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영 에디터
입력 2019.12.24 03:12
내년은 ‘백의의 천사(white-robed angel)’로 불리는 나이팅게일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bicentenary)다. 어쩌면 이 뜻깊은 해에 한국과 인연 있는 간호사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Nobel Peace Prize laureate)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고국 오스트리아에서 노년을 보내고 있는 마리안 스퇴거(85)와 마거릿 피사렛(84) 할머니. 간호학교를 졸업한(graduate from a nursing school) 직후인 1962년과 1966년, 20대 꽃다운 나이에(in the flower of life) 전라남도 고흥군의 작은 섬(tiny island) 소록도에 와서 40여년간 한센병 환자들을 헌신적으로 돌봤던(devotedly take care of Hansen’s disease patients) ‘파란 눈의 천사(blue-eyed angel)’들이다.
그들이 도착했을 당시 소록도에는 사회로부터 추방당한(be exiled from their society) 5000여명의 환자들이 포로수용소 같은 잔혹한 상태에 처해 있었다(be subject to brutal prison camp-like conditions). 강제 노동(forced labor), 동의 없는 불임 수술(sterilization operation without consent), 낙태(abortion)는 보통이었고(be the norm), 생체 실험을 당하고 죽은 뒤에는 해부를 당했다(be experimented on while alive and dissected after death).
피부 궤양(skin ulcers)으로 눈이 멀고, 손발이 불구가 되고(be crippled), 코가 문드러져(be disfigured) 절망과 고통 속에 살다가(live in despair and pain) 극단적 선택을 하는(commit suicide) 이가 부지기수였다(be innumerable). 의사와 간호사들조차 가까이하기를 꺼렸다(be reluctant to hang out with them). 마스크를 동여매고 장갑을 두 겹씩 끼고 나서야 멀리 떨어져 앉아 잠깐 진료를 해줬다.
새로 온 마리안과 마거릿은 달랐다. 항상 진료소 문을 열어놓고 언제든 반갑게 맞이했다. 맨손으로(with their bare hands) 만지면서 피고름을 짜냈다. 밥도 함께 먹고 눈물도 함께 흘리면서 진심으로 사람처럼 대해줬다(treat them like a person from the bottom of the heart). 그렇게 머나먼 타국의 작은 섬에서 20대부터 70대까지 삶 대부분을 보냈다.
소록도에 묻히고 싶다고 했다. 그랬던 그들이 2005년 돌연 편지 한 통만 남기고 가버렸다. 생각이 바뀌었다고(change their minds) 했다. "나이 들어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도리어 짐이 되는(become a burden) 것 같아 떠납니다." 40여년 전에 들고 왔던 가방 하나씩만 들고 갔다.
마리안과 마거릿 노벨 평화상 추천인 서명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범국민추천위원회는 1월 말 전에 노벨위원회에 공식 추천서를 제출할(submit a formal recommendation) 예정이다.
편지 말미는 이랬다. "당신에게 많은 사랑과 신뢰를 받아서 하늘만큼 감사합니다. 부족한 외국인이었는데, 큰 사랑과 존경을 받아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같이 지내면서 부족한 탓에 마음 아프게 해드렸던 일, 미안하고 용서를 빕니다. 소록도 사람들한테 감사하는 마음 큽니다."
원글: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23/20191223030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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