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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5분 명상] 삼천 배 같은 세배로 마음을 다해 '큰절'하고 올해엔 '큰 복' 받으세요

성소은 '반려명상' 저자
입력 2025.01.22. 00:31

일러스트=이철원


어제는 중년을 대상으로 한 ‘자화상 명상’ 수업이 있었습니다. 후회 없는 인생 2막을 위해 자기 모습을 돌아보고, 새로운 나를 찾고자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수업 중 오가는 모든 언어는 마지막 침묵 명상으로 내면화합니다. 가장 단순하고 쉬운 명상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앉아보면 바로 알게 됩니다. 내가 얼마나 생각이 많고, 잠시도 집중을 못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남녀노소, 예외가 없습니다.

좌선(坐禪)에 진전이 더딜 때 비장의 무기인 절(bowing) 수행을 소개합니다. 몸을 쓰는 절은 명상을 명상답게 하는 강력한 엔진이 됩니다. 흔히 절은 불교를 상징하는 행위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에고(ego)를 여의는 방편일 뿐입니다. 겉모습은 붓다나 스님을 향하고 있지만 참뜻은 ‘작은 나’가 ‘내 속의 큰 나’에게 몸을 낮추는 지극한 하심(下心) 수행입니다. 성철 스님이 “나를 만나려면 부처님께 삼천 배를 하라”고 했던 당부는 그대로 법문입니다. 밤새워 정진하는 삼천 배 수행이야말로 바깥 어디에도 의존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자기를 극복할 수 있는 믿음직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108배를 하면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생각이 떨궈지고 몸과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이런 108배 효과는 세속에서도 ‘0.2평의 기적’이라는 건강 아이템으로 주목을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설을 앞두고 있습니다. 일 년에 딱 한 번 하는 절답게 정성을 다한 세배(歲拜)를 하고 싶습니다. 삼천 배 같은 1배, 또 백팔 배 같은 1배를 올리는 새해맞이가 되면 좋겠습니다. 새해 ‘큰절’하시고 큰 복 받으세요. /성소은·’반려명상’ 저자

원글: https://www.chosun.com/culture-life/relion-academia/2025/01/22/WSHOMPKQWBCRRA4KPXTK5YQHV4/
일러스트=이철원 ALL: https://ryoojin2.tistory.com/category/일러스트=이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