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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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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서울의 세계 유명 화랑들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4.07.24. 20:36 업데이트 2024.07.25. 00:02 20세기 초 미국은 경제 대국이 된 것에 자부심을 느꼈다. 다만 유럽에 대한 문화적 열등감만은 그대로였다. 세계 예술의 수도는 여전히 프랑스 파리였다. 그런데 소련과 나치 독일이 등장하자 몬드리안·샤갈·뒤샹 등 많은 화가가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했다. 뉴욕에 도착한 몬드리안은 대도시 빌딩의 기하학적 아름다움과 자유로운 분위기에 매료돼 ‘브로드웨이 부기우기’를 그렸다. 2차 대전을 분기점으로 뉴욕은 파리를 밀어내고 세계 예술의 수도가 됐다. ▶기업가들이 변화에 앞장섰다. 솔로몬 구겐하임과 그의 조카 페기, 섬유재벌인 콘 가문의 클라리벨·에타 자매가 유명했다. 솔로몬은 뉴욕에 구겐하임 미술관을 지었고, 페기는 ..
봉화 '농약 커피' 미스터리… 5명 중 1명은 사흘 뒤 쓰러져 복날 음독 사건 4대 의문점 봉화=권광순 기자 노인호 기자 입력 2024.07.24. 01:23 업데이트 2024.07.24. 06:01 초복인 지난 15일 봉화군 봉화읍 경로당 회원 41명은 마을 식당에서 오리 고기를 먹었다. 이 중 회장 A씨 등 5명이 농약을 먹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3명은 15일, 1명은 16일, 나머지 1명은 18일 고통을 호소하며 각각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누가 언제·어떻게 농약을 탔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건 사흘 뒤 나온 피해자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16일 잇따라 입원한 경로당 회원 4명은 15일 식당 같은 테이블에서 오리 고기를 먹었다. 그리고 경로당으로 가 커피를 나눠 마셨다고 한다. 경찰은 당초 식당 음식을 의심했으나 이들이 커피를 마신 ..
[5분 명상] "그냥 아프기만 하면 돼" 일상 속 쉼을 선물하는 반가운 특별 손님 '감기' 성소은·'반려명상' 저자 입력 2024.07.24. 00:30 가끔 맞이하는 손님이 있습니다. 일 년 내내 소식 한번 없다가 불현듯 찾아옵니다. 무례한 듯 반가운 특별한 이 손님은 ‘감기’입니다. “나 감기야.” 분주한 일상은 저절로 ‘잠시 멈춤’ 상태가 됩니다. 이제부터는 ‘오직 아플 뿐’ 모드로 전환합니다. 어차피 맞은 손님이니 ‘그’를 환대합니다. 세상에 나와 감기만 있는 것처럼 온전히 함께합니다. 여러 감기 증상 중 하이라이트는 몸이 땅속으로 꺼지는 것 같은 몸살 기운입니다. 몸이 어디론가 아스라이 사라지나 보다 하면 살아있는 의식이 누워있는 몸을 보며 말합니다. “어서 와! 여기는 감기 월드야. 너는 자유야. 여기서는 아무것도 안 해도 돼. 그냥 푹 아프기만 하면 되는 거야.” 몸이 답합니다. ..
[장강명의 근미래의 풍경] "대한민국이 네카팡 공화국입니까?" 1회 #포털의 책임 장강명 소설가 입력 2024.07.22. 23:58 기술이 인간의 삶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STS(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과학기술과 사회 연구) SF’라는 이름으로 소설을 써온 장강명 작가가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가 보게 될지도 모를 기묘한 풍경을 픽션으로 전달합니다. 근미래의 풍경 1회 #포털의 책임 “우리 후보자는 대한민국 장관의 조건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후보자는 그 조건에 부합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하세요?” 질문을 던진 이는 ‘막말테이너’라는 별명이 있는 3선 의원이었다. 상대에게 면박을 주는 일로 팬덤을 얻어서였다. 장관 후보자는 허리를 펴고 대답했다. “실력과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후보자는 실..
