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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73] There are no laws left

류진창의 영어공부 M073

입력 2018.06.16 03:03



때는 1926년.

아일랜드 시성(詩聖)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가 '비잔티움으로의 항해(航海)'를 발표합니다.

해가 지지 않는다던 대영제국의 영광이 저물어가던 때여서 그랬을까요,

유럽 문명의 신세계였던 옛 비잔티움 시대에 대한 동경이 작품 안에 절절합니다.

'저곳은 늙은 사람들을 위한 나라가 아니다(That is no country for old men)'로

시작하는 시(詩)에서 작가는 많은 젊은이가 관능적, 물질적 삶에만 취해 있다며 현실을 걱정합니다.

동시에 영혼·지성·철학이 살아 있는 삶과 세상을 꿈꿉니다.

예이츠의 꿈을 수혈받은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사진)'는

이런 주제문을 뼈대로 세워놓고 있습니다.

 

 

"나는 돈이 사람을 바꿔놓지 않은 경우는 알지도 못하고 들어본 적도 없다

(I never knew nor did I ever hear of anybody that money didn't change)."

때는 미국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1980년대 초.

무대는 관능이 이글대는 텍사스와 멕시코 국경지대. 가난한 퇴역 군인이 우연히 거액을 손에 넣습니다.

마약 밀거래자들 사이에서 증발한 검은돈입니다. 그걸 노리는 악당들이 속속 몰려옵니다.

이어 등장한 희대의 청부 킬러가 그들 모두를 먹이로 삼습니다. 도시는 핏빛 지옥이 됩니다.

늙은 보안관 벨은 사탄을 상징하는 청부 킬러의 살인극을 막으려고 백방으로 뜁니다.

결과는 번번이 뒷북. 인간의 도덕성을 무너뜨리는 탐욕이 얼마나 위험한 독인지 거듭해 목격할 뿐입니다.

사탄은 유령처 럼 사라지고, 벨의 사명감엔 골 깊게 주름이 잡힙니다.

영화는 벨의 입을 빌려 고백합니다.

 "법은 이미 무너졌어(There are no laws left)."

그렇게 막을 내리는 걸까요.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답게 희망의 불도장을 화면에 찍어 남깁니다.

횃불을 들고 어둠 속에서 손짓하는 이가 은퇴한 벨의 꿈에 나타난 것입니다.

보안관이었던 벨의 아버지입니다.

출처 : 조선닷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5/201806150325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