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교수에 안정적 연구 보장
김민기 기자
입력 2025.01.18. 05:02 업데이트 2025.01.18. 06:28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은 올해 50세인 우수 교수를 대상으로 앞으로 20년 동안 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70세 정년’을 보장하는 제도를 시작한다. 기존에는 연구 성과가 우수한 교수더라도 60세가 넘어야 정년 연장을 결정했는데, 앞으로는 중견 교수 시기부터 정년 연장을 약속해 안정적인 연구 여건을 보장해주겠다는 것이다.
국내 대학가에도 미국처럼 우수 교수의 정년을 없애고 늘리는 등 교수 정년 연장 바람이 불고 있다. 작년 말엔 국내 대학 최초로 ‘종신 교수’가 나오기도 했다. 올해 65세로 정년이 되는 박남규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안정성과 효율성이 높은 태양전지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정년이 아예 없는 종신 교수가 됐다. 노벨상 후보로도 거론되는 박 교수는 “앞으로도 태양전지 효율성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우수 교수들이라도 정년이 도래하면 모두 학교를 떠나야 하는 건 문제로 지적돼 왔다. 건강 수명 연장으로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20~30년 전과 크게 달라졌는데, 연륜을 바탕으로 계속 성과를 낼 수 있는 우수한 60대 교수가 짐을 싸야 하는 건 국가적으로도 낭비라는 지적이다.
현재 대학 교수 정년은 65세이지만, 주요 대학들은 별도 정관을 만드는 등의 방법으로 우수 교수들에게 정년을 연장해주고 있다.
포스텍은 교수 정년을 65세에서 70세까지 연장해주는 제도를 2009년부터 운영해왔다. 60세가 넘은 교수들 중 연구 성과가 탁월한 교수를 선정해 5년 더 학교에 머물며 연구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선정된 교수는 6명에 그쳤다.
포스텍은 작년부터 정년 연장 대상 교수 확대에 팔을 걷어붙였다. 심사 대상자의 연령을 60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낮춰, 더 많은 교수에게 정년 연장의 기회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오는 9월 10여 명의 교수에게 70세 정년을 보장하는 걸 검토 중이다. 현재 50세 교수에게 앞으로 20년 추가 근무가 확정되는 것이다. 이 같은 소식에 “포스텍으로 갈 수 있느냐”며 문의하는 수도권 대학 교수들도 있다고 한다.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A교수는 올해 2월 정년이 도래한다. 원래대로라면 학교를 떠나야 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학교에서 연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정년 후 교수’로 임용됐기 때문이다. 카이스트는 61~65세 교수 중 심사를 거쳐 정년 이후에도 계속 연구와 교육을 하도록 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카이스트는 ‘70세까지’로 정했던 정년 후 교수 관련 규정을 재작년부터는 아예 삭제했다. 지금은 68세가 최고령 정년 후 교수이지만, 앞으로는 70대 교수도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대학들이 정년 연장 제도를 확대 적용하는 건 교수들의 연구 여건을 보장해 우수 교원을 유치하고, 학문 성과를 내게 하기 위해서다. 포스텍 관계자는 “10년이 넘는 긴 호흡을 갖고 과학기술 연구를 하고 싶은 과학자들이 많다”며 “연구를 보장하는 건 우수 교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했다. 사회 전반에서 노인 연령 상향 및 정년 연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진 것 역시 교수 정년 연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교육계는 분석한다. 전국 국공립대학 교수 노동조합은 최근 정년을 65세에서 67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교육부에 제안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우수 인력 확보 등을 위한 학계 정년 연장은 이미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다. 한 이공계 대학 관계자는 “교수라고 무작정 정년을 보장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기술 발전을 위해 오랜 연구가 필요한 우수 교수에게 기회를 보장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 |
원글: https://www.chosun.com/national/education/2025/01/18/SU77AS2H55G3ZCABZVFVILXLGE/
일러스트=이철원 ALL: https://ryoojin2.tistory.com/category/일러스트=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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