[일사일언] 지하철 놓친 덕에 되찾은 인연 이재욱 방송작가 입력 2024.07.23. 00:32 약속이 있는데 집에서 우물쭈물하다가 늦게 나왔다. 일찍 나오는 날은 버스도 빨리 오고 지하철도 내 발걸음에 딱딱 맞춰서 도착하는 거 같은데, 늦었다는 예감이 드는 날은 정류장에 도착하기 10초 전에 버스가 출발하고, 지하철 계단을 다다다닥 뛰어서 내려갈 때 지하철 문이 닫히는 경우가 많다. 그날도 역시 늦었다는 예감이 들었고, 평소처럼 지하철 계단을 다다다닥 뛰어서 내려갔는데 역시나 치익- 지하철 문이 닫히고 열차는 출발했다. 아, 이놈의 예감은 틀리는 적이 없구나. 한숨 쉬고 있는데 나보다 더 늦게 계단을 턱턱턱턱 뛰어 내려오는 사람이 있길래 돌아봤더니, 어라! 모르는 사람인데 얼굴은 아는 느낌? 그런데 상대방도 내 얼굴을 보더니 깜짝 놀랐고, 우리..
[민태기의 사이언스토리] 올림픽은 과학인데… 전신수영복은 왜 무대에서 사라졌나 민태기 에스앤에이치연구소장·공학박사입력 2024.07.21. 23:59 업데이트 2024.07.22. 00:40마찰저항 줄이며 혁신… 신기록 쏟아지자 세계수영연맹이 금지와플기에 우레탄 부어 밑창 덧댄 운동화, 접지력·안전성 강화올림픽은 과학과 인간 본질 드러내는 이벤트… 파리를 기대한다이번 주 파리 올림픽이 시작된다. 스포츠는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수단이다. 일본의 운동화 브랜드 아식스(ASICS)가 라틴어로 “Anima Sana In Corpore Sano”, 즉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영혼이 깃든다”라는 의미인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스포츠가 시작될 수 있었던 것은 자연을 극복하며 발달한 인체 과학 덕분이었고, 이는 인간이 동물과 구분되어 문명을 이루는 기반이 되었다. 더 나아가 인류는 자연..
[만물상] '역사 유산' 소록도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4.07.21. 20:33 업데이트 2024.07.22. 00:39 구약성서 레위기엔 한센병에 대한 인류의 오랜 공포와 혐오를 보여주는 대목이 있다. 이 병에 걸리면 의사는 물론이고 환자조차 스스로 ‘부정한 자’라고 선포해야 한다. 세상은 그들을 사회 밖으로 내치며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게 부당한 혐의까지 덧씌웠다. 시인 서정주는 한센인들이 당한 억울한 차별과 그로 인한 울분을 시 ‘문둥이’에서 ‘보리밭에 달 뜨면/ 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고 썼다. ▶우리에겐 그런 아픔의 결정체가 소록도였다. 1916년 일제가 이곳에 자혜의원을 세운 뒤 오래도록 금단의 땅이었다. 육지와의 거리가 1㎞가 채 안 되지만 발길이 끊겼다. 환자 처우 개선을 요구하다가 80여..
'욘사마' 내세웠던 퀸비코인 300억 사기 대표·운영자 등 4명 구속 기소 박정훈 기자 입력 2024.07.20. 01:25 업데이트 2024.07.20. 09:51 스캠 코인(사기 목적 가상화폐)을 발행한 뒤 유명 연예인의 투자 참여 사실을 앞세워 약 1만3000명으로부터 300억원을 뜯어낸 가상화폐 개발업체 실운영자와 대표 등이 19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은 이날 배우 배용준(52)씨가 투자에 참여한 점을 내세워 관심을 끌었던 ‘퀸비 코인’ 개발업체 실운영자 A(45)씨와 대표 B(40)씨를 포함한 4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퀸비 코인은 한때 ‘욘사마 코인’으로 불리며 유명해졌다. 2020년 2월 거래소에 상장됐고, 상장 첫날 1개 가격이 25원에서 275원까지 오르며 거래액이 6..
