치가 해외 관광 출국자 수다. 계산해 보면 대략 2825만명이다. 내국인의 56% 정도가 지난해 해외여행을 다녀온 셈이다.

▶해외로 관광을 가는 일본인 수는 매년 2000만명 정도로 일본 인구의 16% 수준이다. 중국은 매년 10% 정도인 1억5000만명이 해외로 여행을 떠난다. 미국의 경우 인구의 26%인 약 9000만명이 해외여행을 간다는 통계가 있다. 이웃 나라로 수퍼마켓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경이 육로로 열려 있는 유럽을 제외하면 한국인의 해외여행이 세계 최다 수준이 아닐까 싶다.

▶2023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해외 관광객 수는 1100만명 정도에 그쳤다. 그해 우리 국민 해외 관광객(2271만명)의 딱 절반이다. 이 때문에 관광수지 적자도 100억달러(약 14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지난해에도 상반기에만 65억달러 관광수지 적자가 났다. 100억달러가 국내에서 쓰였으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 자연 경관은 결코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국내 관광지는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좋은 원석(原石)을 제대로 가꾸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자연에 유럽식 가공이 더해지면 크게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국내 관광지는 천박한 모양의 냉면 갈비 광고판으로 뒤덮여 있고 그마저도 바가지 안 쓰면 다행이다. K팝, K드라마 등 전 세계가 좋아하는 한류 문화도 관광 상품화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설 연휴 해외여행객 숫자가 또 기록을 쓸 것 같다.

원글: https://www.chosun.com/opinion/manmulsang/2025/01/22/ECAY4ALCBVDWDIENTHHHV5HGJM/
일러스트=이철원 ALL: https://ryoojin2.tistory.com/category/일러스트=이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