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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만물상] 도처에 인도 출신

이인열 기자
입력 2025.11.06. 20:59 업데이트 2025.11.07. 00:05

‘자본주의의 심장’으로 불리는 뉴욕의 시장에 인도계 ‘조란 맘다니(34)가 당선됐다. 1950년대 아시아계 최초 미 연방 하원 의원 달립 싱 사운드, 2000년대 첫 인도계 주지사 보비 진덜이 길을 닦은 이래 인도계는 백악관(해리스 부통령)공화당 대선 주자(헤일리 전 UN대사)까지 미 정치의 핵심부로 진입 중이다. ‘러스트 벨트’ 실세 밴스 미 부통령의 아내 우샤도 인도계다.

조란 맘다니
달립 싱 사운드
보비 진덜
해리스 부통령
헤일리 전 UN대사
우샤



▶이들의 발판은 실리콘밸리였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등 CEO를 필두로, ‘실리콘밸리 엔지니어 3명 중 1명은 인도계’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리콘밸리가 ‘IC 밸리(인도·중국 밸리)’로 불린 지 오래고 “웬만한 빅테크 기업에서 승진 라인은 인도계가 꽉 쥐고 있다”는 말도 공공연하다. ‘영주권 없는 인도인(Non-Resident Indian)’이란 뜻의 NRI로 불렸던 이들은 ‘절대 돌아가지 않는 인도인(Never Returning Indian)’으로 바뀌며 경제 파워를 정치 파워로 확대시키고 있다.

▶미국만이 아니다. 인도를 식민 지배했던 영국에선 리시 수낵 총리가, 아일랜드에선 리오 버라드커 총리가 나왔다. 싱가포르 대통령(타르만), 캐나다 국방장관(어니타 어낸드) 등 영연방 곳곳의 요직을 꿰찼다. 최근까지 포르투갈의 총리 안토니우 코스타도 인도계였다. 유엔 사무처 내 국장(D-1)급 이상 고위직에서 인도 국적자는 P5(안보리 상임이사국)를 제외하면 최상위권을 차지해 왔다. 지금도 전 세계 PKO(평화유지군)의 물류·재정을 총괄하는 사무차장 같은 유엔 핵심 요직은 인도계가 잡고 있다. 각종 다자 외교 무대에서 인도인은 ‘마이크를 잡으면 놓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순다르 피차이
사티아 나델라
리시 수낵 
리오 버라드커
타르만
어니타 어낸드
안토니우 코스타
 



▶유독 인도계가 다른 아시아계를 넘어 정치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아시아계가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에 만족할 때, 이들은 CEO와 정치인을 향한 야망을 숨기지 않는다. 아시아계 중 영어가 기본인 데다 인도 특유의 치열한 토론 문화, ‘판디트 사바(Panditsabha)’로 다져진 자기 관철 능력이 있다. 때로는 뻔뻔할 정도로 집요하게 자기 몫을 요구해 받아내는 기질이 서양 사회에서 무기가 되기도 한다.

▶인도계 맘다니 뉴욕 시장 당선엔 전 세계에 퍼진 3200만 NRI(재와동포인도인˙Non-Resident Indian)의 힘이 또 다른 배경이다. 1600만명의 유대계, 6000만명의 화교(華僑)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대한 세력이다. 교육과 자본, 정치력까지 갖춘 이들이 21세기 국제 정치 지형에 미칠 영향은 이제 시작인 것 같다.

일러스트=이철원



원글: https://www.chosun.com/opinion/manmulsang/2025/11/06/CWKQCSAZSNDNLH4ZM6ZIDR7LCU/
일러스트=이철원 ALL: https://ryoojin2.tistory.com/category/일러스트=이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