♥시원한 바다도 서늘한 산도 책 속에 있었네… 여름에 쉼표를 찍다 여름을 주제로 작품 쓴 5인이 꼽은 휴가책 10권 조선일보 입력 2024.07.20. 00:31 여름을 쓰고 읊은 문인(文人)들은 휴가 때 어떤 책을 읽으라고 추천할까? 이 물음에 대해 여름을 주제로 작품을 쓴 적 있는 시인과 소설가 5인이 답했다. 소설가 이꽃님·이정명·조해진, 시인 안희연·황인찬이 ‘여름의 쉼표’를 주제로 폭염 한가운데 서늘한 그늘을 드리울 만한 책을 각각 두 권씩 골랐다. 가파른 빙벽을 오르는 사내의 분투, 여름 햇살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소녀들의 우정…. 가지각색 이야기의 향연이 펼쳐진다. [“네, 할게요”에 지쳤다면 “못해, 안 할거야” 외쳐봐] 못해 그리고 안 할 거야 리디아 데이비스 소설|이주혜 옮김|에트르|376쪽|2만1000원 춤을 추었어 이수지 글·그림|안그라픽스|66쪽|..
[박성민의 정치 포커스] 한동훈, 무모한 도박인가 담대한 도전인가 박성민 정치컨설턴트 입력 2024.07.18. 23:58 업데이트 2024.07.19. 06:19 협박 난무하는 '막장 드라마' 전당대회 尹과 韓이 서로 적이 된 초현실적 상황 거듭된 오판 친윤, 韓 저지할 수 있을까 나경원 패스트트랙 발언은 언젠가는 부메랑 韓은 尹과 관계 회복·당 혁신이 최선이지만 둘 다 성공하는 건 '미션 임파서블' 될 듯 국민의힘 전당대회 드라마가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드라마에서 갈등 라인은 러브 라인 못지않은 흥행 요소지만 도가 지나치면 막장 드라마가 된다. 지금 국민의힘이 딱 그렇다. 배신·분노·증오·협박·폭력·의심·폭로가 난무한다. 어제 동지가 오늘 적이 되고, 어제 적이 오늘 동지가 된 상황이라 아무도 믿을 수 없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서로를 향해 총을 난사하고 있다. 등..
[만물상] 강대국의 정보 단속 안용현 논설위원 입력 2024.07.18. 20:37 업데이트 2024.07.19. 00:18 미 연방 검찰이 2021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친구인 조셉 버락(77)을 ‘외국 대리인 등록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미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 아랍에미리트(UAE)를 위한 활동을 했다는 것이다. 버락은 억만장자로 2017년 트럼프 취임위원회 위원장도 지냈다. 돈이나 이념 때문에 외국에 정보를 넘길 사람이 아니었다. 미국과 동맹인 UAE는 미 공군 기지까지 두고 있다. 그런데 미 정보 당국은 2016년 버락이 이메일로 사업 파트너였던 UAE 외교관과 접촉한 사실을 확인하자 5년간 그를 추적했다. 버락은 평소처럼 미국과 UAE 친구들을 연결해주고 UAE에 대한 미국의 생각 등을 전해줬다. 간첩과는 거리가 멀었..
재판 2년 6개월 질질 끌다 법원장에 떠넘긴 판사들 고질적 재판 지연 해결 위해 법원장들까지 나섰는데… 양은경 기자 유종헌 기자 입력 2024.07.18. 05:15 “재판 결과가 어떻게 되든 제발 빨리 좀 끝내 주세요.” 서울북부지법 박형순 법원장이 직접 재판장을 맡아 법정에 들어가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이다. 최단 4년, 길게는 6년까지 재판 기간이 늘어지자 사건 당사자들이 애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법원장은 “재판 지연이 주는 당사자들의 고통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사건이라고 미루지 말고, 재판장이 주도적으로 사건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지난 3월 소가(訴價) 5억원이 넘는 ‘악성 미제 사건’을 24건 배당받았는데, 대부분 당사자가 수십 명이거나, 공사 내역서도 없이 수억원대 공사 대금을 청구하는 ..
♥[박찬용의 물건만담] 트럼프 피격, 그 순간의 카메라 박찬용칼럼니스트 입력 2024.07.17. 23:58 업데이트 2024.07.18. 00:20 트럼프 찍은 소니 알파 시리즈 '화보는 캐논·보도는 니콘'도 이제 옛말… 소니가 천하통일 전통적인 뷰파인더·셔터스피드 8000분의 1초로 각각 촬영 카메라도 놀랍지만 결국은 소명의식… 모든 직업의 덕목이다 내 생업인 잡지 에디터의 중요한 직무 중 하나는 사진가와의 협업이다. 각 페이지를 만들 때 글과 이미지를 비롯해 어떤 요소가 필요할지 에디터가 정하고, 필요할 경우 적합한 사진가를 불러 함께 최적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지면의 작가인 동시에 페이지에서의 감독 같은 역할을 하고, 사진가는 촬영감독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격 순간을 담은 사진들은 상당히 흥미로웠..
[만물상] 월급이 0.3 달러 이용수 논설위원 입력 2024.07.17. 20:42 업데이트 2024.07.18. 00:04 요즘 북한에서 월급과 배급이 나오는 유일한 업종이 군수 공장이라고 한다. 지난 5월엔 연말까지 8개월 치 식량을 한꺼번에 배급했다는 얘기도 있다. 러시아 특수로 포탄 수요가 폭발한 덕분이다. 전국 주요 공장이 밤낮없이 가동 중이다. 다른 기업소들이 개점 휴업인 것과 딴판이다. 요즘 김정은이 가장 자주 시찰하는 곳도 군수 공장이다. 작년 10차례, 올해 7차례 찾았다. ▶한때 북에선 개성 주민들이 선망 대상이었다. 개성공단에서 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20여 한국 기업이 지급하던 월급이 1인당 평균 120달러였다. 북 당국이 달러는 다 빼앗고 월급은 북한 돈 등으로 줬다. 그래도 일반 노동자 월급의 1.5~2..
[일사일언] 대학생이여, 문화 주도권을 되찾아라! 이재국 방송작가 입력 2024.07.16. 00:35 업데이트 2024.07.16. 07:25 어쩌다 대학생들에게 강의할 일이 생기면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연말 연초에 ‘2025년 트렌드’에 관한 책이나 ‘2025년 대전망’ 이런 책 좀 사보지 마세요”라는 말이다. 지금은 누군가의 리포트나 누군가의 전망으로 미래를 알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불안한 마음에 이거라도 모르면 뒤처질까 봐 트렌드에 관한 책이라도 읽으려고 하는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대학생은 트렌드를 따라 해야 할 사람이 아니라 트렌드를 만들고 이끌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트렌드에 관한 책은 다음 해가 되면 다시 펼쳐볼 일도 없고 결국 쓰레기가 되기 때문에 더더욱 안 샀으면 좋겠다. 이 와중에 꼭 그 책을 읽고 싶다면 차라리 전자책을..
♥학교 급식도 '푸드뱅크'로...남는 음식 복지시설 보낸다 한해 51만t 남아도는 학교 급식… 경기, 작년부터 복지시설에 기부 허용 박상현 기자 입력 2024.07.16. 00:50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조원고등학교 급식실. 학생들이 급식을 다 먹은 후 아직 김이 모락모락 나는 남은 음식을 조리사들이 커다란 스테인리스 통에 종류별로 옮겨 담았다. 복지 시설에서 나온 자원봉사자가 음식을 도시락 용기에 담고 포장했다. 금세 도시락 100여 개가 만들어졌다. 도시락은 독거노인, 노숙인 등 식사가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됐다. 조원고에선 한 달에 3~4t(톤) 정도 급식 잔반이 나온다. 2021년부터 고교 무상 급식이 실시되면서 남는 음식이 늘기 시작했다. 급식 신청 여부와 상관없이 학생 수만큼 음식을 만드니 급식을 안 먹거나 남기는 학생이 많아졌다. 버려지는 음식이..
[리빙포인트] 여름엔 세탁기 문 열어두세요 조선일보 입력 2024.07.16. 00:30 빨래를 돌린 뒤에는 세탁기 문을 열어두는 게 좋다. 세탁기 안에 습기가 남아 있으면 곰팡이나 세균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원글: https://ryoojin2.tistory.com/manage/newpost/?type=post&returnURL=%2Fmanage%2Fposts%2F일러스트=이철원 ALL: https://ryoojin2.tistory.com/category/일러스트=이철원
[박건형의 닥터 사이언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박건형 기자(조선일보) 입력 2024.07.16. 00:30 업데이트 2024.07.16. 00:30 2016년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페닝턴 생의학 연구센터의 클로드 부샤드는 대규모 실험을 구상했다. 부샤드는 지구력이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장거리 운동 종목을 고른 뒤 엘리트 선수 1520명을 선별했다. 이어 이들의 유전자와 일반인 2760명의 유전자를 비교했다. 뛰어난 지구력을 만드는 유전자를 찾으려는 야심찬 도전이었다. 실험 결과는 모두를 당황하게 했다. 엘리트 선수와 일반인 사이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다른 유전자는 단 한 개도 발견되지 않았다. 부샤드는 “당초 가설과는 전혀 다른 비참한 실패였다”라며 “지구력을 좌우하는 단 하나의 유전자는 없는 것이 분명했다”고 했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
[만물상] 역사를 바꾼 사진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4.07.15. 21:06 업데이트 2024.07.15. 23:53 2차대전이 끝나고 20년 넘도록 독일을 향한 폴란드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런데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의 1970년 12월 폴란드 방문을 계기로 용서하자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브란트가 유대인 위령탑 앞에 무릎 꿇은 사진의 위력이 특히 컸다. 신문들은 “무릎 꿇은 이는 브란트 한 사람이지만 일어선 것은 독일 민족”이라고 했다. 당시 폴란드 총리도 눈물을 흘리며 “용서한다. 잊기는 힘들지만”이란 반응을 내놓았다. ▶1945년 2월 미군 해군·해병대는 태평양 작은 섬 이오지마에서 악전고투 끝에 스리바치산 정상에 성조기를 게양했다. 바람에 펄럭이는 커다란 국기를 군인 여럿이 힘을 합쳐 일으켜 세우는 사진이 ..
[만물상] 兆 규모 결혼식 최원규 논설위원 입력 2024.07.14. 20:52 업데이트 2024.07.14. 23:39 올 초 중국 푸젠성에서 어느 사업가 아들의 초호화 결혼식이 열렸다. 식장 천장은 황금 용으로 꾸며졌고, 킹크랩·불도장 등 고급 식재료가 총동원됐다. 389억원이 들었다고 한다. 3년 전 중국 후베이성에선 신부가 양쪽 손목과 목에 금팔찌 60개를 차고 나왔다. 금 무게만 6㎏에 달했다. 6년 전 중국 정부가 호화 결혼을 단속하겠다고 했지만 호화 결혼식은 여전하다. ▶2015년 호주의 어느 젊은 정치인은 500명가량의 하객이 몰린 결혼식 피로연을 열어 논란이 됐다. 헬기 4대와 수상 비행기가 등장했고, 수억원대 수퍼카와 고급 오토바이들이 인근 도로를 메우면서 주변 교통이 마비됐다. 이 정치인은 부동산 부자로 알려졌..
40대 출산에… '할마·할빠'도 10년씩 뒤로 밀려 강우량 기자 입력 2024.07.13. 00:41  돌봄 받아야 할 70대 나이에손주들 돌보느라 건강 더 해쳐  평일에 열 살, 아홉 살배기 손주 둘을 돌보느라 딸(45) 집에서 지내는 이모(71)씨는 손주들이 초등학교에 등교한 뒤 병원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그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 손주들을 뒷바라지하느라 무릎이 시큰하고 허리도 쑤셔, 물리치료라도 받아야 좀 낫다”며 “맞벌이로 바쁜 딸과 사위에겐 나 말고는 육아를 맡길 대안이 없으니 힘들어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마흔이 다 돼서야 아이를 낳는 경우가 늘면서 손주를 돌보는 할마(할머니+엄마)와 할빠(할아버지+아빠) 나이도 50·60대에서 60·70대로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기에 부모 나이가 30대 초중반이고, 조부모..
[만물상] 지각사회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4.07.12. 20:37 업데이트 2024.07.13. 00:04 고려 후기 문신 우탁의 시조 ‘탄로가(嘆老歌)’는 짧은 인생과 이른 노화를 안타까워하는 작품이다.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 했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라고 했다. 실제로 근대 이전엔 노화가 지름길로 왔다. 한 역사학자가 고려 시대 묘비명 수백개에 적힌 생몰년 등을 근거로 평균수명을 추론해보니 39.7세였다. 죽기 전에 사람 구실 하려면 서둘러야 했다. 10대 후반에 결혼해 아빠·엄마 되고 30대에 손주를 봤다. ▶한 단체가 몇 해 전 고조부모와 손자녀가 함께 생존하는 ‘5대 가족 찾기’ 행사를 열었다. 평균수명 80대인 장수 시대이니 사례가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전국..
40대 차장이 청첩장, 50대 부장이 육아휴직… 인생시계 늦춰진다 [인생 시계 바꾸는 '지각사회'] [上] 권순완 기자 입력 2024.07.12. 05:08 업데이트 2024.07.12. 07:06 대기업 A사에 다니는 이모(43) 차장은 다음 달 결혼을 앞두고 청첩장을 돌리고 있다. 31세에 취직해 뒤늦게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연애도 결혼도 늦었다고 한다. 그는 “아이를 갖고 싶은데 빨리 낳더라도 아이가 대학에 입학할 60대 중반까지 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대기업 B사 이모(44) 부장은 작년 말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이미 육아휴직을 쓴 아내 대신 유치원생 아들을 돌보겠다는 ‘부장님의 육아휴직’ 소식에 회사는 술렁였다. 우리나라가 취업과 결혼, 출산이 점점 늦어지는 ‘지각 사회’에 접어들고 있다. 30대 초반 신입 사원과 40세 전후 신랑·신부, 4..
40대 초반 출산율이 20대 초반보다 높은 유일한 나라 40~44세 남자 초혼 1만1100건… 1990년 통계 때보다 11배 급증 정석우 기자 입력 2024.07.12. 00:55 3년 전 결혼한 이모(46)씨는 최근 외동딸 돌잔치를 했다. 10년 전인 2014년 36세에 뒤늦게 변호사 자격증을 따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결혼과 출산 모두 늦어진 것이다. 이씨는 “애랑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걱정을 했는데, 돌잔치에 온 아내 친구들 중 ‘우리 남편도 마흔 넘어 첫애를 가졌다’는 분이 많아 위안이 됐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결혼·출산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늦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만 40~44세 남자 초혼은 1만1110건으로 첫 통계가 나온 1990년의 11.4배로 급증했다. 40대 초반 여자 초혼도 5341건으로 33년 ..
[만물상] '짝퉁 왕국'의 진화 김홍수 논설위원 입력 2024.07.11. 20:31 업데이트 2024.07.11. 23:40 중국 모조 시계의 역사는 10여 년 전, 수퍼 클론(복제품) 무브먼트(시계 구동 장치)의 탄생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시계 무브먼트의 경쟁력은 부품 수는 최소화하면서 시간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다. 스위스 시계 산업의 세계시장 장악은 초정밀 무브먼트 제조 능력 덕분이다. 그런데 중국 가짜 시계 업체들이 천신만고 노력 끝에 롤렉스의 최첨단 무브먼트(모델 4130)를 완벽하게 복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후 중국 시계 업체들은 자체 브랜드까지 만들어 스위스 명품 못지않은 고품질 시계를 마음껏 찍어내고 있다. ▶2003년 중국 체리 자동차는 대우 마티즈를 그대로 베낀 ‘QQ’ 자동차를 만들어 100만대 이상 판매했다..
다이슨 몰아낸 차이슨…中 가전, 가성비·품질 무장해 전방위 공습 윤진호 기자 입력 2024.07.11. 00:55 업데이트 2024.07.11. 07:07 무선 청소기, 날개 없는 선풍기 등 혁신적 가전제품을 만들어 온 다이슨이 영국 현지 직원의 3분의 1에 가까운 인원을 감축하기로 했다. 다이슨을 모방하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중국 제품인 일명 ‘차이슨(차이나+다이슨)’이 중국은 물론 전 세계 시장을 잠식하면서 다이슨을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국산 가전제품은 로봇 청소기 등 일부 품목에서 ‘가성비 제품’이라는 딱지를 떼고 ‘하이엔드(고가)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다이슨이 영국 현지 직원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1000여 명을 감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감원은 끝이 아니라 회사의 글로벌 인력 1만500..
[오세혁의 극적인 순간] 한 번의 OK를 위한 백 개의 NG 오세혁 극작가·연출가 입력 2024.07.10. 23:58 '관객과의 대화'서 별것 다 트집 잡던… 알고보니 조감독 출신 데뷔 요원한 '빌런'의 품 속엔 백 번 넘게 수정한 시나리오가 한 번의 웃음 뒤에 숨은 백 번의 눈물… 영화도 인생도 마찬가지 연극 ‘GV빌런 고태경’(원작 정대건, 각색 연출 이은비)의 주인공 조혜나는 영화감독이다. 첫 장편영화가 실패한 이후 오랫동안 영화를 찍지 못하고 있다. 조혜나의 하루는 영화를 위한 시간보다 생계를 위한 시간이 더 많다. 영화 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영화에 대한 책을 판다. 조혜나는 분명 영화인이지만, 새로운 영화를 만들 시간은 오지 않으며, 과거의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영화인으로서의 조혜나는 점점 희미해져간다. 그러던 어느 날, ..
[만물상]쌍꺼풀 수술비와 비슷한 뇌 수술 수가 김민철 논설위원 입력 2024.07.10. 20:41 업데이트 2024.07.10. 23:47 “자연분만은 사람이 32만원대인데 강아지는 20만원이고, 제왕절개는 36만원대로 강아지의 50만원보다 적다.” 5년 전 한 산부인과 관련 의학회 회장이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분만 수가 정상화를 호소하며 든 예다. 10일 이 의사에게 연락해 보니 “워낙 아우성을 치니 분만 수가를 좀 인상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거기서 거기”라고 했다. 병원 수가는 정부가 정해 주지만 동물병원 비용은 자체적으로 정하는 구조다. ▶수가(酬價)는 의료 행위 대가로 건보공단이 병원에 주는 돈이다. 이 중 환자가 부담하는 것은 20% 정도다. 필수 의료 의사들은 이 수가가 너무 낮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2022년 서울..
절반이 'CEO 공백'… 일손 놓은 공기업 산업부 산하 23곳이 신임 못 구해 조재희 기자 입력 2024.07.10. 05:12 공공기관 41곳(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중 절반이 넘는 23곳이 ‘CEO(최고경영자) 공백’ 상태다. CEO가 공석이거나 임기가 끝난 곳은 전체의 56%를 웃돈다. 공기업 17개 중 경영 공백 상태인 곳은 70%인 12곳에 이른다. 4월 총선과 지난달 공공기관 경영 평가가 끝나면서 최근 들어 정부가 기관장 물갈이에 나서고 있지만, 서류·면접 심사와 인사 검증, 주주총회 등 기관장 선임 절차를 거치는 데 통상 3~4개월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부터 서둘러도 연말에야 공공기관 전반에 걸친 경영 공백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전력은 작년 3월 19일 사장 후보자 모집 공고를 내고 선임 절차를 시작했지만,..
♥[5분 명상] 아침에 누운 채로 "감사"… '오늘뿐인 오늘'을 살아요 성소은·'반려 명상’ 저자 입력 2024.07.10. 00:30 아침입니다. 잘 주무셨나요? 전날의 고단함과 불편함이 밤새 휘발되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은 때도 많지요? 그럴 때를 대비해서 ‘나만의 아침 의식(ritual)’을 세팅해 보면 어떨까요? 제 아침 의식을 소개해 드릴게요. 누운 채로 클래식 FM을 켜고 속엣말로 고백합니다. “감사합니다.” 죽음 같은 잠에서 깨어나 ‘부활’하게 된 것, 기적처럼 오늘도 생명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 다시 새롭게 살 수 있게 된 것 등에 대한 종합 인사입니다. 그리고 “모든 게 다 잘되어 가고 있습니다”라고 오늘 맞이할 모든 순간을 미리 긍정하고 받아들일 준비를 합니다. 일어나서는 탁상용 달력의 오늘 날짜에 굵은 빗금을 칩니다. 정확하게 ‘오늘’을 맞이한다